검색

하늘이 나에게 복을 적게 준다면 나의 덕을 쌓아 막을 것이다

『10대 언어보감』 연재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살아가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않고 쭉 일관되게 바른 길을 가다 보면 어느새 길이 생기고, 내 옆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2018. 04. 09)

2회차.jpg

 

 

 

天薄我以福 吾厚吾德以?之
천박아이복 오후오덕이아지
天勞我以形 吾逸吾心以補之 
천로아이형 오일오심이보지
天?我以遇 吾亨吾道以通之
천액아이우 오형오도이통지
天且我奈何哉
천차아내하재

 

하늘이 나에게 복을 적게 준다면 나는 나의 덕을 많이 쌓아 이를 막을 것이고, 하늘이 내 몸을 수고롭게 한다면 나는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하여 이를 보충할 것이며, 하늘이 내 처지를 어렵게 한다면 나는 나의 도를 형통하게 해서 그 길을 열 것이니 하늘인들 나를 어찌할 수 있겠는가.
-  『채근담』


여러분은 타고난 운이 좋다고 생각하나요? 부유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났나요? 부유하지는 않지만 부모님이 사이가 좋나요? 머리가 좋거나 타고난 소질이 있어서 잘하는 것이 있나요? 외모가 출중하게 태어났나요?

 

저는 이 중 아무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왜 이렇게 복이 없나’ 하며 운명을 탓했던 적이 있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다른 사람은 복이 많은데 자신은 복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요. 남들과 비교하고 부모를 탓하고 운을 탓하고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게 됩니다. 자기처럼 복이 없는 친구인 것 같은데, 알고 보니 도와주는 사람이 있고 잘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더 좌절하게 되죠. 때로는 자기 비하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여기 두 친구가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부모가 부유하거나 가정이 화목한 것도 아니고 머리가 뛰어나게 좋거나 어떤 분야에 타고난 소질이 있지도 않습니다. 한 친구는 뒷받침을 제대로 해 주지 못하면서 잔소리만 하는 부모를 원망합니다. 머리가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어서 학교 공부를 따라가기 쉽지 않자 학교 생활을 소홀히 하고 밤늦게까지 게임을 합니다. 늦게 일어나 늦게 학교에 가서 적당히 있다가 저녁에는 또 게임을 하는 생활을 이어갑니다. 또 다른 친구는 부모의 지원을 받기 힘들고 공부로 대학 가는 것도 힘들다는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직업 교육을 받기로 마음먹고 교육을 열심히 받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친구가 현명하다고 생각하나요?

 

물론 청소년기의 방황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타고난 복이 없다고 계속 방황한다고 삶이 결코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운명을 탓하고 부모를 탓하고 복이 있는 사람을 시기하며 살아가는 것과 복이 없음을 받아들고 내가 어떻게 살아갈까를 고민하는 것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건가요?

 

타고난 복이 없음을 한탄해도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복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운이 없음을 슬퍼해도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내 마음속에 부정적인 감정만 가득 쌓여 오히려 나의 정신 건강에 해가 됩니다. 때로는 빨리 다른 사람을 쫓아가고 싶은 마음에 꼼수를 부립니다. 뭔가 빨리 인정받을 수 있는 게 없을까 궁리하고 요즘 대세인 것을 추종하고, 무리수를 두거나 힘 있는 사람에게 아첨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마음은 더욱 피폐해지고 자신에 대한 좋은 마음조차 점점 사라질 수 있습니다.

 

남과 비교하며 남을 탓하고 하늘을 탓해도 상황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내 마음만 더 힘들어지고 비참해질 뿐입니다. 재산을 물려줄 부모가 없거나 타고난 재능이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에 몰두하여 한탄하기보다 마음을 내려놓고 자기 갈 길을 가는 것 이상의 방법은 없습니다. 어떻게 모면할까 꼼수를 부리면 그때는 넘어가는 듯하지만 또다시 힘든 상황이 옵니다.

 

복은 내 노력으로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반면 덕은 내 노력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덕을 쌓는 것일까요? 꼼수 부리지 않고 꾸준히 자신이 갈 길을 가는 것이 곧 덕을 쌓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늘이 내 처지를 어렵게 한다면 나는 나의 도를 형통하게 해서 그 길을 열 것이다”라는 말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어떤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도를 형통하게 하라는 말이나 덕을 쌓으라는 말은 모두 정도正道를 가라는 말입니다. 욕망을 좇으면 약삭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반칙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데, 이렇게 살다 보면 선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나쁜 길을 가게 됩니다. 선하게 사는 것을 ‘찌질한 삶’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욕망을 자극하는 온갖 유혹에 넘어가기 쉽니다. 수고롭지만 반칙하지 말고 어려울수록 정도를 가겠다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답입니다.

 

살아가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않고 쭉 일관되게 바른 길을 가다 보면 어느새 길이 생기고, 내 옆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복이 적다면 덕을 쌓고, 몸이 힘들다면 마음을 편하게 하고, 처지가 어렵다면 도를 형통하게 할 방법을 찾아보세요. 덕을 쌓고 마음을 평화롭게 만드는 것은 환경이나 재능에 달린 일이 아닙니다. 오직 자신의 선택과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운명에 맞서고 운명을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하늘은 내가 힘든지 슬픈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운명을 바꾸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조바심이 쌓여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없습니다. 운명이야 어떻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산다는 의연한 마음으로 살아가보세요.

 

타고난 복이 없어서 아직도 화가 나나요? 화에 붙들려 있으면 진짜 화가 됩니다.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 보세요. ‘어차피 이렇게 된 것, 나는 내 마음을 편하게 해서 내 몸을 조금이라도 도와줄 거야.’ ‘타고난 복이 없으니 내가 내 삶을 더 좋아해 줄 거야.’ ‘타고난 복이 없으니 나는 내 삶을 의미 있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거야.’ 갑자기 신이 나지 않나요? 이제야 운명의 덫에서 벗어나 그 운명 속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입니다.


 

 

10대 언어보감따돌림사회연구모임 권리교육팀 저 | 마리북스
처음에는 이 말들을 흘려들을 수도 있지만, 계속 듣다 보면 머릿속에 남게 되고, 결국에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수행의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권리교육팀

10대 언어보감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권리교육팀> 저12,600원(10% + 5%)

화와 분노, 욕설, 거짓말, 뒷담화, 센 척, 인정욕망…. 자신의 언행과 삶을 돌아보게 하는 10대들의 인생 지침서 『10대 언어보감』은 저자들이 기꺼이 ‘고리타분한 꼰대’가 되기로 자처하고, 잔소리 같은 당연한 말들이 왜 당연한지, 그것들이 지금 우리 삶에서도 왜 유용하고 중요한 것들인지, 당연한 이..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장재현 감독의 K-오컬트

2015년 〈검은 사제들〉, 2019년 〈사바하〉, 2024년 〈파묘〉를 통해 K-오컬트 세계관을 구축해온 장재현 감독의 각본집. 장재현 오컬트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오리지날 각본은 영화를 문자로 다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독자를 오컬트 세계로 초대한다.

위기의 한국에 던지는 최재천의 일갈

출산율 꼴찌 대한민국, 우리사회는 재생산을 포기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원인은 갈등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지성인 최재천 교수는 오랜 고민 끝에 이 책을 펴냈다. 갈등을 해결할 두 글자로 숙론을 제안한다. 잠시 다툼을 멈추고 함께 앉아 대화를 시작해보자.

어렵지 않아요, 함께 해요 채식 테이블!

비건 인플루언서 정고메의 첫 번째 레시피 책. 한식부터 중식,일식,양식,디저트까지 개성 있는 101가지 비건 레시피와 현실적인 4주 채식 식단 가이드등을 소개했다. 건강 뿐 아니라 맛까지 보장된 비건 메뉴들은 처음 채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할 말, 제대로 합시다.

할 말을 하면서도 호감을 얻는 사람이 있다. 일과 관계, 어른으로서의 성장을 다뤄온 작가 정문정은 이번 책에서 자기표현을 위한 의사소통 기술을 전한다. 편안함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 대화법, 말과 글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방식을 상세히 담아낸 실전 가이드를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