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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중립성을 지키려는 균형감각

샤오리라는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려낸 만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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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중국인들이 겪어야 했던 거센 역사의 격랑 속에서 샤오리와 같은 한 인간이 겪어야 했던 이야기가 고스란히 잘 담겨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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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이야기
리쿤우 글,그림/필리프 오티에 글/한선예 역 | 아름드리미디어

이 책은 샤오리라는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려낸 만화책 입니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국에서는 합본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각 부를 살펴보면 아버지의 시대, 당의 시대, 돈의 시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에 1부 '아버지의 시대'는 저자 리쿤우의 고향이라고 볼 수 있는 윈난성 쿤밍을 무대로 펼쳐집니다. 여기서 저자는 공산주의 사상으로 투철한 두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자신이 이후, 문화대혁명 시기를 관통하는 10대 시절에 마오쩌둥을 절대적으로 추종하면서 펼쳐지게 됩니다. 주인공 샤오리는 이 시기에 주변인들의 무차별적인 고발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가 고초를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 2부와 3부에서는 돈이 숭배를 받는 최근의 시대를 묘사하며 이전과 완전히 다른 중국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샤오리의 삶 역시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죠. 두드러지는 것은 이 책이 역사성을 드러내긴 하지만 정치색은 되도록 숨긴다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가급적 중립성을 지키려는 균형감각 같은 것이 돋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과 중국인들이 겪어야 했던 거센 역사의 격랑 속에서 샤오리와 같은 한 인간이 겪어야 했던 이야기가 고스란히 잘 담겨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또한 이 책은 중국인들을 그려내는 필치와 작화 자체에도 중국의 내음이 물씬 풍겨날 정도로 강렬한 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소설을
함정임 저 | 예담

이 책은 소설가 함정임 씨가 쓴 27편의 소설에 대한 글을 모은 책입니다. 소설가가 쓴 소설의 글이 담긴 이 책을 읽다 보면 소설 장르 자체에 대한 지은이의 넘치는 사랑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관심이 갔던 작품들은 한국 소설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마르셀 푸루스트, 보르헤스, 헤밍웨이 등 거장의 반열에 오른 작가들의 작품 이야기도 좋았지만, 현재 한국에서 맹렬히 활동하고 있는 한국 작가들의 이야기를 동시대 작가의 시선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던 것이죠. 예를들어 윤성희의 『웃는동안』에 대해서는 윤성희의 괄호 사용법을 유심히 살펴보고 김영하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대한 글에서는 추리, 액자, 재구성의 등 김영하 소설의 형식을 두루 살펴보는 방식인 것이죠. 이 책은 적절한 인용, 부담스럽지 않게 평론과 에세이를 오가는 작법,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가지고 다가오는 문장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물고기는 알고 있다
조너선 밸컴 저/양병찬 역 | 에이도스

이 책은 영국 출신의 생물학자 조너선 밸컴의 저서입니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모든 물고기들은 저마다 자서전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독특한 개체들이다. 인간과 물고기의 관계가 변해야 하는 키포인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밥 딜런 노래에 나오는 것처럼 "모든 물고기의 삶은 모래알 하나하나와 마찬가지로 독특하다."라는 것이 생물학적 팩트다. 그러나 물고기는 모래알과 달리 살아있는 존재인데 이것은 결코 사소한 차이가 아니다. 물고기를 의식을 가진 개체로 이해할 때 우리는 물고기와의 관계를 새로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무명 시인이 남긴 불멸의 구절이 절절히 다가온다. "태도만큼 나를 바꾼 것은 없다. 그건 나의 모든 것을 바꾸었다." 이런 서문에 이어 나오는 본문의 첫 번째 챕터는 '물고기에 대한 오해'입니다. 인간은 물고기의 능력이나 감정, 능력에 대해 지나치게 폄하하고 있고,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이후 이 책은 물고기는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며 사회생활을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달의 Book Trailer

『그래도 괜찮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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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조용하다고 생각한 소녀가 있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원래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한 소녀는 나중에야 자신만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싶었던 소녀는 자신 대신 소리를 들어줄 귀가 큰 토끼 ‘베니’를 그리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자신이 만들어낸 토끼 ‘베니’와 함께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한 소녀에 대한 희망과 그림에 대한 것이다.

 

그녀가 잘할 수 있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뿐이었다. 조금씩 자신의 그림을 알리고 유명해지기도 한 그녀는 자신 대신 많은 일을 해주는 토끼 ‘베니’에게 감사해하며 유쾌하게 살아간다. 그렇지만 몇 년 전, 그녀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전적 병인 이 병은 점점 시야가 좁아지는 병으로 결국에는 아예 보이지 않게 되며 아직까지 치료법도 없다고 한다. 세상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금씩 맺어가던 그녀는 이제 자신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는 것에 슬퍼하지만 그 안에서 다시 희망을 찾는다.

 

언제나 유쾌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는 매일매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많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빛이 완전히 사라져도 그녀는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그녀는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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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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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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