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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 많은 토끼와 가분수 소녀의 토실토실 말랑말랑 추억동화

지친 일상 속 작은 토닥거림과 같은 위로와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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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작지만 반짝이던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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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귀엽고 동글동글한 그림을 사랑하는데요.
한 사이트에서 연재중인 그림을 보던 중 인상 깊은 그림을 발견했습니다.
너무나도 귀여운 대두커플, 바로 한 소녀와 토끼였습니다.
깜찍한 모습에 그냥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제가 원래 머리가 큰 아이들을 좋아하고, 토끼띠라 그런지 토끼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냥 귀여울 뿐만 아니라, 내용 또한 어렸을 때의 돌아가고 싶었던 날로 데려다주는 느낌이 들어서 추억도 막 돋고 정말 힐링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책으로 출간되면, 팍팍한 세상에 지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이메일을 보냈는데요.
놀랍게도 작가님은 이탈리아 밀라노에 계시더라고요.
아쉽지만 직접 뵙지는 못한 채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고, 책도 예쁘게 출간되었는데요.
드디어 저번주에 작가님을 직접 뵙게 되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소녀를 닮은 순수한 모습에 친근감이 들었습니다.

 

『꼬닐리오의 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의 주인공은 소녀와 토끼인데, 소녀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에 좋아하는 동물인 토끼를 그렸고, 필명 또한 이탈리아어로 ‘토끼’라는 뜻의 ‘꼬닐리오’로 지었다는 작가.
두 명의 대두소녀가 가끔 등장하는데, 실제로 일란성 쌍둥이인 작가와 동생의 모습이라고 해서 놀랐답니다.

 

엄마가 콩밥을 하던 날 밥상 밑에서 벌이던 콩과의 사투, 앞니를 뽑던 날 긴장감에 들썩이던 궁둥이, 닭다리를 차지하기 위한 동생과의 실랑이, 숨바꼭질하며 가슴이 콩닥거렸던 기억…….
빈티지하면서도 섬세한 연필 그림이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모두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여서, 지친 일상 속 작은 토닥거림과 같은 위로와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작지만 반짝이던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며…….『꼬닐리오의 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의 편집자 정낙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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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6학년 때 우리 반에 정말 익살스럽고 웃긴 남자아이가 한 명 있었다. 이제부터 그를 제임스라고 부르기로 하자. 제임스는 우리 반 개그 담당으로 모든 것을 농담으로 받아칠 줄 알았다. 우리 모두 그 아이를 무척 좋아했는데 그 아이의 우스갯소리만큼은 어른을 능가할 정도로 위트가 넘쳤기 때문이었다. 내가 그 농담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한편으로는 언제나 그 아이의 다음 멘트가 궁금했다. 그리고 언제나 빵빵 터졌다.


 1986년 1월 28일 아침 10시 38분, 챌린저 우주 왕복선이 이륙했다. 우리는 과학 시간에 그 발사 장면을 생방송으로 보고 있었고 정규 수업 시간에 TV 방송을 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우리 과학 선생님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과학에 관련된 것이면 뭐든지 사랑했고 굉장히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또 뉴햄프셔 주의 교사였던 크리스타 매콜리프가 우주 비행사 일곱 명 중 한 명으로 탑승해 있었기에 더욱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날 신비로운 우주가 더 이상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선생님은 별에 닿고 싶어 했던 분이었다. 


 이륙한 지 73초 만에 챌린저호는 폭파했다. 우리 모두 작은 TV 스크린으로 이 우주선이 불길에 휩싸이고 두터운 연기가 하늘을 가득 메우는 광경을 보고 말았다. 우주선이 조각조각 흩어져 바다로 추락했다. 도무지 현실 같지가 않았다. 교실은 침묵에 잠겼다. 모두들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과학 선생님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무슨 말씀이라도 해보려고 했지만 침을 넘기지도 못했다. 반 아이들과 나는 안타까운 시선만을 교환했다. 아나운서는 그들이 아는 사실만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그때 제임스가 키득거리더니 말했다. “우아, 저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 엄청 죽었겠네.” 과학 선생님은 이성을 잃었고 제임스를 호되게 나무랐다. 그해 내내 제임스는 과학 시간을 편치 않게 보냈다. 그는 농담할 수 있는 것과 농담할 수 없는 것 사이에 그어진, 보이지 않는 선을 넘어 버린 것이다. 나는 그날을 절대 잊지 못했고 제임스의 인기가 차갑게 식어 버리는 과정을 목격했다. 그 아이는 너무 급했고 너무 심했으며 비극 앞에서 농담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 『나쁜 페미니스트』 (록산 게이/사이행성)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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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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