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씨 특유의 시각과 화법
한국의 역사와 대중문화사
많은 독자들이 기대하듯이 저도 198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가 조금 더 궁금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곧 나오게 될 3권과 4권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헌 저 | 이봄
사실 왜 책을 안쓸까 궁금한 분들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강헌 씨가 그런 분 중 한 명 입니다. 강헌씨는 어떤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하든지 특유의 시각과 화법으로 이야기하는 분이시죠. 그런 강헌씨가 오랫동안 책을 안쓰고 계시다 작년에 <전복과 반전의 순간>, <명리> 같은 책을 출간하셨죠. 반가운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책은 주제나 분량에서 큰 기대를 갖게 합니다. 바로 <강헌의 한국대중문화사>라는 책이죠. 이 책은 총 4권으로 기획된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는 1권과 2권만 출간되었습니다. 1권은 저자가 대중문화시대의 막이 올랐다고 생각하는 1894년부터 1945년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2권에서는 1945년부터 1975년까지를 다루고 있죠. 그렇듯 이 책은 한국의 역사와 대중문화사를 분리해서 보지 않고 그 상호 역량을 집중적으로 해석해내는 방향으로 서술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시작인 1894년은 역사적으로 보면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해기도 하고 서술 자체도 동학농민혁명으로 시작되고 있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많은 독자들이 기대하듯이 저도 198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가 조금 더 궁금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곧 나오게 될 3권과 4권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This is Film Poster
이관용 저 | 리더스북
영이관용 씨가 쓴 영화 포스터에 관한 책입니다. 새로 어떤 영화가 나올때 관객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시각 자료는 포스터와 예고편이겠죠. 그중에서도 포스터는 딱 한 장으로 영화의 내용을 담아내고 관객의 관심도 끌어야 하는 역할을 해내야 하죠.
이관용 씨는 <여고괴담 2>, <범죄와의 전쟁>, <터널>, <명량>, <화차> 등 지난 20여년 간 300여 편의 한국영화 포스터를 디자인 했습니다. 이 책에는 그런 저자가 만든 포스터가 모두 51점이 담겨 있는데요. 단지 그간의 작업물을 모아두는 것만이 아닌, 포스터들을 어떤 생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완성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책에는 최종적으로 선택된 포스터는 물론이고 고배를 마셔야 했던 B컷의 자료까지도 담겨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입니다.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
클레어 코너 저/박다솜 역 | 갈마바람
클레어 코너의 책입니다. 저자인 클레어 코너에 대해서 책 날개에서 이렇게 소개를 하고 있네요.
'클레어 코너는 극우단체 존 버치 협회의 핵심임원이었던 부모의 딸로 태어나서 협회 열성 회원에 둘러싸여 성장했다. 불과 13살의 나이에 부모의 강권으로 정식 존 버치 협회원이 되었고 각종 정치적 활동에 참여 했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극우의 신념에 의문을 갖고 거부감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존 버치를 벗어났고 협회의 문서와 부모의 자료,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존 버치 협회의 진실과 극우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이 소개를 보면 이 책의 부제가 왜 '나의 극우 가정사'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죠. 존 버치 협회는 1858년에 처음 설립이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협회는 미국 정치사에 큰 영향을 미친 단체라고 하죠. 공산주의의 위협으로부터 조국을 지키겠다는 대의를 내세우면서 교과서, 종교, 낙태, 노동조합, 복지, 이민자, 성소수자, 총기규제 등 실로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회문제에서 아주 강하게 목소리를 낸 협회 입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 사회 곳곳의 이른바 빨갱이들의 음모에 맞서는 방식을 택했다."라는 것이죠.
이 책을 보다보면 이른바 빨갱이들에 대한 만능 음모론으로서 공포와 불안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증오와 혐오를 재생산해내는 구조가 가장 작고도 가장 내밀한 사회적 집단인 가정에서 어떻게 작동되는지 짐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책은 내부자의 시각으로 극우의 위험을 고발하는 강렬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극단주의에 암흑속에서 어떻게 헤어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성장드라마처럼 읽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빨간책방에서 집중적으로 다뤘던 책,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에 이어서 읽어보면 또 다른 시각에서 가정 내의 문제를 되짚어 보게 하는 내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한 편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현재의 미국사회의 혼란을 염두해두면 더욱 긴박하게 읽힐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Closing Poem
197회 -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by 딜런 토마스 / 198회 -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 by 이근화
BGMs
오프닝 : Carcass (by NarcissCreativeLab)
내가 산 책 : 아침 공원에서 (by 심동현)
책, 임자를 만나다 : 우리가 함께라면 (by 좋은친구)
에디터스 통신 BGM : 나의 목소리 너의 메아리 (by 스프링 필드)
로고송 : 요조(YOZOH) / 캐스커(융진)
소리나는 책 : 일곱 번째 여름 (by 스프링 필드)
세리가 만난 사람 : 벚꽃의 거리 (by 심태한)
클로징 BGM : first kiss in the rain (by 스프링 필드)
이달의 Book Trailer
세상이 조용하다고 생각한 소녀가 있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원래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한 소녀는 나중에야 자신만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싶었던 소녀는 자신 대신 소리를 들어줄 귀가 큰 토끼 ‘베니’를 그리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자신이 만들어낸 토끼 ‘베니’와 함께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한 소녀에 대한 희망과 그림에 대한 것이다.
그녀가 잘할 수 있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뿐이었다. 조금씩 자신의 그림을 알리고 유명해지기도 한 그녀는 자신 대신 많은 일을 해주는 토끼 ‘베니’에게 감사해하며 유쾌하게 살아간다. 그렇지만 몇 년 전, 그녀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전적 병인 이 병은 점점 시야가 좁아지는 병으로 결국에는 아예 보이지 않게 되며 아직까지 치료법도 없다고 한다. 세상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금씩 맺어가던 그녀는 이제 자신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는 것에 슬퍼하지만 그 안에서 다시 희망을 찾는다.
언제나 유쾌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는 매일매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많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빛이 완전히 사라져도 그녀는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그녀는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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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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