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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샬롯(Good Charlotte), 꾸준히 대놓고 뉴 펑크
굿 샬롯(Good Charlotte) <Youth Authority>
팝 펑크를 벗어났다는 타이틀을 내걸고서 어중간한 음악을 하는 것보단 스스로 팝 펑크 밴드임을 숨기지 않는 이들의 노래
오랜 휴식기를 마치고 6년 만의 안부를 전하는 밴드. 기존의 틀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댄스 록, 힙합을 시도했던 과도기적 산물(<Good Morning Revival>)을 제외하면 오히려 초기모델인 <The Young And The Hopeless>나 <Good Charlotte>과 더 많은 접점을 공유한다.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코드 진행과 네오펑크의 전형적인 멜로디 라인, 젊음을 찬양하는 가사. 무엇보다 전작에 비해 가벼워진 분위기와 꾸밈없는 음악은 굿 샬롯(Good Charlotte)의 컴백을 실감하게 한다.
물론 과거의 산물이 된 뉴 펑크를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는다. 포스트 그런지의 펑크적 해석인 「Life Changes」는 물론, 포크와 챔버 팝의 요소를 적절히 안배한 팝 넘버 「Cars Full of People」은 장르를 지키면서도 사운드 스펙트럼을 넓힌 예다. 급작스러운 코드의 변화로 곡의 기조를 변화시켜 스크리모의 공격적인 성향을 극대화하는 「War」, 「Stray Dogs」은 앨범단위의 지루함이 특징인 팝 펑크 앨범에 긴장감을 부여했고, 때로는 타 밴드의 보컬과 협업을 통해, 때로는 휴대폰 알림음이나 사이렌 소리를 배치해 층위의 빈 곳을 채운다.
틀을 깨지 않고 그 안에서 다양한 음색을 추구하다 보니 어색한 면이 없지는 않다. 코드의 변화는 지루함을 달랬지만 대신 통일성을 잃어 개별 곡을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된다. 전혀 다른 곡 두 개를 이어 붙인 듯한 느낌은 여기서 비롯된다. 「Keep Swingin」의 스피디한 연주와 흐름은 브릿지와 아웃트로에서 송가적 분위기를 내며 마무리된다. 이 기조는 인터루드인 「Stick to Your Guns(Interude)」에나 더 어울릴 법 하다. 앞서 언급한 「Stray Dogs」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굿 샬롯을 타 밴드들에 비해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밴드의 태도 때문이다. 네오펑크 주자들이 하나 둘씩 돌아오는 추세인데 정작 네오펑크를 들려주는 밴드는 없다. 대다수는 밴드를 해체하거나 혹은 장르를 바꿔 활동한다. 심지어는 팝 펑크를 해왔던 과거를 부정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그만큼 한 장르로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거나 평가절하 당하는 씬에서 굿 샬롯만큼 꾸준히, 대놓고 뉴 펑크를 들려주는 밴드가 몇이나 될까. 팝 펑크를 벗어났다는 타이틀을 내걸고서 어중간한 음악을 하는 것보단 스스로 팝 펑크 밴드임을 숨기지 않는 이들의 노래가 훨씬 ‘진짜’ 같다.
정연경(digikid84@naver.com)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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