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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보다 체제 유지, 데이브레이크

데이브레이크 <W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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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제기된 작법, 진행의 반복과 여기서 오는 피로감에 대한 진지한 고민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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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데뷔 10년 차에 들어선 데이브레이크의 소구력은 선명한 멜로디로부터 발휘된다. 「좋다」, 「들었다 놨다」, 「Hot fresh」 등 밴드를 대표하는 노래엔 언제나 유려한 선율과 중독적 후렴이 있었다. 여기에 이들은 탄탄한 가창력과 연주, 담백한 언어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사까지 겸비해 팝 밴드의 좋은 본보기로 꼽혀왔다.


4년 만의 신보는 그동안의 행보를 무리 없이 이어간다. 앨범은 「그대 맘에 불을 지펴줄게요」, 「꽃길만 걷게 해줄게」, 「살려줘요」 등 과거 못지않은 매력적인 곡들을 갖췄다. 제목에 후렴 곡조를 붙여 금세 익숙하게 하는 전략도 아직 유효하다. 음악을 소화하는 역량은 말할 것 없이 우수하다. 팀은 여전히 매끈하고 팝적이다.


앨범 첫머리에 위치한 「그대 맘에 불을 지펴줄게요」는 밴드의 저력을 오롯이 드러낸다. 특별한 소리 장식 없이도 탄력 있는 밴드 사운드와 한층 깊어진 흡인력이 관록을 뽐낸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 「살려줘요」의 캐치한 선율과 후렴은 팀의 색깔을 한번 더 분명히 한다. 10년간 축적된 내공은 마지막 3곡에서 빛을 발한다. 뛰어난 팝 멜로디를 전개하는 동시에 균형 잡힌 사운드를 선보이는 「Litmus」와 「Spotlight」, 「With」는 단연 음반의 하이라이트다.


<WITH>는 밴드가 지난 디스코그래피를 통해 그려온 궤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모험을 통한 음악성의 확장보다는 기존 체제 유지를 택한 모양새다. 덕분에 음악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이렇다 할 아쉬움이 없다. 그러나 특별히 두드러지는 곡 또한 많지 않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이전부터 제기된 작법, 진행의 반복과 여기서 오는 피로감에 대한 진지한 고민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까지는 팀만의 색깔로 받아들여지는 개성도 지나치게 고착되면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민재(minjaej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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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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