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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재료로 만드는 기적의 음식들
『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
독자들에게 배고파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맛있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정말 맛있는 이야기만 썼다.”고 합니다.
오늘의 런치를 준비해볼까요.
약한 불 위에 프라이팬을 올리고 천천히 베이컨을 굽습니다.
베이컨에서 나온 기름으로 살코기 부분을 튀기듯이 구우면
남은 지방 부분도 바삭한 식감이 됩니다.
급하게 센 불로 하면 타버리니 주의하시고요.
구운 베이컨을 조금 먹어보고 바삭한 식감을 확인한 뒤,
젓가락으로 들고 흔들어 가볍게 기름을 뺍니다.
그 사이에 오븐 토스터가 찡 하고 울리고,
잘 구워진 빵이 나오면 바로 베이컨을 올립니다.
소스는 머스터드 대신 겨자를 아주 약간, 베이컨에 바릅니다.
그 위에 빵을 한 장 더 올리면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 완성!
안녕하세요. 저는 위즈덤하우스 편집자 이지은입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책은 장편소설
『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입니다.
작가 시바타 요시키는 1995년 『리코, 여신의 영원』으로
요코미조 세이지 대상을 받으며 데뷔한 후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데요.
작가는 이 소설에 대해 “독자들에게 배고파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맛있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정말 맛있는 이야기만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책에는 공복 독서 금지 경고가 붙어 있죠.
도쿄에서 세 시간여 떨어진 유리가하라 고원,
이곳에는 막 문을 연 카페 송드방이 있습니다.
카페의 주인 나호는 고원의 풍요로운 식재료에 감탄하며
매일 아침, 그날의 런치 메뉴를 고민합니다.
사실 나호는 도쿄 생활을 접고 유리가하라 고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쇠락한 관광지인 고원의 생활은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합니다.
리조트 호텔이 들어서면서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는 마을과
하나부터 열까지 나호의 모든 것이 궁금한 마을 사람들과
모든 걸 스스로 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일상 생활까지.
그래도 나호는 서두르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매일 꾸준히 하나씩 해나갑니다.
식재료를 공급해줄 목장과 농장, 베이커리를 찾고
오늘의 런치 메뉴를 개발하고
휴일이면 직접 가게 인테리어를 조금씩 고쳐가면서
자신이 꿈꾸던 공간으로 만들어갑니다.
그런 나호 곁에 하나둘 마음을 주는 이들이 생깁니다.
매일 아침 수제 햄과 베이컨, 우유, 돼지고기 등을 신선하게 가져다주는 미나미,
맛있는 냄새로 먼저 감탄하게 만드는 푸른하늘 베이커리의 이토 부부,
언제나 옆에서 세심한 도움을 주는 무라오카 씨,
무심한 듯하지만 나호를 배려해주는 단골손님 다나카 씨 등등 말이죠.
나호는 저마다 사연을 품고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마음을 담아 맛있는 요리를 해줍니다.
그런 날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나호에게도
아무에게도 말 못했던 자신의 상처와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생깁니다.
오늘도 아침에 정신없이 눈을 뜨고
잠에서 덜 깬 채 출근길을 달려오고
자리에 앉자마자 배고픔을 느끼며
오늘 점심 메뉴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했나요.
하루가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게
다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들.
언제쯤이면 이 무거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 수 있을까요.
각박한 세상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 선의를 믿고 싶을 때
무더운 더위에 싱그러운 풀냄새를 맡고 싶을 때
맛있는 음식이 마음에 생채기가 난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선물 같은 이야기.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모두 응원해주고 싶은
따뜻한 기운이 샘솟는 이야기,
『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입니다.
이상으로 에디터 통신을 마치겠습니다.
1858년 봄, 드레이크는 오늘 날 오일크리크라고 알려진 곳에 들렸다. 펜실베니아 주 크로포드와 엘러게니 사이로 흐르는 앨러게니강에서 72km정도 떨어진 지류였다. 그곳 사람들은 예전부터 땅속에 구멍을 뚫어서 소금이나 민물을 얻었다. 하지만 바위 기름이 나오자 아무도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지 몰랐던 터라 다른 장소로 옮겨갔다. 하지만 전직 철도원만이 할 수 있는 지리학적인 방식으로 이 지역을 조사한 결과, 드레이크는 증기기관을 이용해서 소금 우물을 파는 기술을 기름을 생산하는데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그 지역의 땅 밑에 기름이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이 결정은 석유산업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한 마디를 이끌어 냈는데 드레이크의 생각을 듣더니 그가 처음 고용한 작업팀의 작업반장이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기름을 찾으려고 땅을 뚫는다고요? 땅을 뚫으면 기름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죠? 당신 미쳤군요.”
이것은 일꾼들이 피하고자 하는 일이었고 그래서 작업반장은 장비를 챙겨서 그 자리를 떠났다. 그러다 결국 새로운 작업팀이 꾸려졌고, 1859년 여름에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들은 곧 이곳의 표면이 성긴 자갈밭이라서 드리를 세워놓아도 쉽게 무너진다는 문제에 부딪혔다. 그러자 드레이크는 주철 파이프를 박고 그 안에 드릴을 넣어서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면 드릴이 무너지거나 물이 새지 않게 막을 수 있었다. 그렇더라도 하루에 고작 1m 파들어가는 것이 고작일수록 속도는 몹시 느렸다. 작업팀은 목표의식을 잃기 시작했고 구경꾼들은 이들을 둘러싸고 드레이크의 바보짓을 놀려댔다.
- 『지금은 당연한 것들의 흑역사』 (앨버트 잭/리얼부커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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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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