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음악 > 주목, 이주의 앨범
복고적이다. 완전히 갈라진 채 발음마저 헤집은 보컬 스타일은 명백히 90년대 그런지의 후손 격이다. 또, 기타 라인은 무조건적으로 전경에 배치되며, 모든 곡은 기타의 단일한 모티브 아래 담백하고 정직하게 발전해나간다. 그중에서도 앨범과 동명의 곡 「Free」는 벌스와 브릿지, 코러스의 정직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친근하다. 멜로디 라인은 약간의 비애감을 첨가해, 제이록(J-Rock) 또는 가요 감성과도 맞닿는다. 신인 밴드임에도 온통 익숙함 투성이다.
서로 다른 이펙트를 가미한 여러 대의 기타에 비해 드럼은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언제나 후경에 배치된다. 음악의 주와 부를 확실하게 해 앨범 전체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안정도를 높일 수는 있으나, 같은 소리를 계속 들었을 때 청취 ‘재탕’을 방해한다는 단점도 발생한다. 이렇게 반복되는 톤 설정으로 피로감을 느끼던 찰나, 솔로 파트에서 자유로이 질주하는 기타가 인상적인 지점을 만들어낸다. 특히 4번 트랙 「Queen」은 어쩌면 연주곡으로서의 기능이 더 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악기의 감정 표현이 능란하다. 「바보들이 웃는 밤」에서 러프하게 때려주는 연주 방식도 좋다. 보컬이 특정 멜로디 라인을 부른 후에 기타가 다른 악기들을 이끌며 거기에 대해 응답하는 형식을 취하는데, 여기에 음정을 계속 쌓아가며 부피를 키워가는 효과까지 더해져 큰 파동을 만들어냈다.
멤버가 실제로 꾼 꿈에서 소재를 가져오는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비롯해, 사회적인 맥락까지 담아냈다는 점에서 단순한 리바이벌이라는 평은 피할 수 있을 듯하다. 일렉트로닉 록 등 타 장르와의 융합으로 빽빽한 음악적 밀도가 유행인 작금의 록 씬에서는 오히려 독창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물론 그 다음이 의문스럽기는 하다. 비슷한 취향의 세 사람이 모여 팀이 탄생한 만큼 합은 유연하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게 해줄 기술이 필요하다.
2016/06 홍은솔(kyrie1750@naver.com)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