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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면을 파헤치는 섬세하고도 독창적인 소설
『그들』
1970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그들>은 미국의 다양한 사회경제 집단을 다룬 연작 '원더랜드 4부작'에 속한다. 부조리와 폭력으로 가득한 20세기 후반 미국의 삶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오프닝
‘슬픈 마음이 느껴질 때에는 그 소리가 타는 듯하면서도 힘이 없다.
기쁜 마음이 느껴질 때는 그 소리가 높아져서 흩어진다.’
동양의 철학에서 ‘음악’이란 ‘音’에 말미암아 나오는 것,
그 ‘음’은 마음이 대상에 감응한 움직이라고 봤는데요.
마음의 감응에 따라 음은 여섯 가지의 각각 다른 소리로 표현된다...
5경 중 하나인 『예기』에 나오는 말이라고 합니다.
“너의 격이 너의 소리로 나온다.”
김소희 명창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하는데요.
단지 직업적으로 소리를 하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얘길까요.
우리가 숨을 얻는 것은 고유한 음을 얻는 일.
만일 우리가 하나의 음이라면
나는 어떤 색깔과 높이를 가진 소리일까...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내게서 어떤 소리를 들을까요.
누군가는 ‘레’ 음을 가진 4분음표의 삶을, 다른 이는 ‘시 플랫’을 삽니다.
누구는 온음, 누구는 반음의 존재일 수도 있겠죠.
어떤 음들과의 관계 속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 묵음의 삶도 있을 겁니다.
인류의 긴 시간 속에 반딧불이 불빛처럼 잠깐 깜빡이는 존재들.
우리는 음처럼 나타났다, 음처럼 사라집니다.
연주되는 그 순간만을 사는 찰나의 음들입니다.
그렇다고 허무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입니다.
책, 임자를 만나다
미국 현대 문학을 알기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자각가 바로 조이스 캐롤 오츠 입니다. 이번 '책, 임자를 만나다'시간에서는 바로 그 조이스 캐롤 오츠의 대표작이자 1970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작품 『그들』과 함께 합니다. 1937년 여름부터 1967년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까지의 이야기를 빈민가에 사는 한 가족의 연대기를 통해 전하는 이 작품 『그들』. 함께 하시죠.
『그들』
삶의 이면을 파헤치는 섬세하고도 독창적인 소설
1) 책 소개
미국 현대문학을 이끄는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의 대표작. 오츠는 1960년대부터 50편이 넘는 장편과 1000편이 넘는 단편을 썼으며, 시, 산문, 비평, 희곡 등 거의 모든 문학 분야에 걸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부조리와 폭력으로 가득한 20세기 후반 미국의 삶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1970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그들』은 미국의 다양한 사회경제 집단을 다룬 연작 '원더랜드 4부작'에 속한다. 오츠의 방대한 작품 세계에서 "독창성과 작품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면서,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대표작이 되었다. 오츠는 '작가의 말'에서 이 작품을 두고 "소설처럼 구성한 역사 기록"이라 설명하는데, 환상적 진실과 시대적 사실이 결합된 양식임을 알려주고 있다.
1969년 출간된 이래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강력한 현실성과 핍진성을 발휘하는 『그들』은 1937년 여름부터 1967년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디트로이트 빈민가에서 격동의 삶을 살아낸 한 가족의 연대기를 서술한다.
지리멸렬한 삶의 한가운데 던져진 젊은 엄마 로레타 웬들, 폭력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살아남고자 발버둥 치는 그녀의 아이들 모린과 줄스의 삶에 대한 열망과 분투를 생생히 그려내며 사랑, 계급, 인종, 도시 문제 등을 탁월하게 형상화함으로써 현대 영미소설 가운데 최고의 성취를 이뤄냈다.
2) 저자 : 조이스 캐롤 오츠
미국의 가장 위대한 동시대 작가. 시러큐스 대학 재학 중이던 19세 때 『구세계에서』로 대학 단편소설 공모에 당선됐다. 1964년 『아찔한 추락과 함께』로 등단한 이후 50편이 넘는 장편과 1000편이 넘는 단편을 비롯해 시, 산문, 비평, 희곡 등 거의 모든 문학 분야에 걸친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부조리와 폭력으로 가득한 20세기 후반의 삶을 예리하게 포착해왔다. 위스콘신 대학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고 1962년부터 디트로이트 대학에서, 1978년부터 프린스턴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쳤으며, 2015년 현재 프린스턴 대학 인문학부의 ‘로저 S. 벌린드’ 특훈교수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1967년 『얼음의 나라에서』와 1973년 『사자(死者)』로 오헨리상을 받았고, 1996년 『좀비』로 브램스토커상, 2005년 『폭포』로 페미나상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검은 물』(1992), 『내 삶의 목적』(1994), 『블론드』(2000)로 퓰리처상 후보로 지명된 바 있으며, 특히 2004년부터는 영미권의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978년부터 미국 학술원 회원으로서 2003년 문학 부문의 업적으로 커먼웰스상과 케니언리뷰상을, 2006년에는 시카고 트리뷴 문학상을 받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 『대디 러브』, 『멀베이니 가족』, 『사토장이의 딸』 등이 있다.
1970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그들』(1969)은 미국의 다양한 사회경제 집단을 다룬 ‘원더랜드 4부작’에 속하는데, 『세속적인 쾌락의 정원』(1967),『사치스러운 사람들』(1968), 『원더랜드』(1971)가 이 연작에 포함된다. 이후 오츠는 생생한 심리묘사와 사회 분석을 융합한 일련의 소설들을 통해 미국 사람들과 미국의 제도를 계속 탐구했다.
◆ 161-162회 <책, 임자를 만나다> 도서
여기 세계일주를 완성한 남자가 있습니다. 적도를 기준으로 횡으로 한바퀴를 도는 수준이 아니라, 그야말로 '나라'라고 불리는 모든 나라를 방문한 남자죠. 지난 50년간 방문한 나라가 200개국이 넘고, 심지어 여행하는 동안 나라가 사라진 경우까지 있었던 남자. '책, 임자를 만나다' 다음 시간에서는 바로 그 남자. 앨버트 포델과 함께 세계일주를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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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