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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대문학 대표작가,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

무척이나 담백하고 정직한 문장들로 이루어진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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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미국의 체호프’ 등으로 불리는 미국 현대 문학의 대표 작가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부터, BBC의 유명 다큐멘터리 진행자 케빈 퐁이 말하는 생존에 대한 이야기『생존의 한계』, 실험적인 형식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형성한 박형서의 『끄라비』까지…. 읽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산 책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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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저/김연수 역 | 문학동네

더 충만하고 강하고 희망적인, 카버가 가장 사랑한 단편

지난 번 빨간책방에서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 단편소설을 읽어드린 적이 있었죠. 그 작품이 포함되어 있는 단편집 『대성당』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모두 12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단편집이죠. 번역은 김연수 작가가 하셨죠. 김연수 작가는 책 뒤의 해설에서 “『대성당』은 자신의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서 타인과 세계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 목소리를 통해서 무언가를 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집이다.”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레이먼드 카버 작가는 평생 가난한 삶을 살았는데요, 단편소설을 쓰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원고료를 빨리 받아서 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삶의 한 단면을 묘사한다기보다는 비춰낸다는 말이 어울리고, 무척이나 담백하고 정직한 문장들로 이루어진 작품집입니다.



 

생존의 한계

케빈 퐁 저/이충호 역 | 어크로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은 어디까지 견뎌낼 수 있는가

이 책은 영국의 의학자 케빈 퐁이 쓴 교양과학서입니다. 케빈 퐁은 영국 BBC의 의학 다큐멘터리 진행자로 더 유명하다고 합니다. 이 책은 육체를 가진 인간이 제한된 조건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정반대로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생생한지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응급실에서 수많은 응급환자를 만났다고 하는데요, 긍 따라서 구체적이면서도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간 생존의 한계를 끌어올리기 위한 인류의 의학적 도전의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내기도 합니다. 서술 방식이 때로는 소설처럼 느껴지게 하는 등, 읽는 것 자체의 재미도 뛰어나다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었습니다.



끄라비

박형서| 문학과지성사

빈곤 퇴치를 위한 12가지 제안

박형서 작가의 신간 소설집입니다. 사실 저는 박형서 작가의 경우 단편 소설만 읽어봤습니다. 읽으면서 실험적인 형식과 이야기의 범위에 대해서 깊은 인상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박형서 작가는 상상을 통해서 무언가를 드러내려고 한다기보다는 상상 자체가 목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심할 경우에는 기괴함을 넘어서 병적일정도로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이번 소설집에서도 그런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표제작인 『끄라비』에서는 태국의 휴양지인 끄라비를 마치 사람처럼 다룬다든지 하는 식의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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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오늘의 책

소설을 읽는다는 건 내가 변하기 위한 일

줄리언 반스의 신작. 영미문학의 대표작가답게 ‘소설은 이렇게 쓰는 장르’임을 입증해냈다. 엘리자베스 핀치라는 인물을 통해 진실의 아이러니를 들춰내고, 인간과 삶의 다면성을 지적으로 풀어냈다. 이 소설을 읽으며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란, 내가 변하기 위한 일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제4회 사계절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심사위원 전원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책. 보름달이 환한 밤, 기억을 잃어버린 할머니는 여자아이로 변해 아이와 함께 우유갑 기차를 타고 할머니의 할머니를 만나러 간다. 꽃밥과 달전, 푸짐한 반찬들로 소담스럽게 차려진 할머니의 밥상은 한가위 보름달처럼 모두를 품어 안는 감동을 선사한다.

캔버스 위에 펼쳐진 밤의 세계

화가들에게 밤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밤을 주제로 명작을 남긴 거장 16인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낸 정우철 도슨트의 신간. 책을 가득 채운 101점의 그림은 밤의 고요한 시간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밤이 깊어질수록 별은 더 환해진다는 말처럼, 밤의 그림이 깊어질수록 감상의 여운은 길게 남는다.

삶을 구할 수학

피타고라스 정리, 근의 공식, 미적분이라는 말을 들을 때 무엇이 떠오르는가? 생멸을 반복하는 생명과는 다른, 시공간을 초월한 만고불변의 법칙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수학이 생명의 언어라면? 제목부터 아름다운 이 책은 수학이 삶을 이해하는 데, 살아가는데 어떤 도움을 주는지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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