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싱 젠, 중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
가오싱 젠은 “날카로운 통찰과 기지에 찬 언어로 보편적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다. 화가, 극작가, 감독·연출가로 활동하는 등 장르를 뛰어넘는 전방위 예술가이기도 하다.
출처_ 위키백과
1940년 중국 동부 장시 성 간저우에서 은행 간부인 아버지와 연극배우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중일전쟁 전후의 혼란 속에서 성장하기는 했지만 비교적 여유 있는 가정환경 덕분에 피아노와 바이올린, 그림을 배우기도 했다. 1975년부터는 문예지의 프랑스 문학담당 편집자로 일하면서 자신의 문학적 주제라 할 수 있는 ‘부조리’의 개념을 정립해 나갔다. 1966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련을 겪었고, 당시 중국 공산당의 공포정치와 테러에서 부조리의 근원을 읽어내고 연극적 요소를 통해 이를 제시하는 것을 자신의 문학의 본령으로 삼았다. 독일 문화교류재단의 초청을 받아 독일을 방문했다가 이듬해 1989년에 톈안먼 사건이 일어나자 해외 체류를 결심, 그 후 지금까지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다.
1990년 대만에서, 1995년 프랑스에서 『영혼의 산』이 출간되고 2000년에는 “날카로운 통찰과 기지에 찬 언어로 보편적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국인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동양화에도 재능을 발휘하여 30여 차례의 전시회를 열기도 한 가오싱 젠은 자신은 작품집 표지를 손수 그리며 여전히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다. 그의 그림은 “깊은 사유와 시의가 융합되어 있는 수묵은 독특한 풍격風格을 이루고 있으며, 심원하고도 초연한 내면세계를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2년에는 프랑스 예술ㆍ문학 기사 훈장을 받았고, 2000년에는 ‘노벨문학상’과 이탈리아 ‘페로니아문학상(Feronia)’, 프랑스 명예기사 훈장을 받았다. 2002년에는 미국의 국제평생공로아카데미에서 금상을, 2006년에는 ‘미국 공공도서관 사자상’을 받았다. 홍콩 중문대학, 국립 대만대학, 대만 중앙대학, 대만 중산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나 혼자만의 성경』은 중국의 역사와 문화, 정치현실을 훑어낸 자전적 일대기로 개인의 문학적인 성찰과 함께 세계와 인간 본질의 의미를 꿰뚫으며 민족과 국가의 경계를 초월한 보편적인 현대 인간의 존재의식을 선명하게 일깨워준다. 『버스 정류장』은 가오싱 젠의 대표적인 희곡 작품들을 엮은 책으로 동양의 전통 사상과 정서를 현대 부조리극으로 형상화했다. 이는 중국 정치 현실에 맞서야 했던 망명 작가의 향수와 상실의 고통이 배어 있는 수작들로 평가 받는다.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영혼의 산』은 샤머니즘과 유년의 기억, 천연 그대로의 자연을 통해 시원(始原)을 찾아가는 상상적 여행을 그려내고 있다. 1인칭, 2인칭을 오가는 독특한 시점과 유려한 문장이 매력적인 소설이다.
그 외의 작품으로 희곡 『팔월에 내리는 눈』, 『밤에 떠도는 신』, 『산해경전』, 『야인』, 『절대신호』, 『피안』 등이 있다. 문학이론서로 『현대소설 기교의 탐색』, 『현대희곡의 추구』, 미학서로 『또 다른 미학』 등이 있다. 다수의 작품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폴란드 등의 국가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가오싱 젠의 대표작
영혼의 산
가오싱젠 저/이상해 역 | 북폴리오
가오싱 젠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 준 소설 『영혼의 산』은 통상적인 장편소설과는 아주 다른 작품이다. 완결된 이야기도 없고 인물에 대한 묘사도 없으며 기행문, 감상문, 수필과 이론과 시론이 뒤섞여 있는 복합적인 형식이다. 작가인 '나'는 아내와 헤어진 후 폐암 선고를 받았으나 그것이 오진이었음이 밝혀져 새로운 삶을 얻는 경험을 한다. 그런 상황에서 당국의 주목을 받는 요시찰 인물로서 작품 발표를 거절당하기까지 하자 그는 지난 삶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기 위해 여행에 나선다. '나'는 중국대륙을 가로지르며 원시림에 심취하고 여러 소수민족의 무속과 풍습에 대해 고찰하며 민요나 전설 등을 수집한다. 장편소설 『영혼의 산』은 작가의 이력 못지않게 독특하고 다채로운, 새로운 소설 문법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 정치현실을 훑어가면서 인간의 실존을 증명하는 것이 '자유에의 의지'임을 끈질기게 호소한다.
나 혼자만의 성경
가오싱젠 저/ 박하정 역 | 현대문학북스
중국의 역사와 문화, 정치현실을 훑어낸 가오싱 젠의 자전적 일대기이다. 이야기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 시점부터 출발해, 주인공이 유태계 독일 여성을 만나면서 중국 대륙에 거주하던 시절을 회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이 겪어야 하는 고통스런 현실의 기저에는 '문화대혁명'이라는 정치적 소용돌이가 커다란 축을 이루고 있다. 그는 소설의 곳곳에서 자신이 정치권력에 강간당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그의 애인들이 순수했던 소녀시절에 강간당한 이후 끊임없는 정신적 혼란으로 고통 받으며 성적으로 타락해가는 모습과 종종 오버랩 된다. 한 개인이 상처받은 역사의 기록이자, 비극적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인간들의 삶을 담아낸 이 작품의 주제는 '인간의 존엄성 회복'이며 그 영원불변의 키워드는 '자유'이다. 작가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토해낸 자유의 메시지는 탈이데올로기라는 자가당착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심층을 더욱 통렬하고 비장하게 파고든다.
버스 정류장
가오싱젠 저/오수경 역 | 민음사
가오싱 젠의 대표적인 희곡을 엮은 작품집. 「버스 정류장」, 「독백」, 「야인」이 수록되어 있다. 중국의 전통적인 사상에 현대적인 부조리극을 결합시킨 그의 희곡은 중국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지의 무대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상경보」가 <절대신호>라는 제목으로 연극 무대에 올려졌다. 『버스 정류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 출간된 작가의 대표 희곡선이다. 「버스정류장」은 정류장 팻말 앞에서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부조리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생활 서정극이다. 추상적인 단막극 「독백」은 배우가 혼자 읊는 대사를 통해 연극의 본질과 배우의 숙명을 보여주고, 배우라는 존재의 진실에 대한 현장감 있는 고민을 드러낸다. 「야인」은 현대 연극에서 중국 전통극의 미학을 회복하려는 실험적인 작품이다. 삼림 지구에 생태 조사를 하러 왔다가 야인 문제에 휘말려 드는 한 생태학자를 중심으로 환경 보호, 전통 문화의 상실, 도시 문명의 잔혹성, 인간성의 추악함 등 몇 가지 주제가 복합적인 구성을 이루며 대위법적으로 전개된다. 중국에서 초연되었을 당시 공연 금지를 당했던 작품으로 가오싱 젠에게 정치적인 상황에 대한 저항과 문학적 고뇌를 안겨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창작에 대하여
가오싱젠 저/박주은 역 | 돌베개
소설가, 화가, 극작가, 감독?연출가 등 장르를 뛰어넘는 전방위 예술가로도 유명한 가오싱 젠의 미학과 예술론을 담은 책이다. 세계적인 거장의 예술에 대한 진지한 탐색이 집대성되어있다. 『창작에 대하여』의 기본 어조는 한마디로 '20세기의 극복'이다. 20세기식 사회비판과 1960~1970년대에 일어난 예술전복은 전복 그 자체를 위한 전복이 되어, 새로운 것이면 무조건 좋다는 식이 되어버렸다고 개탄한다. 또한 "그 결과 지난 한 세기 동안 예술은 소멸해버렸고, 예술이 하나의 쇼나 가구 설계 혹은 패션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가오싱 젠은 "작가는 다시금 본래의 취약한 개인으로 돌아가 냉정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기 자신을 깊이 성찰함으로써 20세기에 형성된 의식의 안개를 헤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술가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독자적인 시선과 재능, 그리고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표현할 만한 솜씨라고 말하며, 철저한 관념 같은 개념적 순수는 예술가의 창작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창작에 대하여』는 기존 이론서를 인용하거나 다른 미학자의 관점을 끌어들인 것이 아닌 오직 작가 자신의 심미체험을 바탕으로 꽃피운 사유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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