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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리뷰 대전] 책 싫어하는 아이에게 스윽 내미는 책

『이게 정말 사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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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히기는 밥 먹이기만큼 힘들다. 게다가 언젠가는 먹게 되는 밥과 달리 책은 안 읽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방과 학원을 옮겨 다니는 사이 즐거운 독서가 사라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제부터 소개하는 책은 읽으라고 잔소리 할 필요가 없다. 스윽 내밀면 책이 알아서 할 것이다. 재미있으니까.

이게 정말 나일까 표지.jpg

 

가끔 나와 똑같이 생긴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서 출근해주길 간절히 바랄 때가 있다. 아무도 모르게 나를 대신해줄 누군가가 있다면 오늘 하루는 집에서 푹 쉴 수 있을 텐데. 여기 나와 똑 같은 생각을 가진 꼬맹이가 있다. 엄마가 시키는 숙제, 심부름, 방청소가 하기 싫어 지쳐 버린 어느 날. 주인공 지후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가짜 나 작전’을 펼치기 시작한다.

 

『이게 정말 사과일까?』에서 식탁 위에 놓인 사과 하나를 먹기 위해 온갖 상상력을 펼쳤던 아이는 『이게 정말 나일까?』에서 도우미 로봇에게 오늘부터 가짜 내가 되는 법을 설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엄마에게 가짜라는 게 들키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하면 나랑 똑같이 행동할 수 있을 것인지.

 

먼저 나는 이름과 가족이 있다. 나는 겉으로 보면 이런 모습이다. 매일 아침 머리에 까치집이 생기고, 머리가 커서 모자가 안 맞고, 손바닥은 언제나 끈적끈적하고, 춤실력은 그저 그렇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있다. 양념 김과 게, 할머니는 좋아하지만 글짓기 숙제, 향수 냄새, 끈 묶는 신발은 싫어한다. 나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피망만 쏙쏙 빼 놓는 것, 귤 한 개 통째로 입에 넣는 건 잘 할 수 있지만 밤 12시까지 깨어있는 것, 여자의 기분을 이해하는 것, 왜 이 장난감을 꼭 사야 하는지 설명하는 건 할 수 없다.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의 나를 설명하는 법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아기였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 매일 매일 같은 것 같지만 시시각각 기분이 변하는 나. 그리고 나만 아는 비밀들. 다른 사람들은 들어올 수 없는 나만의 세계도 갖고 있다. 생각하면 할수록 이런저런 생각들이 마구마구 솟아올라 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게 즐거워진다.

 

무엇보다 이 책의 묘미는 마지막 장에 있다. 로봇에게 열심히 나를 알려준 지후는 로봇에게 물어본다. ‘그나저나 이렇게 까다로운 일인데 네가 내 가짜 노릇을 잘할 수 있겠어?’ 로봇은 자신 있게 말한다.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부터 저는 완벽한 지후 로봇이 될게요!’ 당당하게 초인종을 누르고 집에 들어간 로봇이 엄마를 부르는 순간? 엄마의 반응은 상상해보시길.

 

 

 

img_book_bot.jpg

이게 정말 나일까?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김소연 역 | 주니어김영사
《이게 정말 사과일까?》의 저자 요시타케 신스케의 최신작으로 자기소개를 색다르게 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숙제, 심부름 등이 귀찮은 아이가 자기를 대신할 로봇을 삽니다. 그런데 로봇은 자기가 가짜 역할을 하려면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 줘야 한다고 합니다. 아이는 이름, 가족관계, 겉모습, 취미, 기호 등을 넘어서, 로봇이 원하는 더 많은 정보를 쥐어짜듯 생각하고 생각해서 로봇에게 알려 줍니다. 로봇은 과연 가짜 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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