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리뷰 대전] 직장인 공부
한 가지 물음에서부터 시작한다 『정반합』
직장인의 일상은 안 그래도 팍팍하다. 그런데, 공부라니….. 하지만,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은 저녁과 주말이 계속 될 땐, 잘못 쉬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공부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그게 재충전이고 제대로 된 휴식이다.
경제 경영서에도 유행이 있다. 한때는 해외의 권위 있는 기관에서 인정받아 책 표지에 트로피 전시장처럼 금딱지를 붙여두면, 일반 대중에게는 다소 어렵고 불필요한 내용일지라도 소장해야 할 경제경영서로 손꼽혔다. 하지만 요즘에는 시간에 쫓기는 바쁜 현대인의 생활 때문인지, 정보 과잉의 시대라 필요한 정보만을 변별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 탓인지. 필요한 핵심만을 잘 다듬어 독자에게 제시해 주는 책이 더 인기를 얻는 추세이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 속에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책 중 하나가 《조선일보》의 경제 섹션 ‘위클리비즈’로부터 탄생된 『혼창통』, 『단』 그리고 『정반합』이다. ‘위클리비즈’는 해외 경영인과 경영 석학을 대면하여 심층 인터뷰 해 기사를 게재하기 때문에, 현 시대의 가장 선구적인 리더와 경영 전문가로부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해답을 제시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최근 출간 된 『정반합』은 이렇게 모인 수백 건의 인터뷰 중에서 다시 핵심을 고르고, 기사에 미처 다 담지 못했던 정보를 더한데다, 전체를 관통하는 맥을 짚어주기에 현 시점에 가장 적합한 경영 해법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정반합』은 한 가지 물음에서부터 시작한다. 대체 무엇이 업계 1위가 되고 또 그 자리를 몇 십 년 이상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비결일까? 저자는 서로 다른 경영 패턴을 보이며 각기 다른 모습으로 성공하는 기업들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그들을 묶는 공통분모가 정반합(正反合)으로 귀결되었다고 밝힌다. 다른 말로 하자면 기본을 지키며 성실하고 우직하게 교과서적인 길을 걷는 기업,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며 기존을 틀에서 벗어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용감하게 걸어가는 기업. 그리고 그 두 가지를 병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치 않는 성공 비결은 바로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바로 속임수를 쓰지 않고 정직하게 제값을 하는 물건을 만드는 일, 경쟁사보다 더 탁월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너무 뻔한 얘기라고 할 수 있지만, 그 평범하고 당연한 것이 실제 오래 지속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희귀병 치료 전문 기업 젠자임은 환자가 얼마나 많은가(돈이 얼마나 되는가)가 아니라 병을 치료할 과학적 수단이 존재하는가로부터 사업을 시작하고, 모스버거는 빠름을 생명으로 하는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속도는 뒤쳐지지만 정성과 품질로 승부해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테팔은 혁신을 위한 혁신, 고객의 니즈를 지나치게 넘어선 혁신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개발하며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에 끊임없이 혁신의 정신을 이어가는 기업도 있다. 태양의 서커스처럼 새로운 범주를 창조할 수도 있고, 발렌시아가처럼 과거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창조할 수도 있다. 또한 철강에서 전기, 다시 에너지 관리로 기업의 성격을 바꾸면서도 기업의 근간인 핵심 역량을 잃지 않는 슈나이더, SPA 브랜드의 핵심을 유지하되 가장 빠른 신제품 속도 대신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고품질을 추구하며 새로운 시각을 접목한 조 프레시와 같은 기업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무엇’이나 ‘어떻게’는 바꿀 수 있지만, 뚜렷한 목적 의식인 ‘왜’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이 처한 상황, 그리고 역량에 따라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다양하다. 하지만 대다수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시대에 기본과 정도에 충실해야 함을 가장 기본으로 강조하면서, 그것이 그저 이상적인 모습이 아니라 실제 사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풍부한 사례는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쩌면 변화를 가장한 변칙이 난무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탓에 경영의 본질을 강조하는 책이 더 반가운 건 아닐지 모르겠다.
정반합오윤희 저 | 비즈니스북스
《정반합》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기업이라 손꼽히는 회사들이 어떻게 현재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는지를 ‘정’(正), ‘반’(反), ‘합’(合)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나눠 정리한 경영전략서다. 저자는 전 세계의 비즈니스 현장을 누비며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경제경영 석학들을 취재한 결과 성공한 기업과 경영자들에게서 크게 세 가지 성공 요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즉, 어떤 기업은 기본을 지키며 성실하게 자신만의 길로 나아가고, 어떤 기업은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용감하게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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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눈물주의보 혹은 달달한 로맨스보다, 명료하고 속시원한 책을 좋아하는 단호박 같은 사람. 하지만 사실 <시튼의 동물 이야기>를 보며 눈물을 쏟는 폭풍 감성을 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