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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뎀 위치스, 다른 사운드 컬러와 멋

올 뎀 위치스(All Them Witches) < Dying Surfer Meets His Mak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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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리프와 훅 멜로디로 곡 초반부서부터 빠르게 승부수를 거는 3분짜리 팝송의 매력과는 반대되는, 길쭉한 서사성에서 오는 위력이 음악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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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이자 전작인 < Lightning At The Door >에서 보여주었던 밴드의 색 < Dying Surfer Meets His Maker >에서도 계속된다. 리프와 전개, 연주 모두의 호흡이 길고 이에 맞춰 몇몇 곡의 러닝 타임은 5분을 훌쩍 넘는다. 또한 사운드스케이핑에 힘을 쏟는 네오 사이키델리아의 성향도 여전한데다,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1960년대 식 사이키델릭 록, 레드 제플린과 블랙 사바스를 연상시키는 1970년대 식 하드 록 스타일 연출도 다시금 고개를 들어올린다. 루즈한 진행과 공간감을 머금은 선율, 다소 어두운 멜로디, 이를 뒤섞어 뽑아내는 우주적인 몽환감은 이제 내쉬빌 출신의 밴드 올 뎀 위치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이게 됐다.

 

스트레이트한 진행과 거친 질감, 육중한 무게감이 돋보이는 멋진 개러지 펑크 트랙 「Dirt Preacher」 정도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곡들이 갖춘 뼈대들은 대체로 비슷하다. 상술했던 대로, 긴 호흡, 공간감, 몽환감과 같은 요소들이 트랙 리스트 속 골자의 상당 지분을 점유한다. 올 뎀 위치스의 역량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빛을 발한다. 앨범 전체에 투영된 이들의 작법은 동일하나, 밴드는 곡마다에 부여한 각각의 테마를 잘 살려 서로 다른 사운드 컬러와 멋을 훌륭하게 이끌어낸다. 음반의 포문을 여는 「Call me star」에서는 어쿠스틱 기타로 뽑아낸 아르페지오 리프를 중심으로 아득한 분위기를 이끌어내고 「El centro」에서는 한 개의 코드로 진행되는 배경의 묵직한 사운드와 이를 가로지르는 기타의 날렵한 솔로잉을 근사하게 병치시켰으며, 블루지한 레트로 사이키델릭 록 「This is where it falls apart」와 주술적인 기운까지 감도는 「Open passageways」에서는 각각 하모니카와 바이올린 연주를 더해 트랙 색감에 어울리는 풍성함을 더하기도 했다.

 

곡 개개의 특성을 살린 다채로운 구성을 이용해 음반 전체의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도 흥미롭게 바라볼 만하다. 멀끔한 어쿠스틱 사운드와 거친 퍼즈 톤 사운드, 느릿한 블루스와 완력 넘치는 하드 록, 차분한 공기와 과격한 흐름을 트랙이 넘어갈 때마다 교차시키며 밴드는 흡입력을 결코 쉬이 떨어드리지 않는다. 복잡하게 섞인 사운드 양상이 반복되는 형상을 띄고 있음에도 앨범이 좀처럼 지루하거나 피곤하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가 이 맥락에 있다. 긴장과 이완을 번갈아가며 노출시키는 음반 후반부의 곡 라인업도 놓칠 수 없는 감상의 묘미. 작품 전체의 단위로도 음반에는 모자람이 없다. < Dying Surfer Meets His Maker >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전주의 리프와 훅 멜로디로 곡 초반부서부터 빠르게 승부수를 거는 3분짜리 팝송의 매력과는 반대되는, 길쭉한 서사성에서 오는 위력이 음악에서 드러난다. 평범하지 않은 작법이 가진 힘과 자신들 특유의 감각을 올 뎀 위치스는 훌륭히 섞어냈다. 이제 두 번째 앨범인데도 말이다.

 

2015/11 이수호 (howard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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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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