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란, 일상과 사물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소설가
1999년 제30회 동인문학상 수상
하성란은 깊은 성찰과 인간에의 따뜻한 응시를 담아낸 섬세한 문체로 주목 받아온 작가다. 도시적 정서와 영상 이미지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 `신세대문학`의 여러 긍정적인 면을 공유하면서도 따스한 삶에 대한 연민과 깊은 감동을 보여주며, 한국의 훌륭한 소설전통과 맥이 닿아 있는 드문 작가로 평가된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풀」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탁월한 묘사와 미학적 구성이 묵직한 메시지가 얼버무려진 작품을 쓰며, 평소 일상과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묘사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자신의 대답을 적어 내려가는 노란 메모 노트를 늘 인터뷰에 지참한다. 이러한 습관을 통해 작품 속 작은 에피소드에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아낸다.
거제도가 고향인 부친이 서울에 올라와 일군 가족의 맏딸이기도 한 그녀는, 부친의 사업 실패로 인문계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여상(女商)을 졸업한 뒤 4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청춘의 초반부를 보냈다. 뒤늦게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진학해 소설을 쓰면서 '언젠가는 그 소설의 울림이 세상의 한복판에 가 닿는다고 믿는 삶'을 꿈꿨다. 습작시절, 신춘문예 시기가 되면 열병을 앓듯 글을 쓰고 응모를 하고 좌절을 맛보는 시기를 몇 년 간 계속 겪다가 1996년 스물아홉이던 해, 첫 아이를 업은 상태에서 당선 소식을 받았다. 1990년대 후반 이후 늘 한국 단편소설의 중심부를 지키고 있다.
일상과 사물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스타일로 '정밀 묘사의 여왕'이란 별칭을 얻으면서 단편 미학을 다듬어온 공로로 ‘1999년 동인문학상’, ‘2000년 한국일보문학상’, ‘2004년 이수문학상’, ‘2008년 오영수문학상’을 잇달아 받은 중견작가이다. 그녀의 소설은 지나치게 사소한 일상에 몰두하다 보니 사회에 대한 거시적 입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 심리와 사물에 대한 미시적 묘사를 전개하면서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곰팡내 나는 쓰레기 더미 속에 숨어 있는 존재의 꽃을 찾아간다'는 1999년 동인문학상 심사평은 여전히 하성란 소설의 개성과 미덕을 잘 말해준다.
저서로는 소설집 『루빈의 술잔』, 『옆집 여자』,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 『웨하스』, 『여름의 맛』, 장편소설 『식사의 즐거움』, 『삿뽀로 여인숙』, 『내 영화의 주인공』, 『A』, 사진산문집 『소망, 그 아름다운 힘』(공저) 등이 있다. 동료 여성작가들과 함께 펴낸 9인 소설집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에 단편 「1968년의 만우절」을 수록하였고, 최근 국내외 작가 50여 명의 산문에 자신의 감상을 덧붙인 에세이 『당신의 첫 문장』을 출간했다.
하성란 작가의 대표작
옆집 여자
하성란 저 | 창비
단편소설의 묘미를 한껏 느끼게 할 하성란의 두 번째 소설집. 이미 첫 소설집 『루빈의 술잔』과 장편 『식사의 즐거움』에서 도시의 일상에 대한 정밀하고 깔끔한 묘사로 문단의 많은 주목을 받은 작가는, 이번 작품집에서 도시의 단자화 된 삶에 대한 더욱 깊어진 성찰과 더욱 따뜻해진 응시를 보여주고 있다. 가족에 대한 기억과 공동체적 유대를 상실한 개인의 아픔을 투시하며 건조한 기록 속에 희망에의 가냘픈 기대를 감추고 있는 작품이다. 소설이 보여주는 치밀하고 세심한 도시적 삶의 묘사는 일상에 대한 지극한 애정의 시선이 거둔 놀라운 성과이다.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
하성란 저 | 창비
『옆집 여자』 이후 2년여 만에 선보인 세 번째 작품집으로, 한층 탄탄해진 구성과 절제된 언어로 우리의 삶 도처에 잠복해 있는 비극을 냉정하게 그려내 독자들의 가슴을 뒤흔든다. 면밀하게 배치된 미스터리적 요소가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소설을 한층 흥미롭게 한다. 표제작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 「새끼손가락」 등 11편의 단편소설과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웨하스
하성란 저 | 문학동네
표제작이라 할 수 있는 「웨하스로 만든 집」을 비롯해 소설집 『웨하스』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들은 과거의 특정한 시간과 맞닿아 있다. 주변적 개인이 부재하거나 왜곡된 과거의 시간과 기억을 통해 현실의 찢어진 틈새에 도사린 일상적 아이러니를 드러내는 작가의 필치에서 독자는 우리의 삶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 그리고 그 때문에 삶은 쓸쓸할 수밖에 없다는 서글픈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하성란 소설의 특징인 사물에 대한 정치한 묘사는 『웨하스』에서도 여전히 이어진다.
A
하성란 저 | 자음과모음(이룸)
하성란 작가 특유의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장편소설이다. '오대양 사건'을 모티프 삼아 한 시멘트 공장에서 일어난 의문의 집단 자살을 중심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의 진짜 이유들이 하나씩 드러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많은 등장인물과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얽히고설킨 비밀을 하나씩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려 다소 복잡할 수도 있지만 작가는 탄탄한 플롯을 지켜가며 작품의 속도감과 긴장감을 유지해 간다. 우리는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 우리는 어디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고 있는가. 소설 속에, 아니 소설이 끝난 후에도 작가가 던지는 의미 있는 질문은 여전히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 속에 남아 있다.
왈왈
하성란 저 | 아우라(AURA)
작가 하성란의 첫 산문집. 2009년 1월 19일부터 그 해 연말까지 한국일보에 '길 위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누가 듣든 듣지 않든 개의치 않고 쉬고 작은 목소리나마 제 목소리를 내려 했던 그답게 제목을 '왈왈(曰曰)'로 정했다. 『왈왈』은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09년의 기록이자 작가 하성란의 일기이기도 하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망, 신종플루, 남편과 아이, 시댁과 친정, 작가로서의 삶 등 여러 이야기가 망라되어 있는데, 특히 일상 속 이야기들은 작가로서 뿐만 아니라 아내로서 엄마로서 인간 하성란의 실제 모습을 매우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미세한 일상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의례적이고 상투적인 요소를 과감히 삭제하면서 일상의 핵심을 단번에 잡아채는 글쓰기가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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