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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특색 있는 전시장으로 여름휴가 떠나자!

독특하고 참신한 작품들이 대거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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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예스24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인기 전시회를 들여다본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이다. ‘우리는 어디로 떠나느냐’며 한껏 부푼 희망을 안고 바라보는 연인이나 자녀들에게 이렇다 할 ‘플랜’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 여기 ‘히든카드’가 있다. 차 밀리지 않고, 볼거리 많고, 게다가 시원한 전시장 어떤가! 올 여름 세계 각지에서 찾아든 내로라할 아티스트들의 작품은 물론, 독특하고 참신한 작품들이 대거 전시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들은 작품은 물론 아티스트의 삶 자체가 이야깃거리가 풍성해 미리 공부 좀 해간다면 높은 안목, 넘치는 재치로 주위 사람들에게 확실히 점수를 딸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여름 예스24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인기 전시회를 들여다본다.

 

앤디워홀 라이브展.jpg

 

 

이런 것도 작품? <앤디워홀 라이브>

 

컬러 프린트에서 뽑아낸 듯 조금씩 다른 색채로 표현된 같은 모습의 마릴린 먼로, 대형 마트에 가면 쌓여 있는 수프 통조림, 마이클 잭슨, 마오쩌둥, 무하마드 알리 등 유명인의 특색 있는 초상화, 유명 향수와 청바지, 미국 달러 기호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미지들이 화폭에 담겼다. 미술뿐만 아니라 광고, 디자인, 출판, 영화 등 상업적인 시각예술 전반에서 활동하며 순수미술과 대중미술의 경계를 허문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 그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 <앤디 워홀 라이브>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앤디 워홀의 모습을 담은 다양한 사진과 상업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시절의 드로잉, 최초로 공개되는 컴퓨터로 작업한 미디어 아트, 의미 있는 것들을 10년 넘게 모은 타임캡슐 등 미국 피츠버그 앤디워홀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 400여 점이 공개되고 있다.

 

1928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시에서 체코슬로바키아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즐겼고, 만화와 잡지를 좋아했다. 앤디 워홀의 재능을 알아본 부모는 어려운 형편에도 대학 자금을 마련했고, 워홀은 회화와 디자인으로 유명한 카네기 공과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 수줍은 성격에도 업계에 발을 들여 인맥을 쌓았고, 유명인들과 작업하며 스스로를 브랜드화 했다. 앤디 워홀은 아티스트였지만, 그가 원했던 것처럼 돈과 명예를 얻고, 다채로운 분야에서 활동하며 누구보다 화려하게 살았다. ‘팝아트’라는 장르처럼 스스로도 예술가와 사업가의 경계를 허문 셈이다. 실제로 그는 ‘나는 상업 미술가로 시작했고, 비즈니스 미술가로 마감하고 싶다’고 말했다. 팝아트 대가의 작품인 만큼 마치 미술관에 마련된 아트샵을 구경하듯 화려하고 재미난 이미지를 따라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하면 되겠다.

 

제나 할러웨이.jpg

 

 

제나 할러웨이의 수중사진 전시회 <더 판타지>

 

환한 미소의 아이가 수달과 물속을 여행하는가 하면 말이 우아한 발길질로 바다에서 수영하고 있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수중 침대에 누워 있다. 환상적이면서도 몽롱한 느낌의 이 사진들은 모두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제나 할러웨이가 수중에서 촬영했다. 그녀의 작품 1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는 <더 판타지> 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10대 후반에 스쿠버다이빙 강사로 활동했던 제나 할러웨이는 물속에서 사진을 찍다가 빛이 퍼지는 부드러운 느낌에 매료돼 수중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수중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설정도, 몽환적인 느낌의 사진도 매력적인 만큼 인기 잡지와 상업적인 작업은 물론 순수 예술작품에도 주력하고 있는 그녀. 수중 작업이라 우수한 수영 실력은 기본, 대부분 스쿠버 장비 없이 숨을 참은 상태에서 촬영하기 때문에 잠수 실력도 중요하다. 제나는 보통 물속에서 3분 정도 숨을 참을 수 있는데 촬영에 집중하다 보면 더 오래 버틸 때도 있다. 부력에 맞서 수중에 세트를 설치하고, 수없이 물 안팎을 오가며 모델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녀는 언젠가 수중 자동차 광고를 찍겠다는 재미난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어른에서 아이까지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전시회다.     
 

헤세와 그림들 展.jpg

 


헤세가 그림도 그렸나? <헤세와 그림들>

 

‘데미안’, ‘싯다르타’, ‘지와 사랑’, ‘유리알 유희’... 소설과 시로 만나 왔던 헤르만 헤세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는 전시회 <헤세와 그림들 전 :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3월 종료되고 지금은 대구에서 열리고 있는 <반 고흐 : 10년의 기록 전> 연출진이 새롭게 선보이는 컨버전스 미디어 전시다. 예술을 영상기술에 접목해 표현한 것이 미디어아트라면 미디어아트에 명화를 접목한, 그러니까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것이 컨버전스 아트. 2차원의 그림이 확대되고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훨씬 생동감 있고 재미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움직이는 영상 뒤에는 원화와 명언이 나오는 만큼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겠다.

 

흔히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성장 소설로 얘기한다. 헤세의 문학이 자기성찰과 치유로 대변된다면 그가 살았던 스위스 몬타뇰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화를 통해서는 자기성찰과 치유를 이뤄간 헤세 본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초판과 사진, 친구들에게 보낸 엽서는 물론 타지기와 안경 등 그의 유품 5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안토니 가우디 展.jpg

 

 

천재인가, 광인인가!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카사 밀라, 카사 바트요, 구엘공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가면 꼭 찾는 장소, 그 장소를 만든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서울을 찾았다. 그의 삶과 천재성을 전시한 <바르셀로나를 꿈꾸다. 안토니 가우디> 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문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건축가 가우디의 전기를 소개하는 장으로, 가우디가 작업한 건축 도면과 스케치, 장식, 건축물 모형 등 2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가우디가 바르셀로나 건축학교를 졸업할 때 교장이었던 엘리아스 로젠은 ‘제가 이 졸업장을 천재에게 주는 것인지, 아니면 광인에게 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그것을 우리에게 말해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100여 년이 지난 현대인의 눈으로 봐도 한참이나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건축물이 당대에는 어땠겠는가. 가우디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후원자 구엘을 만나면서 그의 작업은 활기를 띠게 됐고, 작품 가운데 7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걸 보면 가우디는 ‘미친 천재’가 아닐까. 이번 전시회에서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을 비롯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7개 건축물의 설계도와 가우디가 만든 가구 등 진귀한 전시품을 볼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나 도슨트 투어를 통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그 도면으로 완성된 실제 가우디의 건축물 사진과 영상물을 접하면 전시회를 훨씬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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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갑 사후 10년, <오름에서 불어오는 영혼의 바람>

 

전시장 1층부터 3층까지 제주 오름 사진만 걸려 있다. 이렇다 할 제목도, 설명도 없다. 하지만 사진의 화면 비율이나 구도, 색감, 그리고 오름의 모습과 오름을 담아낸 느낌에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사진작가 고 김영갑 씨 10주기를 기념한 사진전 <김영갑 십 년만의 나들이, 오름에서 불어오는 영혼의 바람> 전이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서울에 주소를 뒀지만 제주가 좋아 제주에 정착한 남자. 이번 전시회에는 그가 루게릭병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숨지기 전까지 거르지 않고 찾았던 제주 오름의 다채로운 모습 70여 점이 전시돼 있다. 1층 전시장에는 1980~90년대 초반, 2층에는 1990년대 중반, 3층에는 1996년 이후 찍은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화면 비율이 각각 1:1.5, 1:2, 1:3 파노라마 형태다. 사진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던 작가가 오름을 담아내는 과정에서 사진과 조금 더 친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사진에는 어떤 기술이 더해지지는 않았다. 그것은 다만 오랜 세월 한 곳을 바라보며 채득한 작가만의 시선, 시간과 자연이 준 변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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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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