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은, 순례의 삶을 사는 소설가
1983년도 제7회 이상문학상 수상
특히 니체, T. E. 로렌스, 카프카의 영향을 받아 실존적 화두에 몰두한 것이 계기가 되어, 문학을 통해 구도(求道)의 길을 닦아왔다.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남대천과 동해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17세 때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에 매혹되어 도스토옙스키, 카뮈, 바르뷔스, 엘리엇, 릴케, 보들레르의 작품을 찾아 읽으며 자기만의 독서 목록을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니체, T. E. 로렌스, 카프카의 영향을 받아 실존적 화두에 몰두한 것이 계기가 되어, 문학을 통해 구도(求道)의 길을 닦아왔다.
23세 때부터 독립해서 직장생활을 했고, 퇴근 후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68년 《사상계》에 「교(橋)」로 입선하고, 1969년 《월간문학》에 「나와 ‘나’」로 당선하여 문단에 데뷔했다. 1983년 「먼 그대」로 이상문학상, 1990년에 「사다리가 놓인 창」으로 연암문학상을 받았다.
《한국문학》 《문학사상》 편집장을 지냈고 한신대 사회교육대학원, 추계예술대에 출강했다. 현재 이상문학상 등 여러 문학상과 신춘문예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신진 작가 발굴과 문학 발전에 힘쓰고 있다.
40대 때부터는 많은 시간을 여행을 하면서 보냈다. 지금까지 50개국 165개 도시를 찾아 다녔고, 2008년에 산티아고 가는 길을 40일간 걸었다. 걸으며 묵상하고, 낯선 도시의 골목길을 배회하는 것을 즐기며, 춤추는 것이 취미이다.
소설집 『사막을 건너는 법』 『타인의 우물』 『시인과 촌장』 『사다리가 놓인 창』 『먼 그대』와 장편소설 『꿈길에서 꿈길로』 『시간의 얼굴』 『그리운 것은 문이 되어』, 산문집 『내 마음의 빈 들에서』 『안쪽으로의 여행』 『내 사랑이 너를 붙잡지 못해도』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돈 키호테, 부딪혔다, 날았다』 등을 썼다.
인생의 짐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것이 태반이다. 짐을 지는 것으로 사랑이 가늠되기도 한다. 아무 짐도 지지 않는다는 것은 타인에 대해 의무도 책임도 안 지려는 태도이다. 때문에, 짐을 무조건 가볍게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그것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일 뿐, 무거운 짐을 질 수 있는 영육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짐을 벗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다.
서영은 작가의 대표작
먼 그대 외 : 1983년도 제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서영은 등저 | 문학사상
1983년도 제7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서영은 씨의 소설 <먼 그대>가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현실에서 단순화된 몇 가지 재료들을 빌려오지만 그 조형 방식은 소설의 가장 원초적 형식인 우화에서 찾고 있다. 그 우화적인 틀과 상징적 문체는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잠재하고 있는 욕망의 원형을 비춰 보이기 때문에 뜻밖의 미적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제7회 이상문학상은 현대 소설이기 전에 가장 단순하고 가장 영원한 소설 장르의 독창적인 구현으로서 서영은의 작품을 평가했다.
사막을 건너는 법
서영은 저 | 책세상
1978년 출간된 서영은의 첫 번째 작품집. 서영은의 초기 소설들에는 희생과 은폐를 통해 유지되고 있는 세련된 삶에 대한 조소와, 삶의 거짓을 알아차린다고 해도 어떤 행동도 하지 못하는 이들의 어리석음을 향한 준열한 시선을 담고 있다. 이러한 비판은 타성에 젖은 삶에 대한 경고이자, 그것을 넘어서고자 하는 반항과 위반에의 욕망이기도 하다. 표제작 「사막을 건너는 법」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이 주제가 자전적인 일상과 만나 심화된 중편 「살과 뼈의 축제」에서는 객관적 생의 조건과, 그에 대한 개인의 내면이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관되게 세계와 맞서는 자세와 윤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서영은의 초기 소설들은 오늘의 독자에게 자신만의 질문과 답 찾기의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서영은 저 | 문학동네
이 책은 도시와 속세로부터 벗어나 다시금 간절하게 자기 자신을 찾고자 소원한 한 여성작가의 절실한 기도이자, 순례길 위에서 온몸으로 쏟아낸 땀과 눈물의 기록이다. 66세의 나이에, 작가로서 성공적인 앞날을 뒤로 하고 순례길에 나선 그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내려 놓고 인생의 또다른 모험의 길을 걷는다. '작가로서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고자 한 그의 열정과 번뇌가 이끈 순례길은 삶의 진정한 '변화'를 이끄는 길이 된다.
최인호의 인연
꽃들은 어디로 갔나
문학을 통해 구도(求道)의 길을 걸어온 서영은 작가가 인고(忍苦)의 사랑을 그린 『꽃들은 어디로 갔나』를 출간했다. 삶의 근원과 존재론적 슬픔을 그려낸 서영은의 작품세계는 1968년 등단한 이래 46년간 이어져왔다. 일곱 번째 장편 『꽃들은 어디로 갔나』에서 작가는 남녀의 사랑을 넘어선 깨달음의 경지를 이루어낸다. 소재는 자전적이지만 오랜 세월을 통해 정련된 3인칭 서술의 어조는 무연(無緣)하기까지 하며, 작가 스스로도 "사적 감정을 배제하고 오로지 작가로서 삶의 진실, 인간성의 깊이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밝혔다.
돈 키호테, 부딪혔다, 날았다
서영은 저 | 비채
이순을 넘긴 작가 서영은이 돈 키호테가 가장 돈 키호테다워지는 땅 라 만차로 떠났다. 그곳에서 마주친 돈키호테는 400년의 세월이 무색하도록 뜨겁고 생생하며, 그 여정은 텍스트 여행이라기 보다는 순례에 가깝다. 전 세계 사람들을 스페인에서도 가장 척박한 황야로, 이제는 돌지 않는 풍차를 보러 떠나게 하며, 음습한 지하감옥으로 불러들이는 거대한 허구의 땅 라 만차. 그곳에서 작가 서영은이 200여 컷의 사진과 대화로 전해온 낯설고도 익숙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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