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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태양

언어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메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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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포(Metaphor)는 본래 그것과는 다른 것에 속하는 이름을 그것에 부여하는 것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중에서 -

대표적인 예술 영역인 음악과 미술 그리고 문학 가운데 음악과 미술은 그야말로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직관(intuition)과 창조의 영역입니다. 논리와 질서를 넘어서는 영감과 몰입의 세계이지요. 이에 비해 문학의 경우, 그러한 직관성 보다는 먼저 작가와 독자간의 소통이라는 측면이 좀더 강조됩니다.

 

이는 아마도 문학의 표현 매체인 언어의 특성에 기인한 것일 겁니다. 언어의 본질은 상대방에 대한 의사전달에 있고 그것은 서로 합의된 기호체계인 말이나 글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언어를 통한 의사전달의 목적은 다양합니다. 때로는 단순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하여 언어가 사용되기도 하고 혹은 보다 깊은 감정을 상대방에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여러 기능 중에서 감성적인 측면에 치우치게 되면 보다 예술적인 측면이 부각되는데 이런 종류의 언어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론의 하나가 바로 은유 또는 암유(Metaphor)의 활용입니다.

 

youaremysunshine.jpg 
출처: Google Image

 

예컨대 '당신은 나의 태양입니다'라는 전형적인 은유 문장의 예를 들어보면 사실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성립할 수 없는 문장이지요. 어찌 인간인 상대방이 6000도의 고열을 내뿜고 있는 Solar System의 중심인 태양일 수가 있겠습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당신은 마치 태양같이 나에게 빛을 주는 절대적인 존재'라는 뜻일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풀어 쓰면 언어가 가지고 있는 감칠 맛이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나의 태양, 나의 천사, 나의 여신... 이러한 모든 표현이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여 느낌을 전달하는 예술이 되는 것입니다.

 

 

Nobody calls me CHICKEN!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험영화 <Back to the Future(1985)> 시리즈를 보면 주인공인 Marty McFly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못살게 구는 악역 Biff Tannen이 등장합니다. Biff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자극하지만 Marty는 웬만하면 싸움을 피하려고 하지요. 그런데 그런 그도 도저히 참지 못하는 한 마디 말이 있었으니 바로 'Chicken'입니다. 영화에서는 "You, chicken, nothing but a little chicken!"이라는 말에 이를 참아 내지 못하고 결국은 한바탕 격돌하게 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옵니다. Chicken이라는 말은 '겁쟁이'를 지칭하는 slang으로 일종의 Metaphor에 해당된다고도 볼 수 있는 표현입니다.

 

영어에서 은유적 표현은 이처럼 생활 속에서도 자주 쓰이고 있으며, 또 시(詩)와 같은 특수한 문학적 장르나 격식을 차리는 경우에도 빠지지 않고 사용됩니다. 결국 이러한 은유적 표현은 고급 영어를 익히는 데 있어서 가히 필수적인 요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어에서 자주 쓰이는 은유적 표현 방법

 

이러한 범용적 Metaphor의 대표적인 category로서는 인간의 신체, 동물, 색깔, 음식, 꽃과 같은 식물, 날씨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감성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사람의 신체에 대한 은유적 사용입니다.

 

He has set up a body called the Security Council.


위의 문장을 보면 실제 'body'란 인간의 각종 신체부위를 모아서 부르는 통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문장에서는 body를 'group of people'의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International meetings with Heads of States and International Organization.


위의 문장에서는 머리를 의미하는 'Head'라는 단어가 은유적으로 사용되어 '우두머리' 또는 '수반'이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이외에도 eye, heart, teeth, tongue, lip, shoulder, hand, guts, blood, bone 등 신체부위를 이용한 은유는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심장(Heart) 또한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단어입니다.

 

you-break-love-my-heart-13161932439.png


 

You broke my heart, Margaret, you wrecked my life.
Her letters have been heart-breaking.
My heart goes out to this compassionate man.
He enjoys the whole-hearted support and affection on his own people.

 

심장 스스로가 어떻게 깨지고 부러지고 달려나갈 수 있겠습니까? 너무나도 중요한 심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마치 심장이 깨질 듯이, 심장이 밖으로 뛰쳐나와서 달려나가는 듯한 그리고 심장 전체가 함께하는 듯한 뜻인 것이지요. 이를 실제 상황에 맞게 분석하여 정확히 물리적으로 기술한다면 이미 언어가 가지고 있는 묘미를 다 잃어 버리는 거겠지요.

 

Flower나 Fruit과 관련된 표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They remembered her as she'd been in the flower of friendship.
Her majesty invited the flower of the nobility.


꽃은 식물의 가장 절정을 이루는 부분이므로 위의 예에서 'flower'의 의미는 'the best and finest part(가장 좋은, 최고의)'의 뜻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They enjoyed the fruits of success and live well.
Sooner or later our common efforts will bear fruit.


역시 열매라는 의미이지만 열매는 식물 생태 단계의 가장 풍성한 결실의 단계에 맺어지는 것이므로 위의 예문에서는 '결실'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시적 기억을 아로새기는 메타포의 각인 효과

 

이처럼 생활 속에서 자주 쓰이는 은유적 표현도 있고, 문학 작품에서 그 아름다움을 더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밀란 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은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랑은 은유로 시작된다. 달리 말하자면, 한 여자가 언어를 통해 우리의 시적 기억에 아로새겨지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는 것이다.

 

kundera.jpg

 

다른 많은 언어들이 그렇듯 영어도 아주 많은 은유적 표현을 가지고 있습니다. 관용적 은유표현의 근원을 살펴봄으로써 Metaphor의 세계에 빠져 보는 것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문화권의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더 잘 이해하고 그 표현의 감칠맛을 음미하기 위한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Today's Choice]


백 투 더 퓨쳐
Back To The Future, 1985

 

 

Nobody calls me chicken

 

아카데미상 수상에 빛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기상천외한 모험 영화 <백 투 더 퓨처>. 괴짜 박사 브라운(크리스토퍼 로이드)이 발명한 타임머신을 타고 1955년으로 날아간 십대 소년 마티 맥플라이(마이클 J. 폭스)는, 시간 파괴 연쇄 반응을 엉망으로 만들며 자신의 존재가 지워질 위기를 맞이합니다. 혁신적인 특수 효과와 잊지 못할 음악, 논스톱 액션으로 무장한 채 시간의 규칙을 거스르는 모험 영화의 절대 강자 <백 투 더 퓨처>. 30년 전 영화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언제 봐도 재미있는 영화로 여름 밤의 무더위를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추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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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권계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외교관이 되었다. 주호놀룰루 총영사관 영사, 주네덜란드 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으며, 2013년 노벨평화상 수상 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법률의제 의장을 역임했다. 이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홍보팀 상무, 글로벌 스포츠마케팅담당 상무를 거쳐, 현재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전무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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