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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 여름 축제
Dubrovnik Summer Festival
성벽에 둘러싸인 구도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두브로브니크(Dubrovnik)는 그 아름다움을 이루 말할 수 없는데요. 매해 여름이면 이곳에서도 오페라와 클래식 연주회, 발레, 연극 등을 중심으로 예술 축제가 펼쳐집니다.
최근 국내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가고 싶은 해외 여행지’로 크로아티아가 있는 발칸 반도가 뽑혔더군요. 그 기사를 보면서 텔레비전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크로아티아가 지닌 관광자원이 대단한 것이겠죠. 서유럽과 중유럽에 비해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크로아티아는 세계적으로 소문난 여행지입니다. 특히 성벽에 둘러싸인 구도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두브로브니크(Dubrovnik)는 그 아름다움을 이루 말할 수 없는데요. 매해 여름이면 이곳에서도 오페라와 클래식 연주회, 발레, 연극 등을 중심으로 예술 축제가 펼쳐집니다.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현지인들도 파티 분위기에 흠뻑 젖는, 그야말로 축제의 도시로 탈바꿈하는데요. 오랜만에 유럽 축제 좀 소개해드릴까요?
특별히 아름다운 도시 두브로브니크
아드리아 해에 접해 있는 두브로브니크는 7세기에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해, 15세기와 16세기에는 상선이 활발하게 바다를 누비며 부를 쌓았던 곳입니다. 구시가로 들어가는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필레 문을 통과하면 당시 이 도시가 얼마나 번창했는지 알 수 있죠. 성곽으로 둘러싸인 구시가는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세트장 같다고 할까요? 일찍이 르네상스가 꽃을 피운 두브로브니크에서도 르네상스가 꽃을 피웠는데요. 소폰자 궁전, 렉터스 궁전 등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이 세워지는가 하면 필레 문 왼쪽에 있는 프란체스코 수도원에는 1317년에 약국이, 오른쪽에는 1448년에 대형 수로 시설인 오노프리오 분수가 들어섰습니다. 스폰자 궁전까지 스트라둔 대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골목길이 이어지면서 수많은 레스토랑과 노천카페, 기념품 가게들이 관광객들을 유혹하는데요. 건축물은 물론이고 좁은 골목길마저도 아이보리색 돌길로 조성돼 고풍스러운 맛을 더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고도 아름다운 요새인 두브로브니크의 성벽은 해안을 따라 구시가를 감싸고 있습니다. 총 길이가 약 2km, 최고 높이는 25m에 달하죠. 성벽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길이 나 있는데요. 성벽 위에서 다각도로 내려다보는 뽀얀 구시가의 속살과 그 너머로 펼쳐진 에메랄드빛 아드리아 해는 세상에 다시없을 아름다운 풍광입니다. 두브로브니크가 속한 크로아티아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몬테니그로 등과 함께 구 유고연방을 이루다 지난 1991년에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세르비아가 전쟁을 일으켰고 이 과정에서 두브로브니크 역시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았는데요. 당시 유럽의 지식인들이 두브로브니크의 아름다움을 지키고자 인간 방패가 돼서 포격에 맞섰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두브로브니크 여름 축제(Dubrovnik Summer Festival)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멋진 페스티벌이 있게 마련인데요. 1950년에 시작된 <두브로브니크 여름 축제>는 매해 7월 10일부터 8월 25일까지 열립니다. 성곽으로 둘러싸인 두브로브니크의 모습은 언뜻 보면 사람 심장 모양인데요. 그래서 축제의 제목도 ‘Walls of Stone, Heart of Art'입니다. 과거 베네치아 공화국의 영향을 받아 일찍이 문학과 예술이 꽃을 피웠던 두브로브니크인 만큼 이 페스티벌은 크로아티아의 문화예술을 대표하면서 동시에 유럽의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는데요. 내전의 소용돌이를 경험했기 때문일까요? 페스티벌이 시작하는 7월 10일이 되면 필레 문 위에 ‘Libertas(자유)’라는 깃발이 붙습니다.
50일 가깝게 이어지는 축제에서는 클래식 연주회에서 연극, 오페라, 발레 등 다채로운 공연이 구시가 곳곳에서 펼쳐지는데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구시가의 모든 공간이 근사한 무대가 됩니다. 따로 세트를 마련하지 않아도 성문으로 배우들이 등장하고, 궁전 발코니에서 성악가들이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는가 하면 대리석을 무대 삼아 무용수들이 깃털처럼 가볍게 춤을 춥니다. 평소에는 지금을 살아가는 두브로브니크 사람들의 터전인 이곳이 축제기간에는 음악과 연극, 춤과 함께 연출이 따로 필요 없는 상상의 무대가 되는 것이죠. 특히 페스티벌이 시작하는 날에는 신시가의 주택가에서도 화려한 파티복 차림의 수많은 사람들이 구시가로 몰려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축제가 시작됐다며 한껏 들뜬 모습입니다. 보통 여행객들에게만 관광 상품이 돼 버린 다른 도시의 페스티벌과 달리 두브로브니크에서는 현지인들에게도 한 여름의 축제가 시작된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프닝 행사가 끝나면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밤늦도록 춤과 노래가 이어지면서 철옹성 같은 성벽 안은 웃음꽃이 만개한 사람들과 현란한 불빛,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는 음악소리로 축제의 현장임을 실감하게 합니다.
두브로브니크 여행 A to Z
우리나라에서 바로 가는 비행 편은 없지만 유럽 각지에서 두브로브니크 국제공항으로 가는 경유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보다 앞서 두브로브니크에 갔던 친구는 이탈리아 바리에서 배편으로 이동했는데, 선상에서 아드리아 해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더군요. 물론 밤새 조금은 불편한 잠자리를 감수해야 합니다. 아드리아 해에 둘러싸인 두브로브니크에서는 바닷가를 따라 다양한 리조트들이 조성돼 있습니다. 방문을 열고 나가 바로 수영을 즐길 수 있겠죠. 신시가에 조성된 민박도 많이들 이용하는데요. 신시가의 주택은 대부분 언덕에 있어서 도보로는 상당히 많은 계단을 오르내려야 합니다. 리조트나 민박 모두 구시가에서 멀어질 경우 열심히 걷거나 비싼 택시비를 내야 한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크로아티아의 여름은 상당히 덥기 때문에 숙소를 구할 때는 에어컨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 나라가 해결해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모기인지라, 에어컨이 없는 숙소의 경우 어쩔 수 없는 다량의 헌혈을 각오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풍부한 햇살 아래 도시는 다양한 색과 맛으로 가득하기도 한데요. 값싼 와인과 과일, 라벤더, 수산물, 그리고 현란한 꽃과 나무 역시 크로아티아의 즐길 거리입니다.
두브로브니크 여름축제(//arhiva.dubrovnik-festival.hr/dubrovnik-summer-festival)는 구시가 곳곳에 조성된 궁전과 극장은 물론 야외에서도 축제 기간 내내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또 성곽 초입에 마련된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면 와이너리와 간단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관광 상품들도 만날 수 있는데요. 축제를 찾아 갔던 도시지만 솔직히 절벽 카페에 앉아 아드리아 해를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고, 골목마다 들어찬 레스토랑에서 싱싱한 해산물 요리를 먹던 기억이 조금 더 강렬하게 남았네요. 그만큼 두브로브니크는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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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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