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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EQ가 아니라 PI(성격지능)!

존 메이어의 『성격 탁월한 지능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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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외향적인 사람으로 변신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노력을 통해 자기 성격을 잘 이해하고, 세상과 사람들을 보는 눈을 넓고 정확하게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란 말이다.

 

격주 월요일, 하지현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추천하는 심리책 이야기, ‘하지현의 마음을 읽는 서가’가 연재됩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의 고민이 보도됐다. 10여 년 전과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좋은 학력, 자격증, 언어능력을 가진 지원자들이 입사 지원을 한다. 그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재를 선발한다. 그렇지만 이들 중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둔다. 또 지적으로는 매우 뛰어난 인재임은 분명하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조직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갈등을 일으키는 일이 적지 않다. 회사에서 바라는 인재는 업무를 파악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지적 능력뿐 아니라,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고, 스트레스를 견뎌내고, 감정적으로 무난하고 상식적인 판단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지만, 공정한 선발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지표에 의지할 수밖에 없고, 결국 그 사람의 지적 능력을 평가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감성적 지능’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


많은 회사에서 그래서 심리검사를 회사의 필요함에 맞춰 변형해서 실시하고 있지만 이는 직무적성과 관련해서 배치를 하는데 고려사항으로 둘 정도이지, 성격 자체를 파악하고 이를 한 사람의 강점과 약점으로 평가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지금까지 나와 있는 성격에 대한 검사들(예를 들어 MBTI와 같은 것)은 모두 성격유형을 분류하는 것이지 성격을 마치 지능을 측정하듯이 점수화하거나 어떤 성격이 좋다 나쁘다, 성격의 장점이 많다 적다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존 메이어의 『성격 탁월한 지능의 발견』이다. 그는 지능에 이어서 감성지능 이론을 창안한 바 있는 미국 뉴햄프셔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다. 그는 20여 년 전에 처음으로 ‘지적 능력’뿐 아니라 ‘감성적 지능’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이를 잘 개발하는 것이 사회적 능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당시로는 혁신적인 이론을 내놓았다. 그리고 ‘메이어-샐로비-카루소 감성지능검사’를 만들어 보급했다. 거기서 만족하지 않은 존 메이어는 감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감성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은 ‘성격’을 다시 정의해서 감성지능을 평가했듯이 충분히 좋은 성격요인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성격에 대한 관심은 역사가 깊다. 2,500년 전의 문헌에서도 철학자, 종교지도자, 정치인들이 모두 자기이해의 필요성, 타인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삶에서 매우 중요하고, 갈등을 해결하는데 핵심적 요인이라고 했다. 메이어는 ‘성격지능 personal intelligence PI'을 성격에 관한 정보를 끄집어내고 이런 정보를 추론하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성격지능이 잘 발달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격도 쉽게 파악해서 사회적 대처능력이 뛰어나다. 몇 가지 단서들을 통해 상대의 성격유형을 파악해내고, 대응방법을 생각하고, 추론한다. 더 나아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계획하고, 스트레스 상황이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좀더 슬기롭게 대처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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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지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들


메이어는 이 책에서 지난 1백여 년 동안 다양한 방면에서 연구된 성격이론을 총망라해서 분석한 후 자신이 생각하는 성격지능의 개념을 확립해나간다. 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졌듯이 성격은 선천적인 면과 살아가면서 경험한 것, 환경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쌓여나가 완성된다. 사회적 기능을 잘하기 위한 성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기 이해를 잘 하고’, ‘성격의 기능에 대해서 잘 인식하는 심리적 지식을 갖고’, ‘타인의 피드백에 열린 마음을 갖고 수용할 자세’가 필요하다. 그는 그래서 성격지능을 높이려면 크게 3가지 범주, 즉 ‘심리학 도구의 활용, 피드백(평판) 수용, 자기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심리학의 도움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주변의 객관적인 피드백 역시 잘못된 오류를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끊임없는 자기성찰이야말로 개인의 성장,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는 성격지능이 높은 사람은 충동적이지 않고, 스트레스 상황이나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실수를 하지 않는다. 타인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상대의 약점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며 자신의 한계도 솔직히 인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사람에 대한 추론능력 덕분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행동을 할지도 잘 예측할 수 있다. 이들은 대인관계와 평판과 관련한 피드백에 감정을 배제하고 폭넓은 내적 동기 스펙트럼과 감정 스펙트럼을 인정하고 자신에 대한 좋은 평판뿐 아니라 나쁜 평판도 수용할 수 있다. 자아상도 비현실적으로 높거나 낮지 않고 정확한 편이다. 무엇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정확히 평가한다. 머릿속에 입력되어있는 세상, 자신, 타인에 대한 모형이 객관적이고 정확하다. 그래서 왜곡된 시선으로 자신을 보거나 타인을 보지 않고, 낮은 수준의 방어기제를 동원할 필요가 없다. 시간관점에서 현실과 미래에 대한 관점도 적절히 배분할 수 있다. 미래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 비해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즉흥성과 자유를 즐긴다. 그러나 지나치게 현재 중심적이면 쾌락적 행동에 빠지기 쉽다.

 

반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강한 사람은 지나치게 위축되거나, 안전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에 선명하고 정교한 미래에 대한 예측과 미래자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이 현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정확히 추론해서 오늘 우리가 내린 결정이 가져올 미래를 수용할 수 있다. 메이어는 성격지능이 높은 사람은 합리적인 목표를 세우는 기본적 원칙을 잘 알고 있고,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목표에 쓸데없이 집착하지 않고 쓸모 있는 방향으로 에너지를 할당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메이어는 비록 성격은 한 사람의 정체성의 핵심이고, 판단의 기본적 근거가 되는 자동인식장치와 같은 것이며, 한 번 구축되고 되면 변화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성격지능의 평가결과가 평생 지속되는 것만은 아니며, 교육과 노력을 통해 충분히 변화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 자신과 타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성격에 관한 기초교육을 강화하고 성격지능에 대한 지식을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야한다고 주장한다. 전통적인 학교 교육은 주로 지능을 함양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메이어는 그런 지적인 정보를 학습하는 것 뿐 아니라, 실제로 사회에서 독립적인 성인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성격을 잘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므로 다양한 심리체계에서 동기와 감정, 사회적 기술을 동원해 실제로 행동하는 방법, 자제력을 발휘하는 방법, 성격발달과 변화과정을 일찍부터 학습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야 서두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지적인 부분은 과도하게 발달해 있지만 정작 사회생활에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불행한 일이 줄어들 것이다. 꼭 학교교육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람을 잘 파악하고, 상황에 대입해서 대처하는 능력은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데 따라 충분히 변화가 가능하다.

 

사람의 성격유형 자체는 웬만해서는 변화하기 어렵지만,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적응을 위한 요인들을 자신의 성격안에 탑재하는 것은 충분히 자기인식과 노력을 통해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성적인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외향적인 사람으로 변신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노력을 통해 자기 성격을 잘 이해하고, 세상과 사람들을 보는 눈을 넓고 정확하게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란 말이다. 지적능력에 대한 경쟁은 이미 과포화 상태의 레드오션이니 차리리 ‘성격지능’을 높이는 것이 더 신경써야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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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탁월한 지능의 발견 존 D. 메이어 저/김현정 역 | 추수밭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세계적으로 EQ 열풍을 일으켰던 감성지능 이론의 창안자이며, 저명한 심리학자인 존 메이어는 성격의 재발견을 제안한다. 지능 연구에서 ‘감정’에 주목해 감성혁명의 토대를 만들었던 그는 이제 ‘성격’이야말로 감정을 포괄하는 동시에 가장 기본적이고 탁월한 지능임을 밝혀냈다. 존 메이어는 이 책 《성격, 탁월한 지능의 발견》에서 기존의 감정 연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롭게 성격을 조명하고, 성격도 IQ나 EQ처럼 측정 가능한 지능임을 체계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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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하지현(정신과 전문의)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읽는 것을 좋아했다. 덕분에 지금은 독서가인지 애장가인지 정체성이 모호해져버린 정신과 의사. 건국대 의대에서 치료하고, 가르치고, 글을 쓰며 지내고 있다. 쓴 책으로는 '심야치유식당', '도시심리학', '소통과 공감'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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