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여의도 맛집] 평범한 버거는 없다. 특별한 경험, 여의도 버거

여의도 버거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여의도의 보물 같은 맛집이 모여있는 여의도역 아일렉스 상가에 세련된 간판에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매장이 등장했다. 심지어 이름 또한 꾸밈없이 직관적인 <여의도 버거>다. 도대체 어떤 햄버거를 팔고 있을 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여의도의 보물 같은 맛집이 모여있는 여의도역 아일렉스 상가에 세련된 간판에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매장이 등장했다. 심지어 이름 또한 꾸밈없이 직관적인 <여의도 버거>다. 도대체 어떤 햄버거를 팔고 있을 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매장을 취재하는 동안에도 계속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모던한 인테리어에 여의도 곳곳의 사진들과 쉐프들와 오너, 그리고 디자이너의 사진이 장식되어 있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L1000028.JPG


 

여의도 버거에는 햄버거가 없다. 즉, 다진 고기 패티를 이용한 버거가 없다. 사실 햄버거의 다진고기는 질이 좋지 않은 자투리고기를 잘게 다져 (때에 따라 빵가루나 달걀 등을 첨가해) 부드럽게 만들어 굽는 것이 원형이다. (그래서 간혹 맥OOO 같은 전문점의 고기패티 질에 대한 비난도 끊이지 않는다.) 여의도 버거는 그런 의심을 일축시키는, 획기적인 버거만 준비했다. 다진 소고기가 아닌 질 좋은 소고기(그것도 등심)와 닭고기(그것도 닭다리살)을 사서 고기 그대로의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래서인지 상호명도 여의도 햄버거가 아닌 여의도 버거다. 
 

L1000025.JPG

 


닭고기 다리살을 통째로 올린 필리필리버거, 소등심을 얇게 저민 고기를 사용한 타르타르버거, 그리고 삶은 달걀과 부드러운 닭고기 무스를 곁들인 에그도그가 대표 버거다. 한눈에 봐도 뭐가 들어갔는지 알 수 있도록 닭, 소, 달걀 등의 이미지 디자인이 귀엽다. 사이드로는 흔한 감자튀김 대신 해시브라운과 달걀 후라이를 합친 에그포테이토, 그리고 치즈를 올려 구운 포테이토그라탕이 있다. 또한 양이 조금 부족하다 느낄 사람들을 위해 그뤼에르 치즈와 베이컨을 넣은 납짝 샌드위치인 비키니와 입을 개운하게 해줄 수제피클이 준비되어있다. 착한 가격의 커피와 매일 20병만 한정으로 만드는 해독주스에, 버맥이 가능하도록 맥주까지 다양한 음료도 판매한다.
 

여의도버거.jpg

 


모두 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위장에 한계 때문에 타르타르버거와 에그도그, 비키니와 에그포테이토, 수제피클을 주문했다. 타르타르버거는 얇게 저민 소고기 등심이 진득한 치즈와 함께 녹아 필리치즈스테이크샌드위치를 연상시켰다. 체다치즈의 고소함과 아삭아삭한 양상추에 토마토, 양파를 곁들여 상큼하기까지 하다. 또한 에그도그는 삶은 달걀 한 개가 통째로 들어있는데 특이하게 물감이 뭍은 듯한 진한 핑크색이 보인다. 색소가 아닌 비트 퓨레로 비트는 한국에서는 잘 쓰지 않는 식재료이지만 풍부한 식이섬유에 간해독에도 도움이 된다. 그 아래로는 결결이 소스에 녹아있는 닭고기 무스와 오랜 시간 구워 달콤해진 양파가 들어있다.


비키니 샌드위치는 스페인에서 인기있는 메뉴로 치즈와 하몽 같은 햄을 넣은 샌드위치를 표면이 바삭해지도록 구운 것이다. 여의도 버거에서는 그뤼에르와 에멘탈을 섞은 치즈와 하몽 대신 친숙한 베이컨을 더해 납작하게 구웠다. 이 두 치즈는 워낙 단가가 높은데 가격이 너무 착해 과연 남는 장사일지 주제넘은 걱정까지 들었다. 또한 에그포테이토는 해쉬브라운과 계란의 조합이 담백하면서도 다진 양파가 상큼하니 건강하고 든든하다. 모두 간이 세지 않아 건강해지는 기분에 수제 피클을 곁들이면 상큼하게 마무리 된다. 
 

L1000029.JPG

 


독창적인 메뉴들은 쉐프가 모두 개발하고, 좋은 재료를 엄선해 직접 만들고 요리한다고 한다. 이는 이를 뒷받침해주는 오너의 믿음 덕분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앞의 적은 이윤을 쫓기 보다는 좋은 식자재로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음식을 함께 하려는 오너의 철학과 쉐프의 실력이 만나 여의도 버거가 생긴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패스트 푸드가 아닌 슬로우 푸드로 제공되는 여의도 버거에서 햄버거에서는 느낄 수 없는 건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조미료로 범벅된 여의도 식당가의 음식이 지겨운 여의도 회사원뿐 아니라 특별한 버거를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여의도 버거를 추천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9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김지원 (선임 기자)

달걀을 깨지 않으면 오믈렛을 만들 수 없다.

오늘의 책

산업의 흐름으로 반도체 읽기!

『현명한 반도체 투자』 우황제 저자의 신간. 반도체 산업 전문가이며 실전 투자가인 저자의 풍부한 산업 지식을 담아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반도체를 각 산업들의 흐름 속에서 읽어낸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산업별 분석과 기업의 투자 포인트로 기회를 만들어 보자.

가장 알맞은 시절에 전하는 행복 안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사람, 작가 김신지의 에세이. 지금 이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들, ‘제철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1년을 24절기에 맞추며 눈앞의 행복을 마주해보자. 그리고 행복의 순간을 하나씩 늘려보자. 제철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다.

2024년 런던국제도서전 화제작

실존하는 편지 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한 힐링 소설. 사기를 당한 언니 때문에 꿈을 포기한 주인공. 편지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모르는 이와 편지를 교환하는 펜팔 서비스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나간다. 진실한 마음으로 쓴 편지가 주는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설.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물질적 부나 명예는 두 번째다. 첫째는 나 자신. 불확실한 세상에서 심리학은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요즘 대세 심리학자 신고은이 돈, 일, 관계, 사랑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을 위해 따뜻한 책 한 권을 펴냈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