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생활 8년차. 처음 독립해서 마트에 가서 장을 보던 때가 생각난다. 대형 마트에서 김장김치에 필요할 정도의 큰 무, 각종 야채와 과일들, 통조림을 카트 가득 담고 자유로움을 만끽했다. 그리고 2주일 후, 마트에서 본 식재료의 2/3는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졌다. 자취만 하게 되면 블로그에 나오는 것처럼 예쁜 그릇에 쉐프처럼 요리를 해 먹는 상상을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바쁜 일상 속에 김치, 김, 참치 자취생 3종 세트와 얼린 밥을 꺼내 한끼 후다닥 해치우곤 한다. 통조림이 식상해지기 시작할 무렵 가장 쉬운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만들기 시작하고 이마저도 귀찮으면 라면과 햇반을 오고간다.
자취생활이 익숙해져갈수록 처음과 같은 실수는 하지 않지만 간단하고 새로운 맛의 레시피를 열망하게 된다. 이 책은 자취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들어있다. 출출한 새벽에 먹는 자몽 핫케이크는 의외로 간단하다. 야식으로 치킨과 족발만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한번 쯤 도전해 볼만하다.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 뼈를 발라내는 모습이 민망했다면 집에서 도미 조림으로 마음껏 생선을 즐겨보는것도 괜찮다. 혼자살며 가장 서러운 아플때 해먹는 '간이 셀프 응석 세트'는 쉽지만 훌륭한 간식이 된다.
일본 작가가 쓴 만화라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들이 가끔 등장하지만 이 또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오늘의 드레싱을 끼얹은 쑥갓 샐러드', '장아찌 볶음밥', '한없이 사치스런 파스타'등 작가가 만든 레시피를 각 장마다 소개한다. 비단 여기에 나온 레시피뿐 아니라 참치와 김에서 벗어나 새롭고 빠르게 할 수 있는 자취생 요리를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싱글 라이프의 장점이 무엇인가. 설사 음식을 망쳐 맛이 없어도 '나만 먹으면 그만이지', 오늘 저녁 후다닥 한끼 만들어 봐야겠다.
후다닥 한끼오카야 이즈미 글,그림 | 대원
냉장고를 열었는데 어묵밖에 없다면? 열이 펄펄 끓지만 배는 고프다면? 손님접대 후 잔반처리가 필요하다면? 간단한 '토스트'부터 사치(?)의 완성 '간이 셀프응석 세트'까지. 때로는 생존수단이, 때로는 기분전환이 되는 한끼를 즐기는 맛깔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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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한 후, 지하철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이 내가 등록한 책을 들고 있으면 가서 말을 걸고 싶을 만큼 신기했다. 지금은 끝이 없어 보이는 책의 바다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는 듯한 기분. 언젠가는 벽 한 면을 가득 서재로 꾸미고 포근한 러그 위에서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주말을 보내는 꿈을 꾼다.
<오카야 이즈미> 글,그림5,85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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