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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1월 세상을 떠난 작가. 페미니즘 문학의 기수로 알려진 작가. 200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20세기 주요한 지적 문제를 모두 포함한 소설을 쓴 작가. 바로 도리스 레싱입니다. 오늘 ‘책, 임자를 만나다’ 시간에서는 그녀의 작품 『다섯째 아이』를 다뤄 볼 텐데요, 하나의 단일한 주제로 간명하게 결론내리기 힘든 이 묵직하고 굵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도리스 레싱이 예언하는 섬뜩한 인류의 미래
1) 책 소개
아주 정상적인 두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민다. 그들은 주위 가족들이 놀리듯이 오늘날에는 보기 드문 경우이다. 문란한 혼전 성관계, 이혼 또는 혼외정사, 산아 제한, 마약 같은 것들을 거부하며 그들은 전통적 의미의 행복한 가정을 건설해 나간다.
그런 행복한 가정의 요소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고 뿔뿔이 흩어져 있는 핵가족들이 한데 모일 수 있는 커다란 집을 포함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를 낳고 사랑하는 모성애,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자식들이 필요로 할 때 기꺼이 도움을 주는 부모로서의 의무가 포함된다.
그러나 그들의 '다섯째 아이'는 그들의 '이상적인' 가정을 파괴해 간다. 레싱은, 언제 끼어들었는지 모르는 이상한 유전자의 지배를 받고 있는 비정상적인 아이 하나가 태어남으로써 일어나는 일상의 변화를 간결하고 긴박한 문체로 그려나간다. 또한 이를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하나의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2) 저자 : 도리스 레싱
1919년 이란의 커만샤에서 태어났다. 부모와 함께 아프리카로 이주하여 1949년 런던에 정주하기까지 25년 정도를 로디지아(지금의 짐바브웨)에서 지냈다. 1942년 공산당에 참여했고, 1950년에 첫 소설 『풀잎은 노래한다』를 발표했다. 이후 시, 희곡, 단편소설을 포함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며, 페미니즘 문학의 거장으로도 손꼽혀왔다.
『생존자의 회고록』, 『마사 퀘스트』, 『다섯』, 『황금 노트북』을 비롯해 후기작인 『선한 테러리스트』, 『다섯째 아이』까지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서머싯 몸 상(1953), 메디치 상(1979), 유럽 문학상(1982), W. H 스미스 상(1986), 데이비드 코언 영국문학상(2001) 등 유럽에서 받지 못한 상이 없다고 할 정도로 20세기 후반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다. 그리고 2007년, 오랫동안 후보로 이름이 거론돼 오던 노벨문학상의 수상자가 되었다.
2013년 11월 17일 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 73-74회 <책, 임자를 만나다> 도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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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