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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바다, 대중성과 음악성의 절묘한 조합

‘록 뮤지션’ 김바다의 첫 솔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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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위 출신의 뮤지션 김바다는 두 개의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내세우는 레이시오스이고, 다른 하나는 록 사운드로 포효하는 아트 오브 파티스죠. 김바다는 이번에는 솔로 신보를 통해 그 둘의 교집합을 비집고 나옵니다. 김바다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앨범, <Moonage Dream> 입니다.

김바다 『Moonage Dream』


레이시오스와는 또 다르고 아트 오브 파티스와도 또 다르다. 김바다라는 이름을 걸어놓은 순간, 김바다는 두 밴드에서에서와는 또 다른 음악을 구사한다. 가장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요소는 캐치한 멜로디다. 폭발력 가득히 신디사이저와 기타가 연이어 등장하는 사운드 구성 속에서도 이 송라이터는 높은 멜로디 주조 능력을 보여준다. 속도감이 전반을 지배하는 「Moonage dream」 과 그런지의 성향이 보이는 「Cain」, 일렉트로니카 넘버 「이기적인 너」 의 기저에는 흡인력이 상당한 선율이 자리하고 있다. 어느 정도 힘을 뺀 「비밀」 이나 「소란」 에서 탁월한 작곡 능력은 더욱 잘 드러난다. 리뷰에 들어서며 ‘또 다른 음악’이라 언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레이시오스와 아트 오브 파티스의 음악에는 확실히 매니악한 측면이 있다. 주류의 논리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실험적인 시각이 두 팀에 적용된다. 록 팬이라는 소수 집단에 아트 오브 파티스의 코호트가, 그보다도 훨씬 더 적은 그룹에 레이시오스의 코호트가 한정된다.

그에 반해 김바다의 솔로 작품에는 주류 신에 안착할 소구력이 내재돼있다. 공력을 밀어 넣은 선율로 대중에게 능히 어필을 하고 남을 음악이다. 그러면서도 그 다음, 중요하게 논해야 할 점은 동시에 아티스트의 음악관이 충분히 앨범에 배어있다는 것이다. 뉴웨이브와 인더스트리얼, 빅 비트, 트립 합 등으로 이어지는 레이시오스에서의 전자음악적 성향과 개러지, 하드 록, 그런지 등에서 컬러를 찾을 수 있는 아트 오브 파티스에서의 아날로그 적 성향이 훌륭한 김바다의 멜로디 위에서 적절히 교차되고 있다. 기타 배킹과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한 곳에 섞인 「이기적인 너」와 「Moonage dream」 과 같은 트랙들은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결과물이며 일렉트로니카의 문법으로 접근한 「Reset」 과 기타가 강렬히 몰아치는 「Cain」 은 이 앨범의 시작점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설명하는 지침이다. 독특한 해석력이 보이는 유재하 원곡의 「그대와 영원히」 이나 리프가 멋지게 사로잡는 「비밀」 에도 또한 수준 높은 사운드 메이킹이 담겨있다.

그런 의미로 『Moonage Dream』 은 큰 의미가 담긴 첫 솔로 앨범이다. 단순히 ‘그간 김바다가 해온 음악의 총집합’으로는 결코 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 그 동안의 작업이 음악의 주인으로서 예술가를 만드는 과업이었다면 솔로 프로젝트는 팝 아티스트로서 음악을 바라보는 일련의 스탠스를 드러내는 작업이다. 접근 방식이라는 기본 단계에서부터 발걸음이 다른 길로 들어서있다. 물론 작품에 담긴 의의에 앞서 음반도 그 자체로 좋다. 앞서 언급했듯 개개의 곡들도 뛰어나며 편곡과 프로듀싱을 통해 뽑힌 사운드도 상당히 깔끔하다. 애써 좋다는 언급을 피할 필요가 없다.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이고 잘 만들어진 음반이다. 이로써 김바다의 세계관에는 영역이 하나 더 생겼다. 일렉트로니카로 빛나는 레이시오스와 록 사운드가 울리는 아트 오브 파티스, 그리고 그 둘의 교집합에서 비집고 등장한 김바다. 틀을 세우는 기초 공사는 이제 모두 끝난 형상이다. 이 아티스트의 세계관이 어떤 식으로 확장할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글/ 이수호 (howard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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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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