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구텐버그>를 제작해줄 프로듀서를 찾아라?!
작가와 작곡가가 합심해 하나의 공연을 완성했다고 치자. 종이 위에 납작하게 박아둔 글과 음표들을 일으키려면? 제작비가 필요하다. 좋은 배우의 연기와 노래를 통해 작품을 관객에게 전달하려면? 역시 돈이 필요하다. 작품을 완성한 작가와 작곡가는 이제 그 작품에 기꺼이 투자해줄 프로듀서, 제작자를 찾아야 한다.
소속사나 에이전시가 없다면?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 대본을 직접 보내기도 하고, (프로듀서에게 발견되기 위해) 간략한 소품을 사용해 리딩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혹시 아는가? 브로드웨이 유명 제작자가 객석에 앉아있다가 벌떡 일어나, “이 작품 대박이겠는걸! 내가 투자하겠네. 작품 만들어보세!”라고 외칠지?
뮤지컬
<구텐버그>는 그 깜짝 행운을 붙잡기 위해 작가 버드와 더그가 펼치는 리딩 공연이다. 배우를 섭외할 돈도, 제작비도 없어 직접 작가 두 사람이 수십 명의 배우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이 둘이 펼치는 ‘구텐버그’ 이야기뿐 아니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꿈의 뮤지컬을 완성하기 위한 두 사람의 고군분투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수십 명이 등장하는 뮤지컬
<구텐버그>의 리딩 공연을 단둘이 잘해낼 수 있을까? 이 둘은 과연 이 작품의 프로듀서를 구할 수 있을까? 오늘 밤, 지금 여기서 말이다.
1인 수많은 역?! 단 두 명의 배우가 선보이는 최대의 코메디!
‘구텐버그’는 우리에게 ‘구텐 베르크’로 알려진, 인쇄기를 발명한 역사 속 실재 인물이다. 버드와 더그는 구텐버그가 포도즙을 짜던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가정하고, 포도를 압착해 즙을 짜내다가 인쇄술을 발명하는 코미디 극을 썼다. 글을 읽는 걸 자기만의 권력으로 여기는 사악한 수도사는 구텐베르크의 발명을 계속해서 방해한다. 평범한 구텐베르크는 자기 앞에 놓인 유혹과 위협을 헤쳐나가는데, 결국 인쇄기를 발명하게 될까? 실패하게 될까?
이 작품에서 그런 결말은 중요하지 않다.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하고, 지켜나가는 과정 자체가 코미디로 짜여 있고, 이 이야기는 한 사람의 성공 혹은 실패담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도 불구하고 꿈을 포기하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마치 이 이야기를 만든 두 사람. 버드와 더그처럼 말이다.
뮤지컬
<구텐버그>의 원작자 스캇 브라운과 앤서니 킹은 2006년 9월, ‘뉴욕 뮤지컬 극장 페스티벌’에 참가해, 직접 두 명의 배우가 되어 이 작품을 연기했다. 어떻게 되었냐고? 이 작품이 지금 충무아트홀 극장에서 한국 관객을 만나고 있다는 걸 상기하면 짐작할 수 있을 테다. 이 둘은 ‘최우수 뮤지컬 극작상’을 수상하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극 중 버드와 더그의 꿈과 열정만큼은 결코 픽션만이 아닌 거다.
‘도대체 작가 두 사람이 무대 위에서 뭘 해냈다는 거야?’ 궁금하다면,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으로 가보면 된다. 11월 10일까지 매일 저녁, 버드와 더그가 당신의 ‘오케이’ 사인을 기다리며, 뜨거운 리딩공연을 펼치고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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