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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순간은 이렇게 말한다 “같은 밥상은 살면서 두 번 오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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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밥상은 두 번 오지 않는다. 매번 다른 밥상이 들어온다. 아마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또한 그렇게 올 것이다. 좋았던 과거의 기억과는 다르게 새로운 모습으로, 그래서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 지금 왔는지 아직 오고 있는지 잘 구별되지 않는 모습으로. 분명한 것은 이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묻고 싶다, 그대에게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은 언제였는가?

2011년 말쯤 한 인터넷 서점 시상식장에 사회자로 참석했다. 그 덕에 그해 대상을 받은 공지영 소설가를 비롯해서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김난도 교수, 『7년의 밤』의 정유정 소설가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공지영 소설가에게 다른 소설들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가 특히 좋았다고 말하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요즘에는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를 즐겁게 읽고 있다고도 전했다. 김난도 교수와는 현장에서 인사를 나눈 후 결국 트위터 친구가 되었다. 정유정 소설가에게도 먼저 인사를 건넸더니 그분은 “저 아세요?”라며 조금 의아해했다. 그래서 『7년의 밤』을 이야기했는데, 그 소설을 아직 읽지는 못해서 긴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그전에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후회막심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평소 읽고 쓰는 일을 게을리하는 자신을 반성하고 있다.


연예인뿐 아니라 내가 평소 잘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작가들도 많이 만나보았지만 여전히 만나보지 못한, 그래서 꼭 한 번 실제로 뵙고 싶은 분이 있다. 바로 성석제 소설가다. 그런데 그토록 만나보고 싶은 마음 한편에는 ‘팬은 그저 팬의 거리에 있을 때 아름다운 것일까?’ 혹은 ‘독자와 작가는 직접 만나는 것보다 책을 통해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성석제 소설가의 작품에는 해학과 발랄함과 자유로움이 있다. 작품을 읽고 내가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작가의 모습은 입담 좋고 말발 센 코미디언 같은 분위기였다. 만담이나 판소리 사설 같은 것을 유창하게 늘어놓을 것 같은 분 말이다. 소설가에게 생뚱맞게 코미디언 기질 운운하는 게 어떨지 모르겠지만,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등의 작품을 읽다 보면 소위 ‘음성 지원’이 되는 느낌이다.

그분은 통속과 범속을 넘나들며 웃음과 신명을 늘어놓다가도 어느 순간 우리에게 부조리함을 느끼게 하고 슬픔을 던져준다. 하긴 웃음과 눈물, 기쁨과 슬픔은 언제나 공존하는 것이니까. 내 주변에는 이홍렬, 이경규, 신동엽, 강호동, 유재석 등 일명 말발의 고수들이 많지만 성석제 소설가처럼 문인들이 터트리는 말발도 한번 들어보고 싶다.

2003년 초에 그분의 소설집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 새로 나왔다. 때마침 혼자서 여행을 떠날 기회가 있어서 나는 그 책을 들고 갔다. 여행을 갈 때는 너무 두꺼운 책보다 소설집이나 에세이 정도가 딱 좋다. 22편의 아주 짧은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아주 짧고 또 재밌다. 중간중간 ‘이건 결코 본인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래서 더 웃겼다. 2003년이라는 시기는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노력해도 좋은 기억이 떠오르지 않던 해였다. 방송 슬럼프도 겪었고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겹쳤다. 그러던 차에 여행지에 도착해 그 책을 읽었다. 실컷 웃다가 상념에 잡히다가 피식대다 마지막에는 번쩍하고 황홀한 감정을 느꼈다.

내 인생은 순간(瞬間)이라는 돌로 쌓은 성벽이다.
어느 순간은 노다지처럼 귀하고 어느 벽돌은 없는 것으로 하고 싶고 잊어버리고도 싶지만,
엄연히 내 인생의 한 순간이다.
나는 안다. 내 성벽의 무수한 돌 중에 몇 개는 황홀하게 빛나는 것임을.
또 안다. 모든 순간이 번쩍거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겠다. 인생의 황홀한 어느 한 순간은 인생을 여는 열쇠구멍 같은 것이지만 인생 그 자체는 아님을.

눈시울이 붉어졌다. 매 순간 번쩍거림을 보기 위해 나는 그동안 얼마나 발버둥쳤던가? 그렇게 집착하느라 내게 왔을 수도 있을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을 오히려 맞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책장을 덮으면서 나는 앞으로 또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 다시 찾아와 주기를 기도했다. 이후 한 신문에서 그분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꼭지 제목이 “같은 밥상은 살면서 두 번 오지 않아요”였다. 나도 어느새 그 말이 이해되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그렇다. 같은 밥상은 두 번 오지 않는다. 매번 다른 밥상이 들어온다. 아마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또한 그렇게 올 것이다. 좋았던 과거의 기억과는 다르게 새로운 모습으로, 그래서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 지금 왔는지 아직 오고 있는지 잘 구별되지 않는 모습으로. 분명한 것은 이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묻고 싶다, 그대에게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은 언제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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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해 김영철 저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이루고자 하는 꿈과 삶의 목적을 위해 꾸준히 배움의 길을 걸어온 김영철이 20~30대 젊은이들에게 전해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이 책에는 삶의 우여곡절이나 대단한 서사라고 할 만한 게 담기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만났던 좋은 사람들의 혜안과 그가 읽었던 책의 교훈과 그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했던 흔적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인생의 모든 순간이 배움이고 학습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배운 것들을 독자들에게 나눠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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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영철

1974년 울산 출생으로, 동국대 호텔경영학과 경주 캠퍼스를 졸업하고 1999년에 KBS 1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초등학교 시절, 고향 근처의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 출장 온 외국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Hello, Mr, OK’ 단 세 단어로 당차게 영어 생활을 시작했지만, 이후 중학교 때부터 대학 시절까지 영어 실력이 초중급 언저리를 왔다갔다 하면서 자신감마저 상실하고 외국인만 만나면 수줍고 침묵하는 성격으로 변했다.
서른이 넘어서야 영어 굴욕 사건과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발견한 꿈을 계기로 영어 공부에 사활을 걸게 되었다. 새벽부터 강남 영어 학원가에서 발품을 팔며 각고의 노력 끝에 입을 뚫고 잃어버린 영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2005년에는 영어 채널인 아리랑 라디오 프로그램의 영시 소개 코너에서 게스트로 활동했으며, 2006년 3월부터 계원조형예술대학교에서 교양 과목인 ‘기초 영어 초급’ 강의를 하고 있다. 또한 바쁜 와중에도 여러 대학에서 영어 특강을 하는 등 방송과 영어 교육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에서 ‘영철영어’ 코너를 진행하면서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생활영어 전도사로 맹활약 했다. 지금은 라디오 ‘김영철의 펀펀 투데이’를 진행하며 사람들에게 즐거운 영어를 알리고 있다. 또한 그간 갈고 닦아온 영어실력을 바탕으로『치즈는 어디에?』라는 책을 번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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