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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찐거 같다고요? 그럼 베개 높이를 바꾸세요!
베개는 평생 쓰는 물건이 아니다 베개의 절대조건③ : 주변 환경에 따른 유연한 조정
올바른 베개를 고르는 절대조건은 첫째가 높이, 둘째가 평평함, 셋째가 유연한 조정입니다. 최소한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춘 뒤에 심신 안정이나 항균, 탈취 효과 따위의 플러스알파를 덤으로 고르세요. 그러면 실패 없이 현명하게 베개를 고를 수 있을 겁니다.
베개는 비싼 돈 주고 한 번 사서 평생 쓰는 종류의 물건이 아닙니다.
─ 아이들 베개까지 그렇게 신경을 써야 하나요?
여러분의 체격과 체형이 변하면 베개 높이도 조금씩 변해야 합니다. 또한 침구와 잠옷에 따라서도 베개 높이는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늘 쾌적하게 자고 싶다면, 그때그때 체격과 수면 환경에 맞춰 지속적으로 베개를 조정하거나 교환해야 합니다.
우선 체격과 체형 변화에 따른 조정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1년에 키가 5~6㎝씩 자라는 아이들과 달리, 성인의 경우에는 보통 몸무게 변화만 고려하면 됩니다. 몸무게가 5㎏이 늘면 베개를 5㎜ 높이고, 반대로 5㎏이 빠지면 베개를 5㎜ 낮춘다, 이것이 기준입니다. 그 때문에 저희 정형외과 베개도 특수 우레탄 소재와 함께 두께 5㎜짜리 시트를 여러 층 포개어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습니다.
‘목 길이가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살이 붙은 정도가 달라지면 반듯하게 누워 자는 경우에는 등의 두께가, 옆으로 누워 자는 경우에는 어깨에서 팔에 이르는 두께가 덩달아 달라집니다. 따라서 베개 높이도 달라져야겠지요.
다만 임산부는 예외입니다. 몸무게는 5㎏이 늘어날지라도 아랫배에서 허리에 이르는 변화가 클 뿐, 상체나 팔 주변의 변화는 의외로 적기 때문입니다.
한편 어린이의 경우는 키와 몸무게 모두 변화가 생기므로 더욱 부지런한 조정이 필요합니다. 키가 큰다는 것은 골격의 성장과 변화를 뜻하기 때문이지요. 키가 쑥쑥 크는 성장기에는 어깨통을 형성하는 양쪽 쇄골과 팔 뼈도 점점 커집니다. 즉, 옆으로 누워 잘 때 필요한 적절한 베개 높이도 같이 변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입니다.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목 신경이 훨씬 유연합니다. 그래서 보통은 수면 자세가 조금 나쁘더라도 목이나 어깨가 아프지 않고, 컨디션이 나빠지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게임을 지나치게 많이 하거나 운동 부족 등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어깨 결림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성인과 마찬가지로 자고 일어나면 어깨 결림이나 목 통증이 나타나므로 역시 베개 조정이 필요합니다. 일찍이 올바른 베개 습관을 들여야 하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고요.
다음으로 수면 환경 변화에 따른 베개 조정에 대해 살펴봅시다. 이부자리가 변하는 경우, 예를 들어 침대를 새로 들여서 매트의 경도가 달라졌다거나 반대로 너무 오래 사용해 매트의 숨이 점점 죽는다, 방바닥에 요를 깔고 자다가 침대로 바꿨다, 겨울이 되어 따스한 깃털 패드를 추가로 깔았다, 등의 경우에는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푹신한 이부자리에서는 몸이 크게 가라앉는 데 비해 머리 부분은 가라앉는 정도가 작아서 상대적으로 베개가 높게 느껴집니다. 반대로 이부자리가 지금까지 쓰던 것보다 단단해지면 몸이 가라앉는 정도가 작아지므로 베개가 낮게 느껴집니다. 양쪽 모두 신체에 영향이 미치지 않는 정도라면 상관없지만, 목이나 허리에 불편함이 있다면 당장 베개를 점검하는 게 좋겠지요.
맞춤형 혹은 반맞춤형 베개를 구입할 때에도 집에 돌아와 사용감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베개를 측정할 때의 이부자리와 집에서 쓰는 이부자리의 경도가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잠옷입니다. 겨울이 되면 춥다고 잠옷 위에 두터운 스웨터나 모자 달린 운동복을 입은 채 잠자리에 들기도 합니다. 심지어 목까지 올라오는 깃털 패딩 조끼까지 껴입고 자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웨터나 조끼를 입고 자면 확실히 따뜻하겠지요. 하지만 목에는 상당한 압박이 됩니다. 또한 살이 쪘을 때와 마찬가지로 상체의 부피가 늘어나므로, 상대적으로 베개가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러한 변화 말고도 교통사고 등으로 경추 편타증이 생겼을 때 혹은 나이가 들어 허리가 굽어질 때에도 상황에 맞게 베개 높이를 조정해야 합니다. ‘베개는 평생 쓰는 물건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잘 아셨는지요.
베개는 단순히 자는 동안 목을 얹어놓는 도구가 아니다. 숙면을 취하려면 목의 위치, 다시 말해 목신경이 적당한 기울기를 유지해야 한다. 맨 바닥에 눕는다고 가정해보자. 무심코 두 팔을 머리 밑으로 대게 마련이다. 이는 사람 목이 C자형이므로 누웠을 때 편안한 위치를 만들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다. 베개 없이 자는 게 좋다는 낭설을 믿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학박사. 1964년 도쿄 출생. 1988년 도쿄여자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정형외과 교실을 거쳐 2000년부터 도쿄의 마치다 시 나루세 정형외과에서 원장과 함께 정형외과 베개를 연구 개발했다. 현재 16호 정형외과 원장, 도쿄여자의과대학 닛포리 클리닉 강사, 야마다 슈오리 베개 연구소 대표이사, 일본 아로마 테라피 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베개와 수면에 관한 연구에 전념하면서 정형외과 의사가 생각하는 올바른 잠, ‘정면’을 위한 베개와 아로마 요법에 관한 연구를 천직으로 삼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병은 잠든 사이에 고친다』가 있다.
<야마다 슈오리> 저/<신유희> 역11,700원(10% + 5%)
베개는 단순히 자는 동안 목을 얹어놓는 도구가 아니다. 숙면을 취하려면 목의 위치, 다시 말해 목신경이 적당한 기울기를 유지해야 한다. 맨 바닥에 눕는다고 가정해보자. 무심코 두 팔을 머리 밑으로 대게 마련이다. 이는 사람 목이 C자형이므로 누웠을 때 편안한 위치를 만들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다. 베개 없이 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