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 생소한 이름이죠? 피케는 면 조직의 이름이에요. 통기성을 높이고 땀 흡수가 잘 되도록 자세히 보면 삼각형 구멍이 촘촘히 나 있죠. 피케 소재 대부분이 흔히 ‘칼라 티’라 부르는 폴로셔츠 형태이지만 가끔 스포티한 카디건, 원피스 등에도 쓰여요. 피케 셔츠를 처음 대중화한 사람은 프랑스 테니스 선수인 르네 라코스테입니다. 그래서 라코스테 브랜드의 주력 상품이 됐죠. 지금은 수많은 브랜드에서 피케 셔츠를 만들고 있는데요. 폴로셔츠 형태는 핏과 무늬에 따라 스포티하게, 여성스럽게, 정장 대용으로, 어떤 느낌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올여름엔 스포츠웨어 말고, 남녀의 패션 아이템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 대반전의 시기가 올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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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 셔츠를 재킷이나 스웨터처럼 활용한 예. 바지에 벨트를 꼭 해 준다. | |
타이트한 피케 셔츠는 치마와 함께 블라우스 대신 입어보세요. 너무 차려입은 것 같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주죠. 앞 단추를 다 풀고 안에 다른 색 톱을 입으면 쉽게 섹시한 느낌이 나요. 또, 여성스런 목걸이나 팔찌, 시계 등 주얼리를 해서 치마와 어울리게 해주면 좋아요. 분위기가 이질적인 아이템을 상하로 입을 땐 치마 무늬 색과 피케 셔츠 색을 맞춘다든지 해서 통일감을 주는 게 포인트죠.
스키니 진과 입는 것도 보편적이에요. 피케 셔츠가 스포티한 아이템이란 생각을 버리고 최대한 발랄하게, 혹은 섹시하게 소품을 활용해 주세요. 걸그룹 에프엑스의 엠버 양처럼 톰보이 스타일로 입을 땐 일자에 큼직한 피케 셔츠 스니커즈, 설리 양처럼 소녀적으로 입을 땐 허리도 쏙 들어간 아주 타이트한 것 하이힐 펌프스나 샌들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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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풍으로 입을 땐 구두 역시 정장풍 샌들이나 펌프스를 신는다. | |
미국의 햄튼(Hampton)이란 지역이 있는데요. 상류층 백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고급스런 프레피 룩(preppy look)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주말에 가장 자주 입는 아이템이 피케 셔츠인데, 재킷이나 정장 바지와 함께 단정하게 입어요. 스니커즈 대신 편안한 샌들을 신는 게 좋고, 피케 셔츠 위에 니트 스웨터를 둘러주면 멋이 두 배가 돼요. 남자분도 시도할 수 있는데 바지가 수트에서 똑 떼 온 것처럼 너무 정장풍이면 곤란하고, 잘 다린 고급 치노 팬츠 정도면 딱 좋아요. 특히 화이트 팬츠에 선글라스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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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 셔츠를 재킷이나 스웨터처럼 활용한 예. 바지에 벨트를 꼭 해 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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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입은 티셔츠가 소매 아래 살짝 보이게. | |
남자들 사이에선 나이를 막론하고 피케 셔츠가 인기를 더하고 있죠. 약간 마른 체형, 어깨에 각이 있는 체형에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어요. 겨드랑이가 끼면 곤란하지만 소매통이 남아돌진 않는 게 좋아요. 하나만 입기도 하지만 라운드 넥 티셔츠를 받쳐 입는 경우가 많죠. 이럴 땐 셔츠 밑단과 소매 바깥으로 안에 입은 티셔츠가 살짝 보이게 해주면 스포티하고 세련돼 보여요. 그리고 청바지는 살짝 내려 입어 주세요.
신발은 하이 톱 스니커즈부터 보트 슈즈라고 맨발로 신는 누벅 슬립 온 구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활용할 수 있어요. 요즘은 맨발에 바지 밑단을 살짝 접어주는 게 트렌드죠. 또 폴로셔츠란 디자인이 애초에 점잖은 스포츠 웨어였기 때문에 정장풍으로 소화하기 좋아요. 재킷 안에 입을 땐 칼라가 재킷 칼라와 잘 어울리면 꺼내 입고, 목덜미가 들뜨거나 칼라 색이 재킷과 잘 안어울린다 싶으면 넣어 입으세요. 대개 후자가 좋습니다. 또, 피케셔츠 자체를 재킷처럼 활용할 수 있어요. 피케 셔츠 안에 셔츠를 입는 레이어드 룩인데,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사이즈를 선택하고 바지에 벨트를 꼭 매어 주세요.
피케 셔츠를 반바지와 입는 룩은 너무나도 흔하지만 은근히 잘 소화하기가 어려워요. 체형에 따라 하체가 너무 통통해 보이지 않도록 바지통과 길이를 잘 선택하세요. 다리가 너무 굵고 짧으면 차라리 짧고 약간 좁은 바지가 좋아요. 무릎 아래로 오는 길이, 통 넓은 바지는 종아리와 발목이 날씬할 경우에 어울립니다. 여기에 선글라스, 페도라, 숄더백이나 백 팩 등으로 캐주얼 혹은 댄디한 느낌을 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