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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독서, 미술… ‘엄마표’ 프로그램 가득한 도서관

행복한 품앗이, 집밖으로 나온 가정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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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꼬마 장터는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주축이 되어 물건을 사고파는 벼룩시장이다. 아이들마다 자신들이 한때 보물처럼 아꼈던 물건들을 늘어놓고 새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사교육 다이어트
KBS수요기획제작팀,이승희,임미영 공저 | 황금물고기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도 아이들 교육에 성공한 노하우 비법전수!
자녀의 성공적인 인생 위한 부모의 역할 중에서 '정보력'은 잘나가는 부모들의 기본 소양이 되었다. 하지만 부모들은 가계부의 허리띠를 졸라매 가며 사교육에 휘둘려야 할지, 아이들을 학원 인생으로 내몰아야 할지를 두고 여전히 고민 중이다. 과연 현명한 선택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은 사교육과 공교육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 시대의 부모들에게 진정한 길은 가정학습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CHAPTER 10. 행복한 품앗이, 집밖으로 나온 가정학습

“어서 오세요. 폭탄 세일 합니다!”
“말만 잘해도 공짜로도 줍니다!”


어디선가 공짜로 준다는 말이 들려 오자 갑자기 아이들과 엄마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들었다.

“어머? 벌써 사람들로 꽉 찼네! 다들 빠르다, 빨라!”

발 빠르게 움직였다고 생각했는데 꼬마 장터에는 벌써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2, 3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꼬마 장터는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주축이 되어 물건을 사고파는 벼룩시장이다. 아이들마다 자신들이 한때 보물처럼 아꼈던 물건들을 늘어놓고 새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푼돈 아껴서 사 모았던 구슬을 비롯해 친한 친구가 아무리 졸라도 절대 주지 않았던 딱지, 생김새와 이름까지 달달달 외웠던 공룡 모형, 생일 선물로 받고 아껴두었던 연필과 지우개, 더 이상 입지 못하는 옷가지 등등 각자 소중하게 간직했던 중고 물건들이 새 주인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꼬마 장터는 천 원 안팎으로 물건이 거래된다. 엄마들은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기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안 쓰는 물건을 필요한 친구들에게 물려주고, 자기가 필요한 물건은 친구들로부터 구하는 과정에서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운동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곳에서 아나바다 운동뿐 아니라 물건을 사고파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경제 개념을 배우며, 수익금의 일부를 책으로 바꿔 인근 소아과 병동에 기증하니 따뜻한 마음과 사랑까지 덤으로 키우고 있었다.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는 서? 행당동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이다.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진 도서관은 10년째 많은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보통 도서관이라고 하면 우중충한 회색 건물과 낡은 서가, 빛바랜 책들, 공짜로 책을 빌려 주거나 시험 공부를 하는 곳쯤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는 그런 도서관과는 많이 다르다. 혼자 걷고 뛰는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쫑알쫑알 소리 내어 책을 읽거나 자유롭게 들락거리며 놀다 갈 수도 있는 곳이다.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에는 다양한 ‘엄마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책을 읽는 것만큼 좋은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뜻을 모아 방과 후 수업을 마련했다. 또 학년이 높아질수록 아이들에게 독서 지도 하는 것을 난감해 하는 엄마들이 독서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기도 한다.

방과 후 수업들은 거의 대부분 엄마들의 품앗이로 이루어진다. 얼마 전부터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경제 활동 놀이가 신설되었는데, 그것 또한 엄마 선생님이 이끌어 간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조금 더 공부하면 집에서 내 아이 정도는 가르칠 수 있겠다 싶어 어린이 경제 교실 프로그램을 수강했다가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엄마 선생님이 되었다.

영어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지만 누구를 가르쳐 본 적은 없었다. 아이를 낳으면 아이와 영어책도 읽고 영어 공부를 하려고 계획했다가, 뜻있는 엄마들끼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품을 나눠 보자는 제안을 받고 자기 아이들이 아닌 또래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동참하게 되었다.

그 밖에 책 읽어 주기, 미술, 도예, 독서 교실 등의 엄마표 강의가 있는데, 그것들이 학원이나 문화센터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든 이 작은 도서관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물론 모두 엄마 선생님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품앗이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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