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girl's Answer 어쩌면 ‘잇 백’ 마니아시겠군요. 옷은 대충 입어도 가방에 힘주면 스타일이 산다는 게 요 근래 진리죠. 그런 만큼 잘 골라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제아무리 비싼 가방이라도 자기에게 안 어울리면 ‘원수’가 따로 없지요. 저도 홍콩에 살아서 견물생심이라고 세일 때마다 가방을 몇 개씩 산 덕에 웬만한 수집가 못지않아졌는데요. 그래도 자주 드는 가방은 정말 몇 개 안 된답니다.
일단은 용도를 분명히 하세요.
학생인지, 직장인인지, 주부인지……. 서류나 책을 넣으려면 폭이 35cm는 넘어야 해요. 소재도 힘이 있는 게 좋고, 어깨에 멨을 때 흘러내리지 않고 딱 고정이 돼야 하구요. 그냥 소지품만 넣을 거라면 손으로 드는 토트 백, 새철 백이라도 상관없고요. 크기는 자기 몸집과 비례해야 해요. 폭이 자기 어깨 폭보다 크거나 길이가 몸통보다 길면 부담스러워진답니다. 반대로 몸이 통통하고 덩치가 큰데 팔목에 낀 것 같은 작은 토트백도 촌스러워요. 차라리 어깨에 비스듬히 메는 작은 크로스백이면 복고풍 느낌이 나지만요.
다음은 색인데요. 검정과 갈색이 기본이긴 하지만 검정이 안 어울리는 사람도 많아요. 피부에 노란 기가 강한 분은 갈색이 훨씬 낫고, 특히 에스프레소처럼 깊이 있는 갈색은 검정 옷에도 어느 정도 어울린답니다. 피부가 희고 투명한 분은 베이지처럼 밝은 갈색 계통과 와인 색도 어울려요. 가방도 옷처럼 얼굴 아래 대 보면 어울리는지 답이 나온답니다. 얼굴이 환하고 예뻐 보이는 가방이 있는가 하면 칙칙하고 피부가 안 좋아 보이는 가방도 있거든요.
소재는 그래도 천연 가죽이 기본이죠.
스텔라 매카트니처럼 인조 소재를 고집하는 디자이너도 있지만요. 부드러운 나파(nappa) 양가죽은 모공이 거의 안 보일 만큼 고운 소재인데, 쉽게 상처가 생기고 물도 잘 빠지기 때문에 정말 관리를 잘하는 분이 주인이 돼야 해요. 그보다 조금 딱딱하고 표면이 우툴두툴한 게 엠보스드 레더(embossed leather)라고 표기되는 소가죽의 한 종류인데요. 가장 실용적이지만 약간 캐주얼해 보이는 면이 있어요. 그냥 카프(calf) 소재는 송아지 가죽인데 양가죽보다 튼튼하지만 역시 상처가 날 확률이 높답니다. 오래될수록 멋이 나는 디자인이면 오히려 이런 가죽이 좋아요.
한철만 유행하는 잇 백은 피하는 게 좋지만 그렇다고 샤넬 클래식 백이나 에르메스 버킨 같은(물론 자금의 압박도 있지만) 클래식한 디자인을 고집할 필요도 없어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남 눈에 상관없이 자기에게 어울리는 게 대박!
키와 관계없이 팔다리가 긴 편이라 휘적휘적하는 사람에겐 늘어지고 빈티지한 느낌, 이목구비가 올망졸망하면서 귀여운 사람은 모양이 딱 잡힌 게 더 어울려요. 결혼식 같은 데 갈 때는 어깨에 딱 붙는 핸드백(이브닝 백)이나 클러치가 좋은데, 의외로 여기저기 잘 어울리려면 검정 말고 금색이나 은색 같은 메탈릭 컬러가 좋답니다. 왜냐면 목걸이, 반지 같은 주얼리와 통일감이 생기기 때문이에요. 자, 그럼 쇼핑 잘하시고 잇 걸 되세요!
한 가지 섭섭한 소식을 전하자면 여러분이 너무너무 사랑해 주신 ‘잇 걸에게 물어봐’ 코너가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게 돼요. 2월부터는 흥미진진한 새 코너가 연재되니 또 저를 기다려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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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가 알립니다.<이선배의 잇걸에게 물어봐>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