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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시장

노예들의 다리는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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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은 노예들을 요모조모 꼼꼼히 살피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아빠는 여자 노예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노예를 판 뒤
아빠는 조금 더 둘러보고 싶어 했다.
노예들은 연단 위에 서 있었다.
바짝바짝 붙은 채.
노예들은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다.
늙은 노예도 있고, 젊은 노예도 있었다.
어린애들도 꽤 있었다.
그들은 도망칠 수 없었다.


노예들의 다리는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
상인들은 노예들을 요모조모 꼼꼼히 살피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아빠는 여자 노예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여자 노예들은 조금 뒤쪽,
지붕이 있는 강당에 모여 있었다.
여자 노예들은 고개를 쳐들고
꼼짝도 않고 서 있었다.
마치 우리를 보지 못한다는 듯이.
아이들도 입을 꼭 다물고 서 있었다.
뒤쪽, 구석에
젊은 여자 노예 한 명이 서 있었다.
얼른 눈에 들어왔다.
그 노예는 무지무지 아름다웠다.
얼굴이 너무너무 예뻤다.
피부색은 검지도 희지도 않았다.
그리고 붉은색이 감도는 머리칼은 윤기가 흘렀다.
아빠는 곧바로 그 노예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싱긋 웃으며 뭔가 말을 건넸다.
노예는 미소를 짓지 않았다.
아빠는 여자 노예의 엉덩이를 꼬집었다.
노예는 이를 앙다물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빠는 사랑에 빠진 것 같았다.
난 엄마가 생각났다.
난 아빠의 손을 잡았다.
가요. 아빠, 가요.
집에 안 가요?
아빠는 마치 잠에서 막 깬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래, 마차 타고 돌아가야지, 아빠가 말했다.
잠시 뒤 우리는 마차 안에 앉았다.
아빠는 다시 다정하게 굴었다.
하지만 시장에 갈 때처럼 마차 안이 아늑하지는 않았다.
우리 집이 보이자, 다시 마음이 안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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