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 저 | 문학과지성사
‘날이미지시’에 도달하고자 했던 오규원 시인의 유고 시집. 언어의 정점이 담겨 있어 길을 잃을 때마다 펼친다. 세상의 맨 처음, 언어의 맨 처음을 만나고 싶다면, 이 시집을 읽어 보실 것. “풀 한 포기와 나 사이/가을의//돌/하나”(「길과 길바닥」)처럼, 의미와 관념을 기적적으로 벗어 던진 오로지 ‘살아 있음’의 시.
문학동네
오염된 세상이 무릎을 꺾어올 때 읽는 것은 존 버거, 페렉, 아모스 오즈다. 그중에서도 페렉은 내게 거리를 방을 사물을 시선을 되살아나게 해준다. 페렉의 글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기록이며 처음부터 다시 쓰는 백과사전이다. 가장 사실적인 동시에 가장 시적인 페렉의 글은 무엇보다 너무 신기하다.
세븐틴 | 음악
열정이 줄어들면 꼭 찾아 듣는 앨범. 끝이 없는 것이 열정이며 응원임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케이팝을 애정하는 한 사람으로, 지극히 한국적인 요소로 세계를 강타하는 것을 보고 싶은데, <손오공>과 <음악의 신>에서 그 확신을 했다. 세븐틴은 최근 미니 12집을 발매했다. 이지리스닝이 가능한 신곡부터 들어봐도 좋겠다.
리디아 데이비스 저/송원경 역 | 난다
리디아 데이비스를 좋아한다. 미국식 담백함 속에 깃드는 위트와 성찰이 묘한 감칠맛을 준다. 매우 선명한 그의 글은 이름 붙일 수 없는 장르는 아닐까 생각해보고는 하는데, 최근 그의 유일한 장편인 『이야기의 끝』이 출간되었다. 빨강 트레이싱 페이퍼로 감싼, 고속도로의 밤을 닮은 이 책을 막 읽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나처럼 미술, 사진, 디자인, 패션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보물 같은 아트 다큐멘터리. 아까워서 아껴 보았던 시리즈. 자신의 분야에서 새로운 지점을 발명한 이들의 일상, 작품, 생각 동선을 따라가게 하는데, 외계 행성을 목격하는 듯한 놀라움과 감동이 있다. 신작을 보러 들어갔다가도 또 반복해서 보는 ‘최애’.
*필자 | 이원
1968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1992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불가능한 종이의 역사』 『사랑은 탄생하라』 『나는 나의 다정한 얼룩말』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산책 안에 담은 것들』 『최소의 발견』이 있으며 현대시학작품상, 현대시작품상, 시로여는세상작품상, 시작작품상, 형평문학상, 시인동네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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