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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앤오프, 다음 악장을 위한 짧은 쉼표
온앤오프(ONF) <Goosebumps>
그룹의 1장은 끝났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음 악장으로 넘어가기 위해 더욱 단단히 뭉친다. (2022.02.21)
'컴.눈.명.(다시 컴백해도 눈감아줄 명곡)'이라는 이름 아래 숨은 K팝 명곡들이 재발굴됐다. 온앤오프 역시 '사랑하게 될 거야', 'Moscow moscow' 등이 언급되며 많은 호응을 얻은 팀이다. 거기에 엠넷의 서바이벌 방송 <로드 투 킹덤>으로 추진력을 더했고 작년 발매한 'Beautiful beautiful'로 빛을 봤다. 그것도 잠시, 예상했던 복병이 나타났다. 지난 12월 멤버들은 동반 입대 소식을 전하며 마지막 음반을 남겼다.
데뷔부터 이들의 음악을 전담한 모노트리 황현이 끝까지 지휘했다. 다만 이번 통솔은 히어로 영화 같은 'Beautiful beautiful', 푸른 계절을 담은 디스코 '여름 쏙'의 밝은 분위기와는 다른 방향이다. 기계 소음이 두드러지는 'Goosebumps'의 서늘한 사이버 펑크 이미지가 그 예다. 혼란의 근원을 찾아가는 가사에 맞춰 변화하는 멤버들의 보컬 퍼포먼스 역시 긴장감을 조성한다. 특히 브릿지는 희망찬 에너지를 담은 코러스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기존의 정체성을 다시 불러온다.
앨범 곳곳에 침투한 하모니는 그룹의 강점을 드러내는 주요한 순간이다. 감성적인 가사로 다음을 기약하는 'Show must go on', 펑키(Funky)한 기타 리프와 합창이 매력적인 'Fat and sugar' 모두 효과적인 보컬 운용이 돋보인다. 반면 'Whistle'의 고전적인 선율과 비애감은 타이틀곡이 유지하던 팽팽한 균형을 무너뜨리고, 데뷔작과의 연결고리를 마련하는 발라드곡 'Alarm'은 음반의 밀집도를 헐겁게 만든다.
긴 휴식기를 맞이한 것과 달리 이별의 아쉬움이 묻어나지 않는다. 전담 프로듀서가 부여한 많은 역할을 수행해온 온앤오프는 마지막까지 안주하지 않으며 지속적인 활동 의지를 드러냈다. 음악적인 시도와 더불어 다양한 장르 속에서 무게중심을 유지하는 탄탄한 실력도 긍정적이다. 그룹의 1장은 끝났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음 악장으로 넘어가기 위해 더욱 단단히 뭉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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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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