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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뭐길래] 현재나 미래를 말하는 책을 선호합니다 - 함초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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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표지와 탄탄한 만듦새를 가진 책들에 신뢰가 갑니다. 또 책을 선택할 때의 우연을 믿는 편입니다. 약속시간을 앞두고 누구를 기다리다가 집어 든 책의 어떤 구절이, 시간을 두고도 기억에서 자꾸 맴돌 때 다시 찾게 됩니다. (2019. 0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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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가 미니 인터뷰 코너 ‘책이 뭐길래’를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책을 꾸준하게 읽는 독자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드립니다. 심각하지 않은 독서를 지향합니다. 즐기는 독서를 지향합니다. 자신의 책 취향을 가볍게 밝힐 수 있는 분들을 찾아갑니다.

 

 

 

함초롬 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를 졸업하고 왕가위 감독의 영화들의 판권을 수입, 배급하는 일을 하다가 외서 저작권 담당자로 처음 출판에 발을 들이게 됐다. 해외 저작권사의 신간이나 아마존 베스트셀러의 동향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닐 게이먼의  『북유럽 신화』  와  하루 5분 아침일기』  등 의 외서를 발굴해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올해 2월에는 1인 출판사를 ‘열아홉’을 창업해 총 3권의 책을 출간했다.                                                              

 

열아홉에서 펴낸 첫 책   보수주의자의 양심』   은 1960년 미국에 출간되어 350만 부 이상 판매된 책으로, 미국의 보수가 위기였을 때 보수주의의 가치를 일깨워 레이건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받은 책이다. 함초롬 대표는 ‘기존에 출판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보수 우파 성향의 젊은 독자들(주로 최대 구매자인 20대 남성분들)의 외연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 펴낸 책 『아들의 밤』   은 1997년 노르웨이 소설로, 2019년 미국에서 펜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새롭게 주목받은 작품이다. 그 외에도 현재 러시아와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30대 여성 작가의 알리사 가니에바의 추리 소설  『상처받은 영혼들』    등을 펴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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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베리의  『야간비행』   에서 뜻밖의 울림을 받았습니다. 작가가 무던히도 경험해 잘 알고 있을 밤의 풍요로움이나 그 속에서 마주한 순수한 절망에 대한 묘사들이 아름다운 것 외에도, 야간비행의 고독감과 의무를 감내하면서도 그것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인물들의 내면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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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타루의 『환상의 빛』  은 이야기의 전개가 매우 감각적이었고, 본문 종이의 질감이나 책 넘김이 너무 좋아서  『아들의 밤』  을 만들 때 레퍼런스 도서로 많이 참고했습니다. 그리고 오정희 작가의  『목련초』  에 있는 우리말의 느낌에서는 스산하고도 아름답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떤 계기로 선택하게 되었나요?

 

책이 주는 분위기에 압도되어서 선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야간비행』  은 시사영어사에서 나온 책으로 읽었는데요, 다소 투박하지만 묘한 끌림이 있는 번역본이었는데 어렸을 때 구입해 두고 읽지 않아 먼지에 덮여 있다가 집에 갔을 때 우연히 발견했고, 서울로 오는 기차 안에서 단숨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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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은 친한 작가님이자 1인 출판사 대표님과 독립서점에 갔을 때 그분의 강력 추천으로 집어 들었다가, 한없이 가벼운 책의 무게에 비해 너무도 진한 여운을 주는 책이어서 금방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목련초』  는 범우문고의 문고판으로 읽었는데요, 그 누구의 추천이나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우연히 서가에서 집어 들었다가 빠져들게 된 책입니다.

 

평소 책을 선택할 때, 기준은 무엇인가요?

 

담백한 표지와 탄탄한 만듦새를 가진 책들에 신뢰가 갑니다. 또 책을 선택할 때의 우연을 믿는 편입니다. 약속시간을 앞두고 누구를 기다리다가 집어 든 책의 어떤 구절이, 시간을 두고도 기억에서 자꾸 맴돌 때 다시 찾게 됩니다. 서점이 주는 나름의 위안을 바라고 생각 없이 들러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표지가 세련되어 ‘소장하고 싶다’거나 필사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들을 선택합니다. 또 사진 하나 없이 양념 공식만 줄줄이 적은 요리책 한 권을 소장하고 있는데요, 시집 같아서 좋아합니다.

 

어떤 책을 볼 때, 특별히 반갑나요?

 

과거보다 지금 현재나 미래를 말하는 책들을 선호합니다. 자신들만이 정의와 선을 담보했다고 주장하는 여느 386 세대의 담론에 종속되지 않고 청년세대의 패배적 서사를 극복한 책들, 광장의 분노나 죽음의 무력감으로부터 벗어나 삶을 전환할 에너지나 희망을 말하는 책들을 보면 반갑습니다. 떠오르는 책은 아직 없는데요, 언젠가 한번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출판사 이름을 지을 때 지금 통의동 사무실 옆에 있는 예전 열린책들 사옥의 주소지 ‘효자로 19번지’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워낙 좋아하는 출판사이기도 하고 특히 해마다 나오는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은 곁에 두고 요긴히 참고하는 편입니다. 또  『오늘의 네코무라 씨』   시리즈처럼 오묘한 표정의 고양이 그림체들이 들어간 책들을 보면 소장용으로 간직합니다.

 

신간을 기다리는 작가가 있나요?

 

이지성 작가님의 신간을 기다립니다. 학창 시절 처음 『꿈꾸는 다락방』 을 접한 이후로 어른이 되어서도 힘든 기로마다 이 책을 곁에 두고 읽었었는데요, 간절히 소망하고 생생하게 꿈꾸는 일만이 결국에는 힘든 시간을 견디어 내는 가장 큰 동력이자 강인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동안 수백만 명의 독자들 곁에서 꾸준한 자기계발과 더 나은 삶으로의 도약을 일깨워 주셨던 그 저력을 믿습니다.

 

 


 

 

보수주의자의 양심배리 골드워터 저/박종선 역 | 열아홉
오늘날 보수의 몰락은 탄핵이 아니라도 이미 예고된 참사였다. 이제라도 ‘보수주의가 무엇인가’라는 원론적 질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미국 보수주의를 되살리는 불씨의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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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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