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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너는 혼자가 아니야, 우리는 하나

결국,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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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 과학과 물리에 소질을 보였던 피터 파커 ‘아재’와 다르게 나는 그라피티에 환장한 10대 소년이다. 후드티에, 나이키 에어조던 농구화를 신고 힙합 음악을 듣는 나는 스웩 넘치는 스파이더맨…이 되려 하는 일종의 지망생이다. (2018. 1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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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의 한 장면

 

 

내 이름은 마일스 모랄레스(샤메익 무어 목소리 출연). 나는 ‘스파이더맨’이다. ‘정신 mora 나간 ~less’ 소리 하지 말라고? 스파이더맨은 피터 파커라고? 맞다, 스파이더맨은 피터 파커(제이크 존슨)다. 그리고 나도 스파이더맨이다.  더 있다. ’스파이더우먼’ 스파이더 그웬(헤일리 스테인펠드)과 ‘1930년대 흑백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누아르(니콜라스 케이지)도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 ‘미래형 스마트 스파이더맨’ 페니 파커&SP//dr(키미코 글렌)과 ‘돼지 스파이더맨’ 스파이더햄(존 멀레이니)도 있다. ??? 그러니까, 스파이더맨이 6명이다.

 

이게 가능하냐고?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원제는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다. 부제를 해석하면 ‘스파이더의 차원 속으로’ 정도 된다. 이게 다 슈퍼 빌런 킹핀(리브 슈라이버) 때문이다. ‘슈퍼’ 빌런인 이유가 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단골 빌런인 ‘그린 고블린’과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에도 등장했던 ‘프라울러’와 문어발 빌런으로 유명한 ‘닥터 옥토퍼스’ 등을 거느린 나쁜놈들의 대부이기도 하면서 무엇보다 신장 2.4m, 어깨너비 2.1m의 그야말로 신체 사이즈가 슈퍼인 까닭이다. 이 ‘떡대’가 글쎄 여러 차원의 세계관을 열리게 하는 차원 이동기 ‘스파이더버스’를 발명해 작동했다가 차원이 꼬여서 그 결과로 스파이더맨이 여섯이 됐다.

 

여러분이 아는 피터 파커 10대 청소년에, 메리 제인과 거미 키스를 하고,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애매하게 굴다 ‘갑분싸’ 그 유명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를 실천하겠다며 슈퍼히어로 외길인생을 걸었던 그 피터 파커 지금은 스물여섯 살, 메리 제인과의 결혼에 성공했지만, 슈퍼히어로의 ‘큰 책임’만 따르다 결혼의 ‘작은(?) 책임’을 다하지 못해 이혼, 그 충격에 피자로 폭식하다가 ‘배둘레햄’이 생겨 스파이더맨 수트를 D라인으로 만들어버린 이제는 잊힌 그 영웅.

 

그럼 나 과학과 물리에 소질을 보였던 피터 파커 ‘아재’와 다르게 나는 그라피티에 환장한 10대 소년이다. 후드티에, 나이키 에어조던 농구화를 신고 힙합 음악을 듣는 나는 스웩 넘치는 스파이더맨…이 되려 하는 일종의 지망생이다. 큰 힘은 얻었는데 운동화 끈을 다 매지 못한 것처럼 아직 다룰 줄을 몰라 어찌해야 할 줄을 모르겠다. 아직 내가 나를 믿지 못해 마블 슈퍼히어로 기념품 숍에서 판매하는 스파이더맨 슈트를 구입해 입는 수준이다. 그래도 피커 파커는 갖지 못한 투명인간 위장술을 갖추고 있어 잘만 다룰 줄 알면 지구를 혼란스럽게 하는 킹핀의 폭주를 막을 수 있을 텐데, ‘OTL’ 나도 나를 잘 모르겠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피터 파커를 비롯하여 스파이더맨’들’을 만나면서부터 ‘난 알아요, 이제는 나도 알 수가 있어요’ 결국,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까칠하고 아재 개그나 날릴 줄 알고 피자나 먹을 줄 알았지 슈퍼히어로 조기 은퇴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던 피터 파커가 나와 함께하면서 히어로의 초심을 조금씩 회복해가는 모습을 보니, 용기가 생겼다. 나도 할 수 있다! 의 마음을 가지고 높은 빌딩의 옥상에 올라 하늘을 날았다가 거미줄을 발사하는 데 실패해 몇 번 추락하기는 했어도 뭐 피터 파커를 멘토로 모신 채 스파이더 그웬과 스파이더맨 누아르와 페니 파커&SP//dr와 스파이더햄과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관계의 믿음을 알게 되자 나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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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의 한 장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든 관계의 거미줄, 즉 웹(web)으로 촘촘히 엮여있다. 시간이 나란히 줄을 긋고 공간이 그 줄 사이를 횡단한다. 그리고 그 틈 사이를 인간의 모든 유무형의 활동이 꽉꽉 채우며 이 세계를 형성한다. 내가 어린 10대 소년이라도 알 거는 다 아는 나이다. 다만, 용기가 조금 부족했을 뿐. 국적과 인종과 성별과 나이가 같지 않다고 서로를 믿고 돕지 않으면 우리를 잇고 있는 줄이 하나둘 끊어져 나가 결국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스파이더맨을 향한 복수심에 사로잡혀 폭주하는 킹핀의 존재를 막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영웅적인 힘으로는 부족하다. 아니, 의미가 떨어진다. 하나의 줄은 쉽게 끊어져도 여러 개의 줄이 하나 되면 큰 힘이 되듯 서로 맞잡은 그 손의 존재’들’이 영웅이 되고 스파이더맨’들’이 되는 것이다.

 

이제 좀 설명이 된 것 같으니 다시 말해볼까. 나는 스파이더맨이다. ‘정신 나간 moraless’이 아니고 그냥 ‘모랄레스 morales’다. 피터 파커도 아재가 아니라 스파이더맨이다. 스파이더 그웬도 스파이더’우먼’이 아니라 스파이더맨이다. 슈퍼히어로는 백인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자도, 소수인종도, 성 소수자도, 동물도, 로봇도 모두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인류 Mankind’라는 슈퍼히어로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우리는 하나! (You’re not alone, We are the world) 우리가 하나라는 의미에서 비밀 하나 알려주면,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면 쿠키 영상이 하나 있다. 무진장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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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허남웅(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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