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조이 배대스, 95년생 만만찮은 래퍼

조이 배대스(Joey Bada$$) 『All AmeriKKKan Bada$$』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동부 힙합을 이어가는 유망주이면서 시대와도 떨어지지 않고자 하는 조이 배대스의 욕심에 앞으로의 방향이 점차 중요해진다. (2018. 04. 04)

1.jpg

 


 1월 24일 내한 예정한 조이 배대스 공연은 힙합 팬들이 가장 기다리던 무대였다. 1995년생 래퍼가 나스나 우탱 클랜이 하던 붐뱁을 소화한다는 것은 그의 이름을 빠르게 전파했다. 또래들 모두 트랩과 퓨처 베이스를 들을 때 홀로 골든 에라 음악을 고집하는 특이한 위치랄까. 그 시절 전성기 비트를 매만진 DJ 프리미어의 지원을 받은 것과 「Paper trail$」 같은 곡은 조이 배대스를 만만치 않은 래퍼로 기억하게 했다.

 

젊은 붐뱁맨으로 주목 받은 그지만 시대에 뒤쳐졌다는 인상은 주지 않아야 했다. 붐뱁의 비중을 낮춘 음반은 그러한 고민이 담겨있다. 날 선 스크래치나 둔탁한 드럼은 가볍게 조절되었고 「Devastated」 「For my people」 같이 듣기 편한 곡들이 전반부를 채운다. 진지하고 힘이 들어갔던 그동안과 달리 세련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주도한다. 쏟아내는 뜨거운 래핑 대신 멜로디를 드러내기 위한 싱잉 랩도 넣었다. 「Devastated」가 얻은 좋은 반응을 시작으로 음반은 빌보드 앨범 차트 5위라는 결과를 안긴다.

 

정체성을 떼어냈기에 조이 배대스 특유의 열기와 멋은 줄어있다. 전작에서 선명한 훅이나 비트로 도장을 찍은 「No.99」 「Christ conscious」 같은 트랙도 적다. 다만 스쿨보이 큐와 갱스터 랩처럼 뱉어내는 「Rockabye baby」, 그가 속한 프리 에라 크루와 함께 한 「Ring the alarm」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온도를 더해줄 트랙들이다. 골든 에라 시절 음악을 소중히 여기는 정체성도 이어간다. 앨범 제목에서 아메리칸과 조합한 단어는 백인 우월집단(큐 클럭스 클랜 KKK)을 뜻하지만 동시에 1990년 아이스 큐브의 <AmeriKKKa’s Most Wanted>을 차용한 것이기도 하다.

 

노랫말은 격렬해지고 과감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사람을 분노하게 했다. 에미넴을 비롯해 조이 배대스도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Y u don’t love me?」는 바닥 치는 흑인 인권의 현실과 사회적 문제들을 뜨겁게 소리친다. 붐뱁으로 전환되는 이 곡부터 후반부까지 조이의 랩과 비트는 점점 거세지고 촘촘해진다. 「Ring the alarm」이나 「Amerikkkan idol」은 구체적 대상을 향해 당돌하고 날카롭게 겨냥한다.

 

이름을 알린 <1999>와 그 기대를 이은 <B4.DA.$$>만큼 농도가 짙지 않다. 특히 조이 배대스의 당차고 강렬한 랩이 정제되어 있는 점에서 그렇다. 다만 「Devastated」는 그가 다양한 비트도 소화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붐뱁에만 머물지 않음을 예고한다. 동부 힙합을 이어가는 유망주이면서 시대와도 떨어지지 않고자 하는 조이 배대스의 욕심에 앞으로의 방향이 점차 중요해진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