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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ktok’ 이후 케샤가 반갑다
케샤(Ke$ha) 'Rainbow'
주입식 화려함에서 벗어나 성숙함으로 빚은 반짝임을 담은 음반. 먼 길을 돌아온 강력한 탄력의 새 출발이다. (2017.08.30)
변신을 넘은 진화의 앨범이다. 「Tik tok」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일렉트로니카의 파티걸 이미지를 스스로 털어내고 그 너머 뮤지션의 탈을 썼다. 봉인이 해제된 듯 고정된 장르를 벗어나니 즐길 거리도 넘쳐난다. 컨츄리, 펑크, 록, PBR&B, 가스펠 등 다양한 요소가 곡을 채우고 그 와중에 명확한 메시지가 중심을 끌어주니 빈틈없이 노련한 수작이다. 5년의 공백과 그간의 부진을 제대로 무너뜨릴 작품이다.
데뷔와 동시에 세계적으로 터진 히트 싱글 「Tik tok」으로 이름을 알렸으나 이후 행보는 주춤했다. 소포모어 앨범 <Warrior>는 전작 이상의 결과물을 내지 못했고 빌보드 정상을 노린 싱글 「Die young」은 미국의 한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과 맞물러 기세를 잃었다.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데뷔부터 함께해온 프로듀서 닥터 루크와의 법적 공방은 연이은 하락세에 가속도를 붙였다.
그 긴 터널을 뚫고 나온 앨범이다. 오랜만의 컴백에 과거의 영광을 좇아 댄스팝을 따를 법도 한데 전혀 다른 무기를 손에 들었다.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해 가스펠로 기선을 제압하는 첫 곡 「Bastards」부터 징후는 시작된다. 뒤이어 업템포의 스트레이트한 속도감이 돋보이는 「Let’em talk」, 피아노 록 뮤지션 벤 폴즈의 서정적인 피아노 반주가 가미된 「Rainbow」, 일렉트릭 기타로 만들어낸 통통 튀는 컨트리의 「Hunt you down」까지. 카멜레온처럼 색을 뒤집는 노래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장르 간의 격차를 엮어 주는 건 전곡에 담은 그의 목소리다. 과거 전자음 뒤에 가려져 있던 보컬 실력이 전면으로 드러났다. 「Praying」에 담긴 일명 돌고래, 새소리의 하이노트와 왈츠 반주의 「Godzilla」 위에 얹힌 그의 거친 보이스는 이전에 찾아볼 수 없던 구성이다. 더불어 "난 대단한 여자야"(「Woman」), "당당하게 살아"(「Hymn」)라는 식의 일관된 가사는 음반의 주제를 한 방향으로 이끈다.
여러 가지 색으로 칠해진 팽이를 돌린 느낌이다. 많은 것을 담았고 욕심껏 표현했지만 그 중심만은 흔들리지 않았다. 음악의 선율도 수록곡의 배치도 깔끔하니 빌보드 앨범 차트 200의 꼭대기에 놓인 그의 이름이 반가울 뿐이다. 주입식 화려함에서 벗어나 성숙함으로 빚은 반짝임을 담은 음반. 먼 길을 돌아온 강력한 탄력의 새 출발이다.
박수진(muzikism@naver.com)
관련태그: Rainbow, Tik tok, Die young, 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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