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리뷰 대전] 이별을 마주한 당신에게
어른이 더 감탄하는 멋진 그림책 : 『누가 상상이나 할까요?』
그림책은 아이만 읽는다는 건 미신이다. 읽어달라고 조르는 아이 때문에 읽기 시작했다가 빠져드는 아빠, 책 정리하려고 집어들었다가 결국 울었다는 엄마가 수두룩하다. 아이도 아이지만 어른도 함께 감동하고 감탄하는 그림책을 추천한다. (2017.08.24)
나에게 『누가 상상이나 할까요?』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특히 어른들이 읽었으면 하는 그림책이었다. 죽음과 상실이라는 어려운 말을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해주는 한 편, 한 번이라도 이별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부드러운 색감의 그림 속 노년의 부부는 매일 같은 시간 데이트를 한다. 특별한 점이라면 할머니의 남편 헨리는 이 세상을 떠나 하늘나라에 살고 있으며 매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만 외출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들은 젊은 시절엔 용기가 없어서, 또는 경제적 이유로, 꿈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던 수많은 일들을 함께 한다. 이집트에서 스핑크스와 와인잔을 기울이고 돌고래와 수상스키를 탄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할머니가 잠시 의자에서 눈을 붙이고 졸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할머니는 남편과 최고의 데이트를 하고 있는 것이다.
눈물을 짜내지도, 죽음과 이별을 심각하게 그리지도 않는다. 그저 담담하게, 아니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낸다. 까다로운 주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담담하고 자연스럽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미덕이다. 또한 어른들에게는 마음 속 깊은 상처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매력이 있다. 이별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법의 대일밴드 같은 느낌이랄까? 어째든 내일을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바로 어제의 행복한 추억들이니까. 그 추억들의 힘으로 우리는 다시 불확실한 미래를 기대하고 설레여 하는 것이 아닐지…
깊은 삶에 대한 이해가 담긴 『누가 상상이나 할까요?』는 94세의 할머니 작가 주디스 커가 집필하여 출간 첫 주에만 7만4000권이 팔렸다. 영국의 가디언은 이 아름다운 책을 그려낸 작가를 ‘2015년의 진정한 영웅’으로 기록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결국 집에서 한참 눈물을 흘렸다. 헤어짐이 이다지도 아름다운 여행이라는 사실을,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관련태그: 누가 상상이나 할까요?, 그림책, 이별, 위로
마음은 유아, 몸은 중년.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여전히 그림책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주디스 커> 글그림/<공경희> 역10,800원(10% + 5%)
사랑하는 가족이 세상을 떠나면 슬프겠지요. 다시는 못 만나니까요. 사랑하는 강아지가 세상을 떠나면 슬프겠지요. 다시는 못 만나니까요. 하지만 작가 주디스 커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요. 헨리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아내는 마음으로 남편을 다시 만납니다. 『누가 상상이나 할까요?』는 사랑으로 이 세상과 천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