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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이혼을 앞둔 두 커플 -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

오늘은 내 인생의 끝일까 시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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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건 이해할 수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복잡한 미묘한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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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달라질 내일 아침

 

여기 내일 일생일대의 선택을 앞둔 네 사람이 있다. 그 선택 후에 자신의 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가늠 되지 않고, 그 선택이 새로운 길의 시작일지 막다른 길의 마지막일지 조차도 모르는, 중대한 날을 앞둔 네 사람.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두려움과 막연한 설렘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느끼며 네 사람은 복잡한 기분으로 내일을 기다린다. 과연 그들에게 내일은 평생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네 사람은 서로를 어떤 모습으로 가슴 속에 남기게 될까?

 

<투모로우 모닝>은 풋풋한 연인이자 내일 결혼을 앞둔 사랑스러운 커플 존과 캣, 10년차 부부이자 내일 이혼을 앞둔 잭과 캐서린 네 사람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결혼을 앞둔 존과 캣은 결혼이라는 새로운 인생의 길을 앞두고 두려움과 걱정을 안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그 길을 함께 가기로 결심한다. 결혼 전날 밤 떨리고 설레는 마음을 함께 나누고 진정시키는 두 사람의 모습은 불안함 보다는 행복함과 기대감으로 가득하고, 그들의 앞날에도 ‘꽃길’만 펼쳐질 듯 보인다. 반면 잭과 캐서린의 상황은 너무도 다르다. 처음의 뜨겁게 타오르던 사랑은 차갑게 식고, 남은 건 서로에 대한 원망과 미움뿐인 두 사람의 관계는 냉랭하고 건조하다. 사실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남아 있지만 그 누구도 먼저 그 마음을 보이지 않는다. 자존심 때문에, 깊게 패인 마음의 상처 때문에, 두 사람은 이혼을 앞둔 전날 밤까지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으르렁거린다.

 

<투모로우 모닝>은 결혼, 이혼 등 한 번쯤 인생을 살아오면서 겪을 법한 일을,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랑’과 ‘선택’에 대한 메시지를 너무나 대비 되는 상황에 놓인 두 커플을 통해 보여준다.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수 없이 많은 선택에 놓이게 된다. 직접 겪지 않고서는 모를 미래를 예측하고 상상하면서, 현재 상황에서 최선이라 판단되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사랑을 더 크고 깊게 만들기도 하고 사랑을 더 차갑고 메마르게 만들기도 한다. 어떤 선택에 대한 결과는 결국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자 자신이 고스란히 가지고 가야 할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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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사랑

 

사람들은 왜 사랑을 할까? 왜 끈임 없이 상처 받고 상처 주면서도 누군가를 생각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위해 모든 것을 하려고 할까. 참으로 사랑이라는 건 이해할 수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복잡한 미묘한 감정이다. <투모로우 모닝> 속 네 사람 또한 이 어렵고 힘든 사랑 때문에 울고 상처 입고 괴로워하고 힘들어한다. 그러나 작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고 온 힘을 다해 말한다. 사랑을 통해 눈물보다는 웃음을, 상처보다는 행복을, 미움보다는 이해를 더 많이 얻게 된다는 걸, 그렇기에 다시 또 사랑을 해야 한다는 걸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사실 그 당연한 메시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에 <투모로우 모닝>은 다소 맥 없이 결론을 지어버린다. 특히 여자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어딘가 지나치게 강압적이고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철 없는 남자친구 존, 믿음을 저버린 남편 잭 때문에 상처 입을 대로 입은 캣과 캐서린의 마음이 미처 아물기도 전에 “그래도 이건 사랑이야!”라는 주입식 메시지를 그녀들에게 전달하는 듯 하달까. 좀 더 섬세하게 그녀들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좀 더 다정하게 그녀들을 마음을 보듬어주지 않는 극의 전개는 두고두고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금은 모순적이고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투모로우 모닝>은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특히 네 사람의 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극의 전개도 매끄럽게 이어주는 넘버들을 주목할 만 하다. 유쾌하면서 진솔한 넘버들은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려주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준다. 때론 진지하게, 때론 재기발랄하게 밸런스를 조절하는 넘버를 통해 관객들의 집중력을 높여준다. 

 

<투모로우 모닝>은 당장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내일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 당신과 함께 하는 이 순간이라고 말한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서로의 손을 잡은 네 사람의 앞날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두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계속 함께 내일 아침을 맞이 할 것이다. 이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한 가지는 오직 사랑이기 때문에. 사랑에 대해 진지한 고찰을 갖게 만드는 작품 <투모로우 모닝>은 6월 25일까지 드림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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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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