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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이 대세여도 핏불은 신경 안써
핏불 〈Climate Change〉
꾸준함으로 개성을 확립하고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흥겨운 상황에서는 언제나 그의 음악을 찾게 만든다.
선상 위에서 펼쳐지는 파티, 열정적으로 즐기는 사람들, 흥을 유발하는 음악. 모두 하나같이 「Mr. Worldwide」를 외치는 순간 핏불의 클럽이 문을 연다. 그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가만히 있기는 힘들다. 흥을 유발하는 리듬감에 어깨는 들썩이고, 조용하던 방 안은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언제 어디서든 그의 음악은 신나는 분위기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렇게 신명 나는 음악을 위해 그는 몇 가지 기본기를 탑재한다. 음악을 다채롭게 채색하는 피처링부터 따라 부르기 쉬운 후렴구, 육감적인 목소리를 따라 굴러가는 스페인식 억양까지 변함없는 무기로 플로 라이다(Flo Rida)와 런치머니 루이스(Lunchmoney Lewis)가 함께 부른 「Greenlight」에서 잘 보여준다. 보컬 외에도 연주자들과의 합이 눈에 띈다. 에어로스미스의 조 페리(Joe Perry)와 블링크 182의 트래비스 바커(Travis Barker) 등이 참여한 「Bad man」이 그 곡이다. 기타 솔로를 포함해 적당히 록의 색을 풍기며 나름 색다른 사운드를 들려준다.
롤링 스톤스의 「I’m free」를 커버한 수프 드래곤스(Soup Dragons) 버전에서 후렴구를 차용한 「Freedom」은 앨범 안에서 유일하게 피처링 없이 부른 곡이다. 이미 검증받은 라인을 따왔지만, 자신의 곡처럼 소화하며 개성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이후 트랙 중에서 트랩 곡으로 가장 여유로운 비트의 「Options」를 지나면, 「Educate ya」의 제이슨 데룰로와 「Dedicated」의 알 켈리가 그 못지않는 관능적인 보컬을 준비하고 있다. 멜로디를 빛내는 목소리와 틈틈이 나오는 악기나 백 보컬 등이 더욱 감칠맛 나게 한다.
노래가 뻔하다는 둥 피처링에 의존한다는 둥 말도 많지만, 흥겨운 상황에서는 언제나 그의 음악을 찾는다. 이게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꾸준함으로 개성을 확립하고,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만든다. EDM이 클럽을 장악해도, 힙합이 대세여도 그는 신경 쓰지 않는다. 클럽이든 어디든 그의 진가는 햇볕이 내리쬐는 바닷가의 크루즈 파티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임동엽(sidyiii33@nate.com)
관련태그: 핏불, Climate Change, 피처링, 앨범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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