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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스타가 된 에드 시런
에드 시런 〈÷〉
온통 전, 현 연인에 대한 기록으로 점철된 내용과 세상을 향한 피상적인 긍정은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사람들이 에드 시런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모나 가창력 때문은 아닐 것이다. 특출나게 잘생긴 편도, 뛰어난 가수도 아니니까. 아마도 수수한 얼굴에 (팔에는 화려한 타투가 있지만!) 통기타가 제법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을 테고, 단출한 반주에 맞춰 입을 오물거리며 수줍게 「The A team」을 부르는 모습에 우리는 매료되었으리라.
어쿠스틱 기타와 감미로운 목소리는 <Divide>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이런 부류의 곡은 죄다 연인 체리 시본을 향한 러브송일 뿐. 「Hearts don’t break around here」나 「How would you feel」의 미니멀한 구성은 기존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지만 스스로 SNS에 밝힌 탓일까, 너무 개인적이며 지엽적인 이야기로 앨범 전체를 이끌어간다. 「What do I know」를 통해 사랑과 음악만 있으면 졸업장 없이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단언하는 시런. (아이러니하게도 시런의 여자친구는 듀크 대학 출신이다) 서로의 진로 때문에 연인과 이별했던 경험이나 소외된 자들의 현실을 이야기하던 아티스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확실히 이번 음반은 전작들과 결이 다르다. 가사를 차치하고서라도, 우선 프로듀서 진이 바뀌었다. 데뷔 앨범과 소포모어에 이름을 올리며 에드 시런의 색을 공고히 해준 제이크 고슬링이 빠지고 히트곡 제조기 베니 블랑코가 그 자리를 대신해 더욱 강화된 팝 사운드를 예고한다. 실제로 「Castle on the hill」과 「Happier」은 완연한 팝송이다. 특히 후자는 또 다른 히트 메이커 라이언 테더가 공동 작곡에 참여해 원 리퍼블릭 스타일로 편곡되었다.
또한, 포크록과 팝의 조우를 적극적으로 도모한다. 켈틱 포크에 민요 코러스와 래핑을 얹거나(「Galway girl」), 블루지한 리듬에 서던 록의 끈적함을 살짝 덧바른 「Dive」는 전에 없던 시도다. 「Eraser」을 보면 장르 간 결합은 여전히 지지하는 모양이다. 물론 내용 측면에서 트웬티 원 파일럿츠의 고군분투 따위는 기대할 수 없지만 말이다.
즐길 거리는 많아졌다. 팝의 지분이 커진 덕에 에드 시런표 이지리스닝(「Perfect」)과 일렉트로 팝이 등장할 수 있었고, 「Shape of you」와 「Castle on the hill」은 발매 당시 차트 성적도 좋았다. 하지만 온통 전, 현 연인에 대한 기록으로 점철된 내용과 세상을 향한 피상적인 긍정은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세상은 아름답다는 기득권의 말을 누가 믿겠는가. 슈퍼스타가 된 시런은 더 이상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 「Homeless」 없이, 자신의 작품을 사랑으로 전부 나누어버린(divide) 덕분에 전체 값은 한없이 작아졌다.
정연경(digikid84@naver.com)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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