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으로 웃기는 미스터리 – 뮤지컬 <머더 포 투>
열광적이고 새로운 뮤지컬 코미디
<뉴욕 타임즈>가 주목한 독창적인 뮤지컬, 한국 관객과 만나다
두 명의 배우, 13명의 인물, 하나의 살인사건
뮤지컬 <머더 포 투>를 보면서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모든 2인극은 배우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단 두 사람만으로 채워진 무대에는 여백이 많다. 화려한 군무도, 거대한 스케일의 무대장치도 없다. 관객은 쉽게 흥미를 잃고 한눈을 팔 수도 있다. 그들의 시선을 붙들어 두는 것은 이야기의 힘과 배우의 역량, 둘 사이의 절묘한 합이다. 이를 위해 배우들은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고, 동시에 여러 인물을 연기하기도 한다. 탄탄한 체력, 상대 배우와의 호흡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게 배우들은 무대 위의 여백을 채워가고, 작품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머더 포 투> 역시 예외가 아니다. 두 명의 배우와 한 명의 피아니스트가 빈틈없는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장을 나서며 미진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고, 이 작품이 ‘잘 만들어진 2인극’으로 평가 받는 근거다. 물론, 배우들의 열정이 빚어낸 결과다. “무대를 본 후 관객들이 배우들의 집중력과 연기력, 혼신을 다해 쏟아내는 에너지에 기립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 신춘수 프로듀서의 예언은 적중했다.
미스터리 코미디를 표방하는 뮤지컬 <머더 포 투>는 의문의 살인사건에서 시작된다. 당대 최고의 범죄 추리 소설가 아더 휘트니가 자신의 80번째 생일 파티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한다. 깜짝 파티를 준비하고 있던 아내 달링과 조카 스테파니, 그들의 이웃인 머레이와 바바라 부부, 영화배우 샤론, 정신과의사 그래프, 소년 합창단 멤버들은 목격자인 동시에 유력한 용의자다. 가장 먼저 사건 현장에 도착한 순경 마커스는 승진욕과 정의감에 사로잡혀 단독으로 수사에 뛰어든다. 범죄수사규칙에 따라 용의자들을 취조하던 마커스는 그들 모두에게 살해 동기가 있음을 알게 되고,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이 모든 이야기가 전개되는 100분 동안 두 명의 배우는 무려 13명의 인물을 연기한다. 수시로 소품을 바꿔가면서 전혀 다른 캐릭터로 변신하기를 거듭한다. 마치 원맨쇼를 하듯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는 그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새어 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가 없다. 배우들이 쉴 새 없이 주고받는 이야기도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다. 형사와 용의자로 실랑이를 계속하면서 나누는 대화는 엉뚱하고 익살스러운 유머로 채워져 있다.
열광적이고 새로운 뮤지컬 코미디
뮤지컬 <머더 포 투>는 2011년 시카고 셰익스피어 극장에서 초연된 후, 열광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평가 받으며 ‘조셉제퍼슨상’을 수상했다. 브로드웨이, 케네디 센터 등 미국 각지에서 공연이 이어졌고,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오사카와 도쿄에서는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국내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머더 포 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창작진의 의기투합으로 완성됐다. 신춘수 프로듀서와 황재헌 연출가, 허수연 음악감독, 김성연 마임이스트가 모여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만들어냈다.
빠른 전개 속에서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신해가는 배우들의 연기는 눈부시다. 그들은 포화처럼 쏟아지는 대사를 막힘 없이 소화해 내면서 각 캐릭터의 개성을 뚜렷하게 살려낸다. 흔들림 없는 호흡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중간 중간 웃음을 안겨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배우들이 보여주는 순발력과 재치, 열정은 <머더 포 투>가 가진 가장 큰 흡입력이다.
순경 마커스 역은 <킹키부츠>, <레미제라블>, <맨 오브 라만차>의 배우 제병진과 <총각네 야채가게>, <달을 품은 슈퍼맨>을 비롯해 드라마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안창용이 연기한다. 용의자들 역에는 <아가사>, <레베카>, <오셀로>에서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박인배와 <스위니토드>, <킹키부츠>, <두 도시 이야기>의 김승용이 더블캐스팅됐다. 연주를 맡은 피아니스트 강수영은 작품에 음악의 힘을 실어주면서 마커스의 동료 순경 루로 등장한다.
유쾌한 미스터리를 선보이는 작품 <머더 포 투>는 5월 28일까지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만날 수 있다.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