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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이 책을] 따끈따끈, 갓 나온 잡지
〈문학3〉과 〈Bold Journal: 볼드 저널〉
곧 3월이 다가오고, 의정 님이 <문학3>을 고르실 것 같아, 저도 잡지를 골라봤어요. 제가 원래 잡지를 좋아하긴 합니다만, 으아. 표지를 보자마자 반했네요.
지혜 : 안녕하세요~
의정 : (초 집중 열일 모드) (한참 후)지혜 님 안녕하세요~
지혜 : 안녕하세요. ㅋㅋ 일을 너무 열심히 하시는 거 아닙니까?
의정 : 죄송해요. 제가 약속한 시간보다 늦게 왔죠? 기사를 쓰고 있다 보면 시간이 빨리 가버리더라고요.
지혜 : 괜찮습니다. 3분 늦으셨는걸요. <월간 채널예스> 2월호 원고 마감 때문인 거죠?
의정 : 네 ㅋㅋ 마감의 숙명이죠. 하지만 <왜이책>은 마감보다 소중하니까, 어디 한 번 진행해 볼까요?
지혜: '어디 한 번' 우후후. 오랜만에 듣는 표현입니다. 올해 2번째, 의정 님의 선택한 책은 무엇인가요?
의정 : 따끈따끈, 막 발간한 잡지를 들고 왔습니다. 이름하야 <문학3>!
지혜 : 아, 창비에서 나온 문학잡지 <문학3>이요? 안 그래도 엄청 궁금했던 잡지입니다. '3'은 무슨 뜻이죠?
의정 : 늘 말 많이 해서 지혜 님이 제 고삐를 잡아당기느라 힘드신데요, 처음부터 그 질문을 던지시면 제 말만 하다가 분량이 끝날 것 같습니다. 일단은 1년에 3번 나오는 잡지라고 해 두죠. 지혜 님의 책은 무엇인가요?
지혜 : 아, 괜찮은데.ㅋㅋ 저는 <Bold Journal: 볼드 저널> 3호입니다! 곧 3월이 다가오고, 의정 님이 <문학3>을 고르실 것 같아, 저도 잡지를 골라봤어요. 제가 원래 잡지를 좋아하긴 합니다만, 으아. 표지를 보자마자 반했네요.
의정 : 어머나, 역시 옆에 앉아계시다 보니 이제 고르는 책도 이심전심 ㅋㅋ 잡지 좋아하시는 분이 은근 없더라고요? 저만 해도 주변에 잡지 읽으시는 분이 없어요. 물론 책도 잘 안 읽으시지만...
지혜 : 어, 없나요? 제 주변엔 조금 있어요. 물론 뭐 정기구독 하는 경우는 흔치 않지요? 요즘은 독립출판물이 워낙 잘 나오지 않습니까? 동네책방에 들릴 때 종종 보긴 하는데,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건 또 쉽지 않더라고요. 읽어야 할 책이 많으니까 선뜻 어려워요.
의정 : 확실히 책보다는 가볍다는 인상이 있는데, 그나마도 어느 정도 분량이 넘어가면 오히려 책보다 손이 안 가게 되더라고요. <문학3>도 266쪽, 독자들이 꺼릴 만 합니다. 하지만 이 기사를 통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시도해보겠습니다.
지혜 : 의정 님이 추천한다면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3'의 의미가 더 있을 것 같은데요. 소개를 좀 해주시겠습니까?
의정 : 문학잡지 문학웹 문학몹, 해서 3의 의미가 있는데요. 웹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모여 문학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웹사이트(www.munhak3.com)를 의미하고, 문학몹은 앞으로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독자편집회의와 삶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문학과의 만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각각 설명하려면 말이 많아질 수밖에 없네요. 다시 넘어가서, <볼드 저널> 뜻은 무엇인가요?
지혜 : 볼드는 bold이고요. 음, 발행인이 정한 뜻은 확실히 모르겠으나, 아마. 선명하고 대담하고 용감한? 뭐 단단한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볼드 저널>의 정체성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지키며 창의적으로 삶을 꾸려가는 아버지들의 매거진'입니다.
의정 : 아버지들의 매거진이라, 제 머릿속에는 <월간 낚시>나 <월간 바둑>같은 잡지가 떠오릅니다.
지혜 : ㅋㅋ 그러시군요. 엄마들을 위한 잡지는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빠를 위한 잡지는 저도 딱히 기억이 나지 않아요. 남성잡지는 많지만 대개 미혼 남성들을 위한 잡지죠. <아레나> <맥심> 기타 등등. 아빠들의 매거진이라고 해서, 무겁고 딱딱하고 교훈적일 거라는 느낌을 가질지 모르겠는데, 잡지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 이런 아빠라면 나도 한 번 되어보고 싶은데?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잡지입니다. 그나저나 <문학3>은 창간호잖아요? 창간호 주제가 있는지 궁금해요.
의정 : 그게... 주제가 없습니다. 흔히 잡지가 다루는 '특집 기획'이라든가 '스타 인터뷰'가 없어요. 오히려 이 점이 <문학3>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문학3>기자간담회에 다녀와서 자세한 설명을 들었는데, '문학 잡지'보다는 '문학 플랫폼'으로 봐달라! 는 요청을 하시더라고요.
지혜 : 아, 플랫폼이군요. 또 다른 정체성이군요. 가장 인상 깊게 본 텍스트는 무엇인가요?
의정 : 소설과 시가 실려있고, 그 뒤에 비평가의 비평이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가 시와 소설에 관해 대담을 벌이는 '중계' 코너가 인상 깊었습니다. 시인이나 소설가들은 자신이 발표한 작품에 대해 바로 같은 지면에서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죠. 특히 소설은 기존에 단편 소설 분량인 원고지 70매가 아니라 40매 정도로 청탁했다고 하네요. 여러모로 새로운 실험이 많은 잡지입니다.
지혜 : 오, 그러면 독자들이 작품을 먼저 읽은 후, 이 작품에 관한 다른 독자들의 의견을 읽는 거네요. 재밌겠어요. 자신의 생각과 다른 점도 찾아보고요.
의정 : 막 시작한 시도다 보니, 응원하는 차원에서 권유 점수는 80점 드리겠습니다. 한국 문학은 폐쇄적이라는 생각을 가진 분이 시도해 보면 좋을 잡지입니다. 지혜 님은 누구에게 권하고 싶나요?
지혜 : ㅋㅋ 그렇군요. 저는 권유지수를 묻지 않았는데 바로 치고 들어오는 센스!
의정 : 후후 이쯤 되면 권유 지수를 물어볼 것 같은 텔레파시가 오더라고요.
지혜 : 저는 결혼을 막 한 신혼부부부터 시작해서 아이를 낳을까 말까 고민하는 부부, 부모로서의 고충을 갖고 있는 아빠, 엄마들이 읽으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잡지가 되게 섬세하거든요. 같은 글도 어떻게 편집하느냐, 어떤 사진과 매치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읽히잖아요. <볼드 저널>은 정말 고수들이 만들었구나, 싶어요.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그냥 만든 페이지가 없어요. 광고도 없어서 더 좋고요. <문학3>은 창비에서 만든 잡지이잖아요. 광고는 있나요?
의정 : 창간호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새로 시작하는 문학웹과 문학몹에 관한 안내 페이지만 들어가 있습니다. 둘 다 수익이 나려면 여러모로 힘들겠어요. 가격은 어느 정도나 하나요?
지혜 : 1만 8천원입니다. 좀 비싸죠? 그런데 종이부터가 아, 비쌀 수밖에 없을 잡지이긴 합니다. 그래도 비싸긴 해요. 1만 2천원 정도였으면 어땠을까, 좀 아쉽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예스24에서 <볼드 저널>을 2권 이상 구매하면 에코백을 드려요. 저는 사실 에코백 때문에 오늘 1,2호를 한꺼번에 주문했어요. 이실 직고! 당일 배송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의정 : <문학3>은 한 권에 8,800원이지만 정기구독 하면 문학웹 온라인구독과 함께 1년에 21,000원이라고 합니다. 온라인만 구독할 수도 있대요. 6개월에 6,000원. 개인적으로는 웹 구독 쪽이 끌리네요.
지혜 : 오, 웹 구독. 역시 앞서가는 문학잡지이군요. 그런데 제가 <볼드 저널> 장점에 대해 잘 설명을 못 한 것 같아요. 의정 님께서 질문해주기를 엄청 고대했는데 흑 가격을 물으셔서. 삐질.ㅎ
의정 : 흡, 제가 또 영업의 기회를 이렇게 뺏다니! ㅎㅎ. 옆에서 얼핏 봐도 세련된 디자인이 눈에 보이는데요, 아무래도 디자인을 중요하게 보셨을 것 같아요.
지혜 : 디자인도 훌륭하지만 사실 디자인이 뛰어난 책과 잡지는 언제든지 볼 수 있잖아요. <볼드 저널>은 매호 주제를 갖고 콘텐츠를 만드는데 3호 주제는 '사춘기'예요. <볼드 저널>은 사춘기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익숙했던 자신과 이별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격렬하고 아름다운 시간". 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또 보낸 아빠들이 이야기가 농밀하게 들어가서 좋았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건, 가죽 가방 브랜드 '그롭자트'를 운영하는 농부 문찬위 씨 인터뷰, 개그맨 이정수 인터뷰, 또 최근 『대리사회』을 출간한 김민섭 작가 인터뷰도 실렸어요. 인터뷰도 상당히 좋더라고요. 기억에 남는 글 몇 개만 소개할게요. 문찬위 씨는 "육아를 해보니 제가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깊이 있는 재미"라고 말해요. 음, 요즘 다들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시대에 듣기 어려운 말이죠. 그래서 저는 여성가족부가 이 잡지를 아무 조건 없이 후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삐질, 다른 흐름).... 제가 간만에 말이 많았어요. 의정 님이 <문학3>에서 밑줄 그은 부분은 없었나요?
의정 : 이번에는 딱! 한 문장만 넣겠습니다.
'문학3'은 언제나 '문학 삶'으로 잘못 읽혀지기를 원합니다.
- <문학3>, 3쪽
지혜 : 오, 만약 ‘문학 삶’으로 제호를 했더라면 정말 별로였겠지만 저런 오독은 좋네요!
의정 : 앞으로 <문학3>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문학이 삶과 괴리되는 문제를 넘어서 삶이 문학이 되고 문학이 삶이 되는 시도를 하지 않을까 전망해 봅니다.
지혜 : 아무래도 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이 잡지를 볼 텐데요. 의외로 이런 사람이 봐도 좋겠다 싶은 독자층은 없나요?
의정 : 교과서에 실린 문학에 질린 청소년들이요. 잡지를 권하기보다 문학웹, 그리고 문학몹에 참여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지혜 : 홈페이지에 한 번 들러봐야겠어요. 최근에 <릿터>를 비롯해 문학잡지가 많은 변화를 꾀했잖아요. 다른 문학잡지와 비교해서 <문학3>의 강점은 무엇일지 궁금해요. 어쨌든 종이잡지로 나오니까요. 종이잡지로서의 가치도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의정 : 일단 비평을 줄이고 작가가 아닌 독자들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간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네요. 비평은 아무래도 많이 어렵죠. 새로운 시도가 실패할 수는 있겠지만, 최근 어려운 문학계의 문제 상황을 직시하고 문제를 타파하려는 시도 자체로 박수를 쳐드리겠습니다.
지혜 : 표지 이미지가 인상적이더라고요. 앞으로 삶을 말하는 문학잡지가 되면 좋겠네요. (아.... 저도 덩달아 진지모드의 발언을)
의정 : 오늘따라 진지해졌네요 ㅋㅋ. 덜 진지한 얘기를 해보자면, 아까 문학 3과 삶에 관한 얘기를 하다 보니 삶은 계란이 먹고 싶어졌습니다. 아아, 삶이란 무엇인가.
지혜 : 금란이잖아요. 저는 최근에 계란찜을 먹다가. 음냐리.. 쿨럭쿨럭. 아닙니다. 아, 의정 님 그나저나 몹시 바빠 보이십니다. 저는 사실 마감을 털어서 홀가분합니다만. 다음에는 보다 편안하고 여유 있는 시간에 토크를 하도록 해요.
의정 : 아무리 바빠도 책 읽을 시간, 잡지 볼 시간, 토크 할 시간은 나는 거 아니겠습니까. 여러분도 일상에 여유를 가지고 이번 주는 잡지를 뒤적거려 보시면 어떠할지요? 계란 값이 비싸다지만 가끔 삶아서 까먹어주기도 하고요. 일상에 작은 사치를 부려보는 거죠.
지혜 : 그렇죠. 꼭 대단한 문학 만이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표현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삶은 계란처럼, 단단한 잡지에서 만나는 글 한 줄, 사진 한 장으로 행복해질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그나저나 우리 오늘 좀 진지모드네요. 안 어울림.
의정 : 진지열매를 먹었나. 배고파서 그런가 봐요. 과자 하나 까먹어야겠네요.
지혜 : 쿠쿠쿠, 그럼 2주 후에 좋은 책으로 다시 만나요. 과자는 단짠인가요? 짠짠인가요?
의정 : 저는 단짠파입니다. 사이사이 우유가 있다면 바랄 게 없죠. 아, 이불도. 아, 잡지도요.
지혜 : ㅎㅎ 그럼 즐겁게 단짠을 즐기시고요. 3월에 만나요!
관련태그: 문학3, Bold Journal: 볼드 저널, 잡지, 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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