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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빈티지함을 이어간다, 킹스 오브 레온
킹스 오브 레온 - 〈Walls〉
러브송이 좋다는 그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달콤함, 비록 참신함은 없지만 그렇다고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Come Around Sundown>의 장르적 고민은 다듬어지지 않은 개러지와 끈적한 서던 록의 만남으로 이어지나 싶더니(<Mechanical Bull>) 밴드는 <Only By The Night>에서 보여준 유투(U2) 지향성을 다시 전면에 드러낸다. 「Wild」, 「WALLS」의 기타 리프, 웅장한 연주와 리버브를 가득 머금은 케일럽 팔로윌의 목소리로 사운드를 채운 「Over」는 8년 전 그래미 영광의 주역을 현재에 불러들인다.
밴드는 디스코그래피 내에서 가장 덜 블루지하고, 전통(컨트리)의 역방향에 존재하는 팝의 형태를 따라간 앨범을 음반의 모체로 삼았다. 「Eyes on you」가 주는 부기 스타일의 흥겨움을 제외하면 튜닝이 덜 된듯한 기타의 백킹이나 노이즈, 음정이 맞지 않는 코러스로 특유의 빈티지함을 이어간다. 이러한 기조는 앨범의 후반부에 등장하는데, 「Muchacho「의 라틴 리듬은 꿈비아(Cumbia) 버전으로 연주한 「Mexican girl」 같고, 라디오 헤드의 「No surprise」의 기타 리프가 떠오르는 「Conversation piece」는 세피아 톤의 빛바랜 사진마냥 나른하다.
또한 「Sex on fire」의 제2막을 예고하는 「Waste a moment」는 「Find me」와 더불어 훅에 집중한 곡으로 질주감을 선사한다. 다만 전신에서 이미 보여준 구성은 일종의 클리셰로 작용해 신선도와 흡입력이 떨어뜨리는 것이 사실이다. 예측 가능한 지점이 많을수록 노래는 진부해진다. 후렴도 전작에 비해 흐릿하다.
「We Are Like Love Songs」라는 앨범의 예명답게 때로는 사랑에 미치고(「Eyes on you」) 때로는 관계의 흔들림을 세상에 비유하곤 한다(「Walls」). 러브송이 좋다는 그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달콤함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참신함은 없지만 그렇다고 질이 떨어지진 않는다. 무난한 앨범.
정연경(digikid84@naver.com)
관련태그: 킹스 오브 레온, 러브송, 빈티지, Walls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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