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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의 원류를 탐사하는 테일러 맘슨

프리티 레크레스(The Pretty Reckless) - 〈Who You Selling F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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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된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심연과 마주하는 독백은 한없이 침전하는 그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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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맘슨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얼터너티브 록으로 가십걸의 제니 험프리에서 진한 스모키 화장의 에이미 리(Amy Lee)가 되어 무대에 서기 시작한 것이 벌써 5년 전. <Light Me Up>의 퀄리티로 미루어 짐작해 보았을 때 그는 절대 허세를 위해 록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이미 수준급의 작곡 실력을 겸비하고 있던 그는 소포모어 징크스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과감히 헤비메탈로 노선을 변경한다. <Going To Hell>은 포스트 그런지의 멜로딕한 속성은 남겨둔 채 좀 더 강한 사운드를 표피에 둘렀다.

 

이런 복고주의적 성향 때문에 밴드는 록의 뿌리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한다. 음반은 기본적으로 정직한 8비트로 전개되는 1960년대 고전 하드록(「My love」)과 초기 그런지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Living in the storm」과 펄 잼의 「Even flow」가 떠오르는 「Oh my god」은 우울증과 관련된 자기 파괴적인 가사로 그런지가 막 등장하기 시작한 그 시절의 얼터너티브 감성을 대변하고, 리드 싱글 「Take me down」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델타 블루스의 상징, 로버트 존슨(Robert Johnson)을 암시하는 듯한 메시지로 음반의 방향성을 꼬집는다.

 

블루스는 앨범의 사운드를 정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산타나 스타일의 「Already dead」는 12비트를 채택했고, 서던록의 선봉자 올맨 브라더스 밴드(The Allman Brothers Band)의 기타리스트였던 워렌 헤인즈(Warren Haynes)와 함께한 「Back to the river」는 블루스의 요소가 자연스럽게 묻어나온다. 하몬드 오르간과 워렌의 기타가 만들어내는 로커빌리 사운드 때문에 컨트리의 느낌이 더 강할 뿐이다. 분화가 두드러지지 않는 「Prisoner」의 단순한 진행은 원시 블루스 자체를 지향하며 신앙과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더는 가사가 단순하다는 지적이 밴드에게 통용되지 않는다. 다만 느린 템포로 7분 가량을 채우는 「The devil’s back」을 작품 후미에 배치해 처지는 분위기를 더욱 늘어지게 만드는 점이 아쉽다.

 

록을 위해 악마와의 거래를 시도하고(「Take me down」), 블랙 뮤직을 향해 무한한 헌사(「Oh my god」)를 바치는 테일러 맘슨은 정말로 영혼을 팔아버리기라도 한 것인지 록의 원류를 탐사하는 데 성공한다. 포장된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심연과 마주하는 독백은 한없이 침전하는 그를 드러내며, 이는 확장된 록의 외연과 더불어 밴드가 한층 성장했다는 지표가 된다. 음악성과 서사가 모두 만족스러운 실한 결과물이다.

 

정연경(digikid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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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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