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음악 > 주목, 이주의 앨범
마이 앤트 메리의 감성이 주동력으로 작용한다. 가사의 표현과 서사는 물론 「별 헤는 밤」과 같이 브릿팝을 레퍼런스 삼은 트랙들 역시 한진영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듯하다. 세련된 팝 멜로디와 힘있는 스네어 사운드, 스트라이커스 멤버 썬로우의 날카로운 기타 디스토션. 이들의 조합은 새로운 음악의 창출보단 「Myself」처럼 기존의 것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렇다 보니 멤버들이 몸담고 있던 밴드를 크리쳐스의 전신으로 언급할 수밖에 없는데, 융합의 결과로 한 쪽의 색채가 압도적이니 내지르는 발성보단 아무래도 한진영이 크리쳐스의 음악에 적합한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나 싶다. 블루지한 모던록 「Some say」나 <Just Pop>에 끼워 놓아도 어색하지 않을 팝 넘버 「Myself」에서 썬로우의 보컬이 튀는 이유.
그러면 전신의 답습이냐, 그건 아니다. 신스팝을 표방한 「My sweet girl」과 「서퍼의 고양이」에서 벌스 이후 코러스를 반복하는 구성, 하드록으로 채운 브릿지는 적어도 이들에겐 새로운 도전이다. 그 도전이 시의적절했느냐는 또 다른 문제로 다가오지만 말이다.
싱글로도 손색없는 「Some say」를 비롯해 개별곡의 완성도는 수준급이지만 음반 단위의 결집력은 (그놈의 고양이 타령만 빼면) 다소 떨어진다. 장르적으로나 사운드 측면에서 트랙 간 굴곡의 폭이 깊어 전체적인 감상보단 행보에 대한 프로모션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합할지도. 풀 랭스 앨범도 아니니 말이다. 무엇보다 썬로우의 소울풀한 감성은 의외의 발견. 이 앨범이 없었다면 누가 알았으랴.
정연경(digikid84@naver.com)
관련태그: 크리쳐스, someone, 썬로우, 마이 앤트 메리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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