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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와 주류사이의 경계선을 허물다 -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

국내 광고에 삽입된 「골든 글로브」주인공 마이 앤트 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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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광고에 삽입된 「골든 글로브」의 성공으로 이제 마이 앤트 메리의 이름은 낯설지가 않죠. 자신들의 음악은 ‘단지 팝’(Just Pop)이라는 모토를 내건 이 모던록 그룹은 록의 질감이 묻어나는 연주와 팝의 감수성에 깊게 밀착한 멜로디로 그야말로 ‘잘 들리는’ 선율을 만들어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모던 록의 분위기를 살린 「공항 가는 길」, 편곡의 재치가 묻어나는 「소꿉친구」도 빼놓을 수가 없겠죠. 마이 앤트 메리의 3집 입니다.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 (2004)

마이 언트 메리(My Aunt Mary)가 결정적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계기는 모 드링크 CF에 삽입된 「골든 글러브」의 공이 클 테지만, 이 그룹은 우연히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그 상승의 과정은 「골든 글러브」 속 가사에서처럼 극적이었다. 인디 신에서 다소 애매한 위치에 있던 그들은 2004년의 회심작 < Just Pop >을 통해 일순간 주류 밴드로 부상했다.

1999년에 발매된 셀프 타이틀 앨범이나 2001년 작 < 2002 Rock N Roll Star >에서 꾸준히 팝적인 모던 록을 추구했지만 결과물은 팝과 록 사이에 어중간하게 위치한 면이 없지 않았다. 반면 2004년 발매된 세 번째 앨범은 확실히 타이틀부터 자신감에 넘쳤다. 자신들이 데뷔 때부터 내걸던 모토인 '저스트 팝'은 말 그대로 '우리의 음악은 단순히 대중적인 팝'이라는 의미였다. < Just Pop >은 마니아와 평단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룹의 스타일을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선언과도 같은 앨범이었다.

타이틀은 소박했지만 내용물은 그렇지 않았다. 앨범의 수록곡들은 수려한 멜로디 라인과 군더더기 없는 연주로 채워졌고, 그러한 면은 첫 트랙인 「공항 가는 길」부터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타이트한 멜로디에 능숙한 정순용의 보컬이 더해진 이 곡은 한층 경쾌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선사하면서 앨범의 어떤 곡보다도 주목을 받았다. 침울하고 감성적인 곡 「기억의 기억」에서의 모습 또한 어색함이 없다.

이어지는 「골든 글러브」와 연주곡 「데드 볼」은 단연 앨범의 중심 트랙으로 꼽을 만하다. 피아노와 브라스 연주가 펑키하고 풍성한 매력을 선사하는 「골든 글러브」와 전(前)곡의 감정을 확실하게 정리해 주는 「데드 볼」은 더할 나위 없이 깔끔한 맛을 낸다.

점잖은 발라드로 출발해 급박한 템포로 마감하는 「소꿉친구」나 스팅(Sting)에 대한 오마주를 표하는 엇박자 슬로우 트랙 「비가 내려」도 색소폰 연주와 어우러져 더 없이 근사하게 다가오며, 이러한 분위기는 마지막 트랙인 「Fairy tale」까지 물 흐르듯 유연하고 거침없이 전개된다.

< Just Pop >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이 언트 메리의 확신으로 가득 차 있는 앨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스트 팝'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증명하는 과정에서 한 치의 주저함도 느낄 수 없다. 여기에는 데뷔 앨범과 두 번째 앨범의 시행착오로부터 터득한 값진 경험이 토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그 경험에 절실하고도 진심어린 감정이 더해져 < Just Pop >이 완성된 것이다.

다행히 마이 언트 메리의 수줍은 진심은 대중의 외면을 받지 않았고, < Just Pop >은 제2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되는 등 여러 언론의 그해 앨범 결산에서 수작으로 평가를 받았다.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새천년 모던 록의 중요한 성과로 자리매김한 이 앨범은 인디적이면서 인디 앨범이 아니고, 주류 지향임에도 전혀 주류 같지 않은 앨범으로 남아있다. 평단에서 그 가치를 인정한 것은 좋은 곡들을 바탕으로 한 그 성공적인 이중성, 인디와 주류 사이의 평화적 영토 확보 때문일 것이다.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 마이 앤트 메리

글 / 성원호 (dereksungh@gmail.com)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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