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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의 마지막 그림에 대한 이야기

『화가의 마지막 그림』,『쇼코의 미소』『보통씨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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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오는 화가들의 마지막 삶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에는 삶에 대한 에너지와 열정, 희망, 염원 같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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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마지막 그림
이유리 저 | 서해문집

이 책은 이유리 씨의 저서 입니다. 제목이 알려주는 것처럼 화가들의 마지막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 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램브란트, 고갱, 프리다 칼로 등 19명의 화가들이 남긴 유작을 탐구하는 책이죠. 이중에는 이중섭과 나혜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언을 모은 책들을 즐겨 본적이 있었는데 예술가의 유언이라고 할 수 있는 실제 작품들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화가들의 마지막 삶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에는 삶에 대한 에너지와 열정, 희망, 염원 같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는 거죠. 이 책의 저자 이유리 씨는 "세상을 피하는데 예술보다 확실한 길은 없다. 또 세상과 관련을 맺는데도 예술처럼 적당한 길은 없다." 라는 괴테의 말을 인용하면서 "예술작품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 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저자의 마음까지 읽으니 이 책이 조금 더 진진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쇼코의 미소
최은영 저 | 문학동네

최근에 김연수 작가의 추천으로 <쇼코의 미소>라는 단편소설을 보고 굉장히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소설은 쇼코라는 일본의 여고생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오면서 시작하는 이야기 입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느낌은 "맞아. 소설이라는 장르가 가진 기본적인 힘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었지."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문장이나 구조에서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은 채 담백하게 펼쳐지는 누군가의 인생이 이상하게 슬프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한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쇼코의 미소>라는 이 단편소설이 최은영 작가가 처음으로 발표한 소설이라는 점에서 더 궁금증이 들면서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최은영 작가의 첫 소설집을 찾아보았는데 이 책에는 표제작인 <쇼코의 미소>를 비롯해서 총 7편의 단편이 담겨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쇼코의 미소>에서 받았던 감정을 다른 작품에서 받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씨의 일생
마이클 브래스트랜드,데이비드 스피겔할터 공저/신소영 역 | 영림카디널

이 책은 마이클 블래스트랜드 그리고 데이비드 스피겔할터 두 사람의 공저작 입니다. 두 저자는 삶에 우리가 죽음의 위험에 처할 확률이 매 경우마다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 종횡무진 누비면서 한 권의 흥미로운 책을 펴냈습니다. 이 책을 펴내면서 저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죽음의 위험도를 말하는 단위는 두 가지고 있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마이크로몰트' 입니다. 얘기치 못한 어떤 일을 당했을 때, 100만 명 중에 한 명이 사망할 확률을 나타내는 새로만든 단위인 것이죠. 이 수치를 바탕으로 조사를 해보면 우리의 막연한 통념과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죠. 예를 들어 사람이 살해 당해서 죽을 확률보다 하루종일 입원했을때 의료 과실로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고, 해발 7천미터가 넘는 산을 등정할때의 위험이 전쟁에서 파일럿이 1회 출격할때보다 더 높다는 것이죠. 이 책은 이런 개별수치들도 흥미롭지만 서술방식도 이채롭습니다. 내용에 비해 형식은 가벼운 편인 책이라 볼 수 있는데, 왜냐하면 위험에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서 3명의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소심씨, 대범씨, 보통씨 이렇게 이름을 붙여서 말이죠. 이 세사람의 이야기를 가벼운 꽁트처럼 매 챕터의 앞에 붙인 후에 서술을 이어가고 있어서 가볍게 시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더 재밌는점은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에 따른 확률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불확실한 세상에 살고 있고, 위험은 우리 주변에 늘 상주해 있기 때문에 누가 어떤 위험을 겪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죠. 결국 이 책은 확률에만 사로잡혀 전전긍긍하는 것보다 그것과 무관하게 삶을 즐기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하고 있는것처럼 보이는데요 어찌보면 위안이되고 어찌보면 너무 허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Closing Poem

181회 -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by 김민정 / 182회 - 사이 by 유진목


BGMs
오프닝 : Carcass (by NarcissCreativeLab)
내가 산 책 : 아침 공원에서 (by 심동현)
책, 임자를 만나다 : 우리가 함께라면 (by 좋은친구)
에디터스 통신 BGM : 나의 목소리 너의 메아리 (by 스프링 필드)
로고송 : 요조(YOZOH) / 캐스커(융진)
소리나는 책 : 일곱 번째 여름 (by 스프링 필드)

세리가 만난 사람 : 벚꽃의 거리 (by 심태한)
클로징 BGM : first kiss in the rain (by 스프링 필드)

 

 

이달의 Book Trailer

 

『그래도 괜찮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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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조용하다고 생각한 소녀가 있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원래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한 소녀는 나중에야 자신만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싶었던 소녀는 자신 대신 소리를 들어줄 귀가 큰 토끼 ‘베니’를 그리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자신이 만들어낸 토끼 ‘베니’와 함께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한 소녀에 대한 희망과 그림에 대한 것이다.

 

그녀가 잘할 수 있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뿐이었다. 조금씩 자신의 그림을 알리고 유명해지기도 한 그녀는 자신 대신 많은 일을 해주는 토끼 ‘베니’에게 감사해하며 유쾌하게 살아간다. 그렇지만 몇 년 전, 그녀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전적 병인 이 병은 점점 시야가 좁아지는 병으로 결국에는 아예 보이지 않게 되며 아직까지 치료법도 없다고 한다. 세상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금씩 맺어가던 그녀는 이제 자신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는 것에 슬퍼하지만 그 안에서 다시 희망을 찾는다.

 

언제나 유쾌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는 매일매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많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빛이 완전히 사라져도 그녀는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그녀는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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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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