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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리, 김동완, 최재림 등 스타 총출동 -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

객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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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리, 김동완, 최재림, 최수형, 정상윤, 윤형렬, 정명은, 김지우 등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공연 전부터 주목 받았던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가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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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리, 김동완, 최재림, 최수형, 정상윤, 윤형렬, 정명은, 김지우 등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공연 전부터 주목 받았던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가 개막했다. 지난 2009년 독일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에드거 앨런 포의 안타까운 삶을 다룬 뮤지컬. ‘어셔가의 몰락’, ‘검은 고양이’, ‘붉은 죽음의 가면’ 등 다양한 소설은 물론 ‘갈가마귀’라는 시로 유럽 문단에까지 이름을 알리며 이후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하지만 애드거의 삶은 죽음과 가난, 외로움에 익숙했고, 학창시절부터 알코올과 약물에 중독됐던 그는 길거리에서 혼수상태로 발견돼 40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에드거의 이야기는 무대에서 어떻게 펼쳐졌을까? 국내 초연인 데다 무엇보다 캐스팅된 배우들의 짱짱한 성대로 미루어 상상 이상의 넘버가 녹아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객석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객석에서 들었던, 또는 나눴을 법한 이야기들을 각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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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1열 16번 : 마이클리, 최재림, 최수형, 정상윤, 윤형렬 캐스팅 됐을 때부터 짐작은 했지만 음악이 엄청나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방불케 하는군. 그때 유다를 맡았던 윤형렬 씨가 성대를 파괴해가면서 노래한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고음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 같아.

 

1층 1열 17번 : 그러게, 노래 시원시원하게 정말 잘들 부른다. 특히 ‘매의 날개’가 귀에 꽂히는군. 넘버가 더 기대됐던 게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사랑받았던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멤버 에릭 울프슨이 작곡했다고 하잖아.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노래는 몽환적이면서도 감각 있는 멜로디와 철학적인 가사로 지금 들어도 정말 근사한데, <에드거 앨런 포>에서는 김성수 음악감독이 한국 무대에 맞게 편곡하고 몇 곡은 추가로 작곡해서 전체적으로 더 강렬한 사운드로 포장한 듯 해. 

 

1층 1열 16번 : 김성수 음악감독 지휘하는 모습 인상적이지 않아? 오케스트라 피트 일부를 노출해서 관객들이 지휘하는 뒷모습을 볼 수 있게 한 건 참신한 생각인 것 같아. 게다가 워낙 드라마틱하게 지휘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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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1열 17번 : 그래서 오히려 극에 방해되는 것 같아. 1, 2막 시작과 끝 정도만 보여줬으면 멋있다고 생각했을 텐데, 너무 열정적으로 지휘하니까 자꾸 시선이 분산되더라고. ‘저렇게 2시간 30분 동안 지휘하면 정말 힘들겠다’ 걱정도 되고.

 

1층 1열 16번 : 극 자체 몰입도가 떨어지는 건 아니고? 생각해 보니까 에드거 앨런 포 작품을 읽어본 게 없더라고. 나만 그런가... 어쨌든 에드거의 작품 제목만큼이나 뮤지컬 내용도 암울하고. 무대도 계속 어둡잖아.

 

1층 1열 17번 : 잘 생각해봐, ‘검은 고양이’는 읽었을 걸? 그런데 맞는 말이야. 에드거 앨런 포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그의 작품은 국내에서 대중적이지 않지. 살리에리라는 인물을 잘 알지만 그의 작품은 거의 모르는 것처럼. 하지만 살리에리의 삶에 대해서는 모차르트 때문에 조금이라고 알고는 있어, 물론 왜곡된 부분이 많지만. 그런데 에드거는 삶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고. 그러면 극이 그의 삶에 궁금증이 생기도록 끌고 가야 하는데, 어렸을 때 부모님을 여의고, 첫사랑을 잃고, 아내를 잃고, 그리스월드라는 비평가가 방해하고, 그래서 술과 약에 중독되고... 너무 뻔하다고 할까?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그 뻔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장치는 부족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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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1열 16번 : 완성도에 있어 내용과 음악의 차이가 큰 작품이지. 일대기를 담은 작품들이 그런 경향이 크더라고. 아무래도 긴 생애를 짧은 시간에 다 풀어내야 하니까. 에드거 앨런 포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그의 삶이나 작품이 대중적이지 않으니까 일단 내용 자체에 관심이 떨어질 거야. 그래서 ‘갈가마귀’나 ‘에너벨 리’ 같은 에드거의 작품이 이번 무대에 녹아나지만, 예를 들면 윤동주의 ‘별 헤는 밤’처럼 익히 아는 것이 아니라서 감동이 덜 하잖아. 

 

1층 1열 17번 : 그리고 대관이나 캐스팅을 달리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봐. 그리스월드라는 비평가가 자기를 뛰어넘어 독자에게 파고드는 에드거의 작품을 퇴폐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그의 삶마저 나락으로 떨어뜨린다는 얘기인데, 광림아트센터에서 얼마 전에 공연됐던 뮤지컬 <살리에르>와 너무 비슷하지 않아? 게다가 최수형, 정상윤 씨가 그리스월드로 나오니까 두 작품이 계속 오버랩 되더라고.

 

1층 1열 16번 : 확실히 그런 면은 있더라. 내가 두 배우를 모두 좋아하는데, 자꾸 <살리에르> 장면이 떠오르더라고. 그리고 여배우들의 비중이 너무 약한 것도 아쉬웠어. 사실 에드거에게는 두 살 때 잃은 엄마의 이미지가 평생 따라다니는 건데, 그 엄마를 대신한 첫사랑과 아내의 이야기가 너무 부실하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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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1열 17번 : 결국 짧은 시간에 일대기를 다루는 게 문제네(웃음). 그런데 김동완 씨가 ‘신화’에서 메인 보컬이었어? 마이클리, 최재림 씨야 익히 알고 있지만, 김동완 씨는 노래 어떻게 소화할지 궁금하다.

 

1층 1열 16번 : 평이 괜찮던데? 예전에 <헤드윅>에서도 나쁘지 않았어. 그런데 마이클리 씨에 대한 얘기가 의외로 많더라고. 노래는 소름 돋을 만큼 잘하는데 대사 전달이 안 된다고.  

 

1층 1열 17번 : 그래서 언젠가부터 마이클리 씨 공연을 안 보게 됐어. 그의 노래에서 열정과 순수함이 느껴지지만, 본인이 무척 노력하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배우에게 대사 전달은 기본이라고 생각해.

 

1층 1열 16번 : 그럼에도 제작사와 관객들이 찾잖아. 그만한 매력이 있다는 거겠지. 어쨌든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는 귀는 무척 호강했으나 전체적으로 아쉬운 작품으로 기억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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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1열 17번 : 라이선스 초연들이 대부분 그렇잖아. 이른바 ‘한국화’를 좀 더 거쳐야겠지. 내용도 개연성 있게 보완하고. 어쨌든 상상 이상의 가창력을 보여준 배우들에게, 물론 그 무대를 만든 제작진에게도 박수를 보내겠어!

 

1층 1열 16번 : 나는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좀 찾아볼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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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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