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20개 순간으로 본 마돈나의 삶

<오 마이 마돈나> 프롤로그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마돈나의 공연은 여섯 번을 봤고 잡지 표지, 책, 앨범, DVD를 찾는 대로 다 모았다. 아직 직접 만난 적은 없어도, 지난 30년간 그녀가 이룬 방대한 업적은 전업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인 내게 엄청난 용기를 주었다. 오랜 세월 열심히 노력하고 살벌한 과정을 거친 끝에 비로소 몇 년 전에 나는 그 꿈을 이루었다.

1.jpg 2.jpg

 

3.jpg 4.jpg

 

1984년 12월 13일. 영국의 평범한 어느 날. 기온이 영하였을 수도 있는 추운 겨울 날씨였던 그날, 나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때 가족과 친구들 선물을 뭘로 할까 생각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날 밤, 나는 내 방에서 목요일 클럽Thursday club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목요일 클럽은 우리 학교에서 열리는 청소년 동아리 활동 같은 걸로, 당시 내가 일주일 중 제일 고대하던 시간이었다. 그때 내 나이는 열네 살. 부모님이 <톱 오브 더 팝스Top Of The Pops>를 말도 못 하게 싫어하신 탓에 나는 그 프로그램을 2층에서 낡은 흑백 텔레비전으로 봐야 했다. 하지만 아래층에서 베타맥스 비디오 기기가 같은 프로그램을 녹화 중이었으므로, 다음 날에는 컬러로 다시 볼 수 있었다.

 

당시 유행하던 밝은 보라색 ‘트와일라이트-티저’ 립스틱을 바르고 짧은 러플 스커트의 매무새를 가다듬던 찰나, 어떤 젊은 여자가 화면에 나와 <Like A Virgin>을 불렀다. 긴 생머리에 무릎까지 오는 반바지와 벨트가 달린 재킷을 입은 그녀가 누군지 나는 몰랐지만 뭔가 중요한 인물이라는 사실은 알았다. 곡 마지막에 ‘마돈나’란 이름이 나오자 나는 이 파격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여성을 꼭 더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다음 날, 컬러로 녹화된 영상을 다시 보니 마돈나의 머리색이 흑백 텔레비전에서 보고 추측했던 금발이 아니라 밝은 분홍색이었다. 가발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국에 방송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그런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모습으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그녀가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는 내 생각에 확신을 심어주었다.

 

그때 이후, 내 방 벽에 붙어 있던 팝 그룹 왬!Wham!과 듀란 듀란Duran Duran 포스터는 팔찌를 끼고 허리를 드러낸 이 여가수 사진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내 우상이 되었고, 그녀처럼 입고 다닌 적이 한 번도 없다면 거짓말일 만큼 나도 당연히 여러 번 따라 입기를 시도했다. 변신의 성공 여부는 상황에 따라 달랐는데, 잘라낸 상의와 레깅스 패션은 이미 꽤 유행하고 있던 터라 괜찮았지만 노란색 매니큐어와 파란색 립스틱에 도전했을 때는 부모님이 마치 외국에서 온 전염병 환자 같다고 한마디 하셨다. 그래도, 때에 따라 정말 마돈나처럼 되고 싶어 한 적도 있었지만 그보다 훨씬 더, 그녀는 나의 ‘롤 모델’이었다. 나를 계속 자극하고, 꿈이 정말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강화시키는 촉매였다.

 

마돈나의 공연은 여섯 번을 봤고 잡지 표지, 책, 앨범, DVD를 찾는 대로 다 모았다. 아직 직접 만난 적은 없어도, 지난 30년간 그녀가 이룬 방대한 업적은 전업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인 내게 엄청난 용기를 주었다. 오랜 세월 열심히 노력하고 살벌한 과정을 거친 끝에 비로소 몇 년 전에 나는 그 꿈을 이루었다.

 

작가가 되려는 내 욕망 안에는 마돈나에 대한 책을 쓰는 꿈이 들어 있었지만, 그녀가 특히나 질색한다는 야한 폭로성 전기는 나 역시 사절이었다. 그보다는 전 세계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트리뷰트를 만들고 싶었다. 이를 위해 그녀의 인생을 일련의 사진과 그 각각에 대한 상세한 해설로 전달하는 화보집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책, 마돈나의 인생과 경력에서 상징적이고 흥미로운 220개의 순간으로 이루어진 이 책(혹은 원하신다면 ‘기념물’)을 여러분 앞에 내놓을 수 있어 정말 황홀하다. 나는 진심을 다해 썼고 사진도 직접 골랐다. 만드는 동안 내가 즐거웠던 만큼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재미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고 보면, 정말, 꿈은 이루어지는 게 맞는 듯? 

 

2014년 6월

미셸 모건


 

 

img_book_bot.jpg

오 마이 마돈나미셸 모건 저/성문영 역 | 뮤진트리
팝의 아이콘에서 최고의 아티스트가 되기까지, 끊임없이 경계를 넘어서고,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고, 매순간 새로움을 창조해냄으로써 전 세계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영감의 원천이 된 마돈나. 이 책은 그녀의 수많은 이미지 중 어느 하나라도 닮고 싶어 하는 남녀노소를 위한 책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오 마이 마돈나

<미셸 모건> 저/<성문영> 역18,900원(10% + 5%)

220개의 순간으로 본 팝의 전사 마돈나의 흥미로운 삶 마돈나만큼 다양한 이미지를 가진 스타가 또 있을까. 놀라운 음악적 성과만큼이나 많은 가십을 만들어내는 뮤지션, 출연하는 영화마다 연기력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단역도 마다않고 줄기차게 출연한 배우, 최고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강한 욕망의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